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29.6% 증가
활발한 현장 소통, 강한 추진력 장점...리스크 관리강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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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농협은행 사옥 [사진=NH농협은행] |
ESG경영과 디지털금융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은행권에 취임 첫해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권준학 농협은행장이 실적과 리스크관리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분기 실적을 보면 무난하게 임기를 시작하고 있다는 평이지만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으로 리스크관리에 일부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은 권 행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농협은행은 지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6% 증가한 4097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이자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9%(1027억원) 증가했고 비이자이익은 유가증권·외환파생손익 증가 등으로 474억원 증가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1조3707억 원을 거둬, 2019년보다 9.6%(1464억 원) 감소했는데, 올해 다시 성장의 청신호를 쏘아올린 것이다.
농협금융지주 전체적으로도 순이익이 6044억원으로 작년 1분기(3387억원)보다 78.4% 늘었다. 절대 규모 면에서는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에 못 미쳤으나 전년 대비 증가율로는 가장 돋보이는 성적이다. 올해 1분기 주식시장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증권 위탁 중개수수료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NH농협은행은 "잠재 부실자산에 대한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ESG 경영 기반 확충, 농업금융 역할 강화 등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과제를 중점 수행해 지속가능한 100년 농협금융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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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농협은행 '2021 언택트 WM로드쇼' 온라인 개막식에 참석한 권준학 NH농협은행장. [사진=NH농협은행 제공] |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지난 1989년 농협에 입사한 이후 농협은행 퇴직연금부장과 개인고객부장, 경기영업본부 본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본부장(상무) 등 주요보직을 거쳐 올해 1월 1일 NH농협은행장으로의 2년 임기를 시작했다.
권행장은 일선 영업현장과 본부 기획·마케팅부서 등을 두루 거쳐, 근래 금융권의 화두인 디지털 전환, ESG경영, 소비자 보호 강화 등을 추진하는 데 활발한 현장 소통과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NH농협은행을 이끌어 나갈 적임자로 평가되고 있다.
권행장은 주요 경영방침으로 고객·현장 중심, 디지털 전환, ESG경영을 꼽고 시장환경이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위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영업채널과 사업전략 전반을 고객과 영업현장 지향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신조다.
그는 디지털금융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힘을 실어 데이터 기반 마케팅 강화, 빅테크 제휴, 디지털 신사업 육성 등을 통해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축해 가고 있다. 금융당국으로 부터 마이데이터사업자 본허가도 받아냈고, 자산관리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그린뉴딜 선도 등 녹색금융 생태계를 조성해 농업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정체성을 다지며 농촌을 위한 수익센터라는 농협 본연의 가치를 구현해 가고 있다. 환경보호와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 가입을 추진하고, 이외에도 NH농협금융지주의 탈석탄금융 선언에 발맞춰 재생에너지 사용 전환을 위한 ‘K-RE100’ 참여, 업무용차량의 전기차 전환, 전기소비량 감소를 위한 친환경 LED조명 교체, 종이 없는 사무실 구현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재임기간중 드러난 각종 리스크는 권행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올봄 불거진 LH 직원의 땅투기 논란 이후 농협은행이 투기꾼의 '전주'로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NH농협은행은 농지 등을 이용한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관련규정을 모두 준수했다는 것이 은행의 입장이지만 당국의 규제강화 방침, 그리고 농지담보대출 취급이 다른 시중은행보다 많은 만큼 미리 대출 규제를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에는 투자 권유 시 중요사항에 대한 안내를 하지 않고 권유절차도 위반하는 등의 이유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와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증권 모집 관련 청약 권유절차 위반, 고객에 대한 금융투자상품 설명의무 위반, 신용카드 모집인의 회원모집 시 금지행위 위반, 대주주 특수관계인 발행 지분증권 취득보고 및 공시의무 위반, 자금목적 등 여신심사 불철저 등이 감독당국 조사결과 드러났다.
실제 신용카드 결제 대금을 갚은 것처럼 전산을 조작한 뒤 추후 해당 금액을 마련해 카드값 문제를 해결한 NH농협은행 직원들이 적발되 5명이 과태료 처분을 받기까지 했다. 이들은 카드 대금 결제일에 상환 여력이 부족하자 결제 대금이 상환된 것처럼 전산을 조작했다.
권행장은 지난 1월 경영목표 달성 결의대회에서 “올해는 농협은행이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디지털 종합금융 플랫폼기업으로 도약하는 해다. 임직원 모두가 호시우행(호랑이와 같은 눈빛을 띤 채 소처럼 나아간다는 사자성어)의 자세로 고객 중심의 디지털금융 선도은행이 되기 위해 힘써야 한다.” 고 말했다.
활발한 현장 소통과 강한 추진력을 가진 권행장이 차별화된 리스크 관리역량과 경영능력을 보이며 농협은행을 성장시켜 나아갈지 주목된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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