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적자 '한전'발 채권시장 혼란···'돈맥경화' 길어지나

황동현 / 기사승인 : 2022-10-30 09:40:38
  • -
  • +
  • 인쇄
올해 40조 영업적자...쏟아지는 한전채로 채권시장 혼란
공사채, 대기업 회사채도 줄줄이 유찰, 연기
수십조 규모 영업손실 정부 지원도 한계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에 이어 한전채로 인한 회사채 시장의 '돈맥경화'가 악화일로다. 천문학적 영업적자에 시달리는 한전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한전채를 시장에 쏟아내고 있어 중견,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이 대기업들조차 회사채 발행에 실패하며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한전이 심각한 재정난 때문에 한전채를 발행하고 있지만, 당장 이를 해소할 뾰족한 수가 없는 것도 답답한 상황이다.

 

한전채는 정부가 원리금을 지급보증하는 특수채로 국채와 동일한 신용등급(AAA)을 가진 초우량 채권이다. 한전이 향후 상환부담을 무릅쓰고 최근 연 6%에 육박하는 고금리를 제시한 한전채로 투자자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유찰로 발행에 실패하기 까지 했다. 


▲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10월까지 23조5000억원 어치의 한전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발행액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누적 발행액도 54조원에 이른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한전채 금리 역시 6%에 육박하는 금리로 급등했다. 


한전은 지난 25일 각각 2년 만기 2000억 원과 3년 만기 2000억 원 한전채에 대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2년물만 800억원 발행에 그쳤다. 3년물은 전체가 유찰됐다.


초우량 등급의 한전채의 굴욕은 다른 공공기관 특수채와 기업 회사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AAA등급의 한국가스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의 공사채 발행이 줄줄이 취소됐다.

 

대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신용등급 AA인 LG유플러스는 이달 회사채 1500억 원 가량을 발행했으나 1000억 원 규모 주문만 받았다. SK, 롯데, 효성그룹 계열사 등은 공모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지난 8월 이후 신용보증기금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통해 겨우 자금을 조달했다. 

 

한전은 심각한 재정난 때문에 한전채를 발행하고 있지만, 당장 이를 해소할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2020년 영업이익 4조 863억 원을 거뒀지만 지난해 영업손실 5조 8601억 원으로 적자전환한데 이어 올해는 무려 40조 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전의 자구노력과 정부의 직접지원, 근본적 대책으로 전기요금 대폭 인상 등이 거론되지만 당장 자금시장 혼란에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50조 원이 넘는 유동성 공급과 채권시장안정화펀드 등 정책자금을 동원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에 만연한 공포감이 단기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30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공공기관에 회사채 발행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자금 조달이 필요하면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 대출로 유도하고, 회사채를 국내 시장보다 해외에서 발행할 것도 주문했다. 

 

아울러, 채권 시장 안정 도모를 위해 올해 남은 기간 국고채 쏠림 현상 완화 차원에서 발행 물량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올 들어 이달 현재까지 정부가 발행한 국고채 규모는 154조 원이다. 올해 발행 한도 177조 원의 87%를 채웠다. 정부는 남은 두 달 동안 발행 여력인 23조 원을 줄여 물량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자금시장 관계자는 “적극적인 정책자금 공급과 함께 해외시장에서의 자금조달 루트을 적극 활용하고, 자금 경색이 저축은행, 캐피털 등 다른 부문으로 번지지 않도록 위기관리를 더욱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황동현
황동현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남양유업, 자사몰 ‘신상위크’ 진행
[메가경제=심영범 기자]남양유업이 오는 21일까지 ‘남양몰’에서 ‘신상위크’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초코에몽 Mini 무가당’ ‘테이크핏 몬스터’ ‘테이크핏 맥스’ 등 주요 신제품을 최대 53%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유산균 1조 CFU를 담은 ‘불가리스 플레인’ 위 건강 발효유 ‘위쎈 오리지널’ 야채 발효 주스

2

코레일, 차량분야 협력사와 ‘청렴소통 간담회’ 개최
[메가경제=문기환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 11일 대전사옥에서 철도 차량분야 협력사와 ‘차량 부품의 규격심사·납품과정에서의 청렴소통’을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현대로템, 우진산전 등 차량 제작사와 부품 납품사 등 31개 업체 관계자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코레일은 철도차량 및 부품 구매 시 규격심사부터 검사, 납품까지의 업무

3

하림, '2025년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선정
[메가경제=심영범 기자]하림이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에 선정됐다고 12일 밝혔다.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데 앞장선 기업을 인증하는 제도다. 하림은 적극적인 고용 확대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2024년도 총 고용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