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사업 표류 끝에 선도함 주도권 확보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한화오션이 총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국내 함정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HD현대중공업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근소한 점수 차로 앞서면서 약 2년간 표류해 온 이번 선정 절차도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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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한화오션은 2일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계약금액과 계약기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향후 방위사업청과 구체적인 거래 조건을 협의한 뒤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계약 조건 등이 확정되는 시점에 관련 내용을 다시 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KDDX 사업은 우리 해군의 차세대 주력 구축함을 국내 기술로 개발·건조하는 대형 방산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약 7조8000억원으로, 7000톤급 구축함 6척을 순차 건조하게 된다.
단순한 함정 건조를 넘어 전투체계, 레이더, 무장, 추진체계 등 첨단 함정 기술이 집약되는 사업인 만큼 국내 조선·방산업계에서는 향후 수십 년간 해군 함정 사업의 판도를 가를 수 있는 핵심 수주전으로 평가했다.
앞서 방위사업청은 지난 6월 11일 양사가 제출한 KDDX 제안서를 평가한 결과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보다 앞섰다고 통지했다.
평가 점수 차이는 약 0.59점 수준으로 알려졌다. 대형 국책 방산사업의 성격을 고려하면 사실상 박빙의 승부였던 셈이다.
승부를 가른 핵심 변수는 HD현대중공업에 적용된 보안감점이었다.
HD현대중공업은 임직원들이 KDDX 사업 관련 개념설계 등 군사기밀을 촬영해 유출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때문에 제안서 평가 과정에서 1.2점의 보안감점이 적용됐다. 결과적으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외에도 방산사업에서 보안 신뢰도가 얼마나 중요한 평가 요소인지를 보여준 사례가 됐다.
HD현대중공업은 평가 결과에 반발해 방위사업청에 이의신청을 제기했지만, 방사청은 전날 이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확정됐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은 최종 계약 협상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KDDX 사업은 당초 2023년 12월 기본설계를 마무리한 뒤 2024년부터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양측 간 경쟁이 과열되고, 보안감점 적용 여부와 평가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사업자 선정이 지연됐다. 그 결과 사업 일정은 약 2년 가까이 늦어졌다.
이번 선정은 그동안 장기 표류해 온 KDDX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는 전환점으로 업계는 해석한다.
업계는 선도함 건조를 맡는 업체가 향후 후속함 건조와 관련 기술 고도화 과정에서도 상당한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선도함은 후속함의 기준이 되는 첫 번째 함정인 만큼 설계, 건조, 시험평가, 체계통합 경험이 이후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만 6척 전체 물량을 한 업체가 모두 가져갈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함정 건조 역량과 사업 일정, 해군 전력화 시기 등을 감안하면 향후 후속함 건조 과정에서 양측이 물량을 나눠 맡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럼에도 선도함을 누가 맡느냐는 상징성과 실질적 영향력이 크다. 이번 선정으로 한화오션은 KDDX 사업의 첫 단추를 쥐게 됐다.
한화그룹 편입 이후 방산과 조선의 시너지를 강조해 온 한화오션은 잠수함, 수상함, 해양 방산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KDDX 선도함 사업을 확보할 경우 국내 차세대 함정 시장에서 기술력과 수행 능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기술 경쟁력과 함정 건조 경험에도 불구하고 보안감점이라는 리스크를 넘지 못했다. 국내 함정 시장에서 오랜 기간 강자로 평가받아 온 HD현대중공업으로서는 이번 결과가 뼈아플 수밖에 없다.
방산사업에서는 기술력뿐 아니라 군사기밀 보호, 사업관리 투명성, 보안 신뢰도가 수주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업계는 이번 KDDX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단순한 조선사 간 수주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로 함정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의 방산 수출 경쟁력도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구축함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과 실적은 향후 해외 함정 수출 시장에서도 중요한 레퍼런스(수주 성과)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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