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간염 집단발생 '조개젓 섭취'가 주범…정부 "섭취 중단 권고"

유지훈 / 기사승인 : 2019-09-12 01: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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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젓 섭취 A형간염 발병률 8배...식약처, 전수조사 예정
오염제품 10개 중 9개 '중국산'·1개 '국산'…3만7천㎏ 분량

[메가경제 유지훈 기자] 지난 6일까지 올해 A형간염 신고건수는 1만421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18명보다 약 7.8배 증가했다. 이중 30~40대가 전체 신고 환자의 73.4%를 차지했고 남자가 7,947명(55.9%)으로 여자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 인구 10만명 당 신고건수는 대전, 세종, 충북, 충남 순이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이처럼 올해 돌연 A형간염 발생이 증가한 주요 원인이 조개젓임을 확인했다며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조개젓 섭취를 중지해 줄 것을 권고했다.


질본은 올들어 A형간염 발생이 증가하자 그동안 환자에 대한 격리치료, 접촉자에 대한 예방접종을 실시했고 집단발생 사례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심층역학조사를 통해 발생 원인을 조사했다.


또 미개봉 제품에서 A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조개젓(4건)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판매와 유통을 중지시키고, 회수 후 폐기했다.



연도별 A형간염 신고현황. [출처= 질병관리본부]


질본가 8월까지 확인된 A형간염 집단발생 26건을 검사한 결과, 21건(80.7%)에서 조개젓 섭취가 확인됐고, 수거가 가능한 18건의 조개젓 검사 결과 11건(61.1%)에서 A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


이중 유전자 분석을 시행한 5건은 환자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와 조개젓에서 검출된 바이러스 유전자가 같은 ‘근연관계’에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근연관계란 유전자형에 따라서 유전적 거리가 가까운 정도를 말한다.


이번 조사에서 A형간염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조개젓은 10개 제품으로 이 가운데 9개 제품은 중국산, 1개 제품은 국산으로 확인됐다. 오염된 조개젓의 수입 및 생산량은 3만7094㎏으로 이 가운데 3만1764㎏이 소진됐고, 5천330㎏은 폐기됐다.


정부는 조개젓 오염 원인으로 생활폐수 유입에 따른 해양 오염을 들었다. 또 오염된 조개젓에 따른 A형간염은 충청권에서 시작됐지만,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조개젓의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출처= 질병관리본부]
연도별, 지역별 발생현황. [출처= 질병관리본부]


연합뉴스에 따르면, 질본 관계자는 "조개는 바닷물을 빨아들이는데 생활폐수가 인근 바다로 흐르면서 그 시기에 일시적으로 오염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전 세계 연구 동향에서도 해양오염이 (조개 오염의)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고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는 생조개 섭취를 A형간염 발생 위험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개젓 섭취로 인한 A형간염 환자 발생은 충청권을 중심으로 음식점에서 시작됐고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충청지역과 부산, 서울 등에서 발생한 A형간염 바이러스 유형이 모두 일치하는 점을 볼 때 특정 지역에서 (오염된 조개젓이) 유래된 것은 아니고 수입산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A형간염 예방에 나섰다. 조개젓 안전관리를 위해 이달중으로 조개젓 유통제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출처= 식품안전나라]
수입식품등의 수입 신고수리보류 조치 공지. [출처= 식품안전나라]


조개젓 생산 제조업체에는 제품의 유통판매를 당분간 중지토록 협조요청하고, 향후 A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제품은 회수나 폐기, 판매 중지를 할 계획이다.


또한, 수입 조개젓에 대해서는 수입 통관 시 제조사?제품별로 A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검출되는 경우 반송 등 조치를 통해 국내에 유통?판매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A형간염 예방을 위해 안전성 확인 시까지 조개젓 섭취를 중지하고, 환자 격리, 접촉자 A형간염 예방접종 등 A형간염 예방을 위한 조치에 적극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출처= 질병관리본부]
2019년 성별, 연령별 발생현황. [출처= 질병관리본부]


질본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역학조사를 결과, 오염된 조개젓 섭취와 A형간염 유행의 인과성이 성립한다고 확인했다.


식당 조개젓을 섭취한 후 잠복기 내 발생했다는 ‘시간적 속발성’(분석자료의 값이 가치 있음을 의미), 유행 시 제공식품 중 조개젓 섭취와 A형간염 발생 간 통계적 연관성의 강도, 생조개는 A형간염의 위험요인이라는 기존 지식과의 일치성, 실험을 통한 조개젓 내 A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 검출, 조개젓과 환자검출 바이러스 유전자형 분석을 통한 일치성 확인 등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올해 A형 간염 유행은 조개젓이 큰 원인이나 집단발생 후 접촉 감염, 확인되지 않은 소규모 음식물 공유에 의한 발생도 가능하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 예방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본이 실시한 여러 역학조사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환자-대조군 조사와 후향적 코호트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환자-대조군 조사는 질병이 있는 환자군과 질병이 없는 대조군을 선정한 후 질병의 원인 또는 위해요인으로 의심되는 요인에 대한 과거 노출력을 확인해 질병발생과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조사이다.


집단발생 중 2건에 대해 실시한 환자-대조군 조사 결과에서는 각각 A형간염 환자군에서의 조개젓 섭취비(조개젓 섭취와 비섭취의 비율)가 대조군에서 59배와 115배에 달했다.



[출처= 질병관리본부]
유형곡선. [출처= 질병관리본부]


후향적 코호트 조사는 의심되는 요인에 노출된 사람들과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에서의 발병률을 비교해 의심되는 요인의 상대위험도를 확인하는 조사다.


이 조사에서는 조개젓을 섭취한 군에서 섭취하지 않은 군에 비해 A형간염 발병률이 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건 모두 조개젓 섭취가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위험요인으로 확인된 것이다.


또, 집단발생 사례 3건에 대해서 환자발생경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유행발생 장소에서 조개젓 제공이 시작되고 평균잠복기인 약 4주 후에 환자 발생보고가 시작됐으며 조개젓 제공 중지 약 4주 후에 관련 환자보고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질본은 유전자 분석도 실시했다. 집단발생 5건과 관련된 조개젓 검체와 집단 및 개별사례에서 확보된 189명의 인체 검체에 대한 분석 결과, 조개젓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의 87.5%, 인체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의 76.2%가 동일한 유전자 군집(cluster)을 형성해 A형간염이 공통 감염원으로부터 유래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지난 7월28일부터 8월24일까지 확인된 A형간염 확진자 2178명 중 270명을 무작위 표본 추출해 조개젓 섭취력을 조사했다. 그 결과, 42%에서 잠복기내 조개젓 섭취력을 확인했다.


질본은 8월 26일까지 신고된 A형간염 환자 1만2835명의 가족 접촉자 중 2차 감염률도 분석했다.


그 결과, 334가구에서 2명이상 환자가 발생해 가족내 2차 감염율은 2.65%로 추정됐다.



[출처= 질병관리본부]
A형 간염 예방수칙. [출처=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한예방의학회, 대한감염학회 등 전문가들은 A형간염 예방 및 전파 차단을 위해 국민들이 준수해야할 A형간염 예방수칙을 권고했다.


수칙의 내용을 보면, ▲A형간염 안전성 확인시까지 조개젓 섭취 중단 권고, ▲조개류 익혀먹기, ▲요리 전, 식사 전, 화장실 다녀온 후 비누로 30초 이상 손씻기, ▲안전한 물 마시기, ▲채소나 과일은 깨끗이 씻어 껍질 벗겨 먹기, ▲A형간염 예방접종 권고(2주 이내에 환자와 접촉한 사람과 고위험군 등에 대한) 등이다.


질본에 따르면, A형 간염에 걸릴 경우 발열, 오한, 오심, 구토, 황달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의심 증상이 있을 시에는 즉시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A형 간염 환자와 접촉하거나 A형 간염 바이러스 오염 식품을 섭취한 경우 2주 이내 예방접종을 받으면 A형 간염 발생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


오염된 조개젓 제품 정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터넷 식품안전나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질병관리본부 감염병포탈을 통해 A형간염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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