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필요성 공감, 시기 등 구체 언급은 안해...손실보상 협의 계속“
국가 안보, 정권 인수인계 과정서 한치 누수 없게 최선 협의키로
"사면·조국 얘기 전혀 안 나와…서로 존중·화기애애한 분위기"
文 '남은 임기 코로나 잘 관리해 정권 인수인계 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첫 회동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와 관련해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윤 당선인 측이 밝혔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28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찬 종료 후 통의동 브리핑에서 “자연스럽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문대통령께서는 집무실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오롯이 차기 정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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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28일 오후 서울 통의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만찬 회동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장 실장은 다만 ‘용산 이전 관련 예비비를 국무회의에 올리는 수준까지 나아갔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런 절차적,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았다”면서 “제가 느끼기엔 아주 실무적으로 시기와 이전의 내용을 서로 공유해 대통령께서 협조하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또 ‘취임식 전에 실제로 집무실 이전도 가능하다고 보나’라는 질문에는 “두 분께서 시기까지 가능하다 않다라는 말씀은 없었다. 어쨌든 문 대통령은 협조를 하고 또 실질적인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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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대선 뒤 첫 회동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양측은 코로나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임기말 문제 등에 대해서도 실무협의를 하기로 했다.
추경과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언급은 안 됐고 실무적으로 계속 논의하자고 서로 말씀을 나눴다”며 ”추가적으로 실무적 현안 논의에 대해서는 이철희 정무수석과 제가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추경 시점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졌느냐’는 질문에는 “시기나 그런 점은 구체적으로 안 했고 추경의 필요성에 대해선 두 분께서 공감했다”며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실무적으로 협의하자라고 서로 말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손실보상 문제와 관련해선 “정책적인 것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손실보상이나 50조원 등 예산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인수위 측과 청와대가 할 수 있는 한 서로 실무적인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말씀을 나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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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장 실장은 인사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철희 수석과 제가 실무적으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위원이나 한은 총재 인사와 관련해 윤 당선인이 따로 입장을 밝힌 것 없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인사를 어떻게 하자는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며 ”앞으로 문 대통령께서 남은 임기동안 해야될 인사 문제에 대해 이철희 수석, 장제원 비서실장께서 국민이 걱정을 덜 수 있게 잘 의논해달라고 했고, 당선인도 이 수석과 장 실장이 잘 협의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장 실장은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통령과 당선인이 논의했다“며 ”국가의 안보와 관련한 문제를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한 치의 누수 없도록 서로 최선을 다해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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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설명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코로나 문제와 관련해서는 “문 대통령께서 '숨 가쁘게 달려왔는데, 마지막 남은 임기 코로나를 잘 관리해 정권을 이양하는 게 가장 큰 숙제로 알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 잘 관리해서 정권을 인수인계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장 실장은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대화가 오갔나’라는 질문에는 “오늘 사면 문제는 일체의 거론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 정부 조직 개편 관련한 언급도 없었고,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이야기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거대 야당 등 정치권에 대한 얘기도 없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5시 59분에 녹지원에서 만나 청와대 상춘재로 향한 뒤 오후 8시 50분까지 총 2시간 51분간 회동했다. 이 가운데 만찬은 2시간 36분간 진행됐다고 장 실장이 전했다.
이날 회동은 지난 9일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만에 성사됐다.
이전까지는 2007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 2012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 간 9일 만의 회동이 가장 늦은 신·구 권력의 만남이었다.
이날 회동은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간 가장 장시간 이뤄진 대화이기도 했다.
이전까지는 2007년 12월 28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 간에 이뤄진 2시간 10분간의 만남이 가장 긴 회동이었다.
한우갈비와 레드 와인 등을 곁들인 이번 만찬 회동에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단독 회동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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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에 앞서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대화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이날 회동에서 문 대통령이 먼저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이것은 의례적인 축하가 아니라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며 “정당 간에 경쟁을 할 수 있어도 대통령 간의 성공 기원은 인지상정이다”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에 윤 당선인은 “감사하다. 국정은 축적의 산물이다. 잘된 정책은 계승하고 미진한 정책에 대해서는 개선해나가겠다.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장 실장은 이번 회동에서 “두 분이 서로 존중하는 느낌이었다”며 “국민들의 걱정을 덜기 위해 현 정권과 차기 정권 간 정권 인수인계를 정말 원활하게 해야겠다는 의지가 두 분이 다 있는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장 실장은 “(두 분이) 차후 만날 계획을 따로 잡지는 않았다”며 “문 대통령께서는 협조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오늘은 의제 없이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자고 하고 만났다”며 “지켜본 바에 따르면 과거의 인연, 그런 것들을 주제로 두 분께서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셨다”며 “아쉬움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과거의 인연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서 의견의 차이 같은 것은 느끼지 못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 당선인은 “많이 도와달라”고 했고 문 대통령은 “저의 경험을 많이 활용해 달라. 돕겠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서로 과거 소회를 나누며 서로 반려견 이름이 같아 토리 이야기도 나눴다.
문 대통령은 만찬 종료 후 윤 당선인에게 넥타이를 선물하면서 “꼭 성공하시길 빈다. 제가 도울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달라”고 인사했고 윤 당선인은 “건강하시길 빈다”고 말하고 헤어졌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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