SKT 평창올림픽 KT 중계망 훼손 '고소전'

이필원 / 기사승인 : 2017-12-04 16:49:50

[메가경제 이필원 기자] SK텔레콤이 올림픽 주관통신사인 KT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설치해 둔 통신시설을 무단으로 훼손한 것이 드러나자 KT는 "유감"이라며 SK텔레콤을 고소했고 SK텔레콤은 "실수"라며 적극 해명으로 맞섰다. 이는 지난 해 삼성전자가 자사 세탁기 고의 훼손혐의로 LG전자 조성진 부회장을 검찰에 고소한 사건과 유사하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및 협력사 직원 등은 지난 10월 31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위치한 KT 소유의 통신시설 관로를 훼손해 SK텔레콤의 광케이블을 설치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올림픽 통신시설을 위해 KT가 설치한 통신관로 중 메인 프레스센터(MPC), 국제방송센터(IBC), 스키점프대, 슬라이딩 센터 인근의 관로 내관 3개를 절단하고 SK텔레콤의 광케이블 총 6km를 설치한 혐의다.


KT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내 올림픽 통신 및 방송중계를 위해 설치한 통신관로 중 국제방송센터(IBC센터)에서 42m 떨어진 곳에 있는 맨홀 내부. SK텔레콤(오른쪽 첫 번째 빨간색)은 KT의 올림픽방송통신망(왼쪽 첫 번째 회색)을 무단으로 파손하고 자사 케이블을 설치했다. [사진제공=KT]

KT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주관방송사 OBS와 공급계약을 맺고 총 333㎞에 달하는 광케이블을 2015년 9월부터 설치해왔다.


해당 광케이블은 올림픽이 진행되는 경기장 12곳과 비경기장 5곳의 경기 영상을 국제방송센터(IBC) 까지 전달하고 대회 업무망, 시설망 등 통신을 이용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KT는 대회 기간에 이 시설을 올림픽조직위원회에 제공한다.


특히, 해당 케이블이 매설된 곳이 평창 올림픽 중계를 위해 전세계 매체가 모이는 곳인 만큼 현장 뉴스 전달을 위해 빠르고 정확한 통신서비스가 필수적인 시설로 꼽힌다.


광케이블은 외부 충격과 기후변화 등에 취약해 지중화 작업이 필수적인데 KT는 지중화 작업까지 마쳐 해당 통신망 관로 구축을 완료했다. KT는 통신관로를 구축하는 데만 수백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외관안에 보통 4~5개가 있는 내관 하나를 절단해 자사의 광케이블을 심었다 KT로부터 적발된 것이다. KT가 "지중화 작업까지 마쳐놓은 통신설비를 절단까지 한 것은 실수가 아닌 고의로 의심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게다가 적발 이후에도 SK텔레콤의 광케이블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SK텔레콤은 "현장 작업자의 단순 오인으로 생긴 실수이자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외관이 조직위원회 것이었고, 얇은 광케이블은 4~5개의 관로 속에 삽입되는데 거의 표식이 없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외관 주인인 조직위에게 물어본 뒤 승인을 받고 나서야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케이블 작업 당시 내관이 분명 비어있었고, IBC 내부 무선, 와이파이 등 품질을 개선하려고 광케이블을 꽂은 것"이라면서 "제 정신이 아니고서야 의도적으로 그랬을 리가 있냐"며 설명했다.


이어 "뒤늦게 KT 소유라는 것을 알고 실무팀이 미팅을 통해 사과하고 원만하게 사후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KT의 주장은 지나친 '억측'이라며 강조했다.


SK텔레콤은 협력사와 함께 무단 침입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공식 통신파트너는 KT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이 모두 빠른 통신서비스 제공을 위해 조직위원회의 허가를 받고 현장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KT가 이번 사안에 예민한 이유는 SK텔레콤의 무단 포설을 알아채지 못했더라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올림픽 경기의 안정적인 송출이 문제가 생길수 있었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올림픽 방송 송출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KT는 주관통신사로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며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KT는 이날 공식입장까지 내놓고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해외 전시회에 설치된 삼성전자 세탁기를 LG전자 조성진 부회장이 만져보다가 고의로 훼손했다며 삼성전자가 조 부회장을 검찰에 고소한 사건과 거의 같은 유형이다. 당시 조성진 부회장은 세탁기 파손이 고의가 아닌 단순 실수라고 적극 해명했으나 쌍방의 지리한 고소전이 이어지다가 결국 양측이 화해하고 일단락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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