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에 내준 빙과업계 1위 왕관 탈환할까
롯데그룹의 양대 식품 계열사인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쳐져 연 매출 3조 7000억 규모의 초대형 종합식품기업으로 재탄생한다.
또 양사 간 중복됐던 빙과 사업을 통합해 올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빙그레에게 빼앗긴 업계 1위 자리도 되찾아 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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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제과, 롯데푸드 각사 CI] |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양사는 오는 5월 27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 1일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양사의 연간 매출액은 지난 22일 기준 롯데제과 2조 1454억 원, 롯데푸드 1조 6078억 원 규모다.
롯데제과가 존속 법인으로서 롯데푸드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합병이 진행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양사가 보유한 인프라를 통해 급변하는 식음료 사업 환경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식품사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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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제과 설레임 |
롯데제과는 롯데푸드와의 합병을 통해 제한적이었던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향후 신사업에 대한 확장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기존 중복된 사업이었던 빙과 조직이 통합돼 시장 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제과는 경영상 중복된 요소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양사의 빙과 사업 단일화로 지난해 해태아이스크림을 흡수한 빙그레로부터 업계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2020년 3월 당시 국내 빙과업계 2위였던 빙그레는 빙과업계 4위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은 뒤 업계 1위 롯데제과를 밀어내고 왕관을 차지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롯데 측이 양사의 합병을 전격 추진하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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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구콘 [사진=롯데푸드] |
또 기존 내수 중심이던 롯데푸드는 롯데제과의 8개 글로벌 현지 법인 인프라를 활용해 사업을 해외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지난 23일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가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강조한 ‘글로벌 메가브랜드 집중 육성’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롯데제과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글로벌 '메가 브랜드'를 집중해서 육성하고 지역별 핵심 카테고리 교류를 통해 글로벌 경영 성과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롯데제과는 양사 이커머스 조직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매출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각사가 운영 중인 자사 몰을 통합해 중장기적으로 이커머스 조직을 확대하고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온라인 사업 전략 컨설팅 등으로 전용 물류센터를 검토하는 등 현재 10% 미만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25% 이상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 역시 지난 23일 주총에서 자사 이커머스 경쟁력 확대에 대해 언급한 바 있어 향후 일원화되는 롯데제과 자사 몰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그는 "국내 사업 분야에서 급속히 성장하는 이커머스에 대응해 다양한 전용 제품을 도입하고 자사몰 강화에 힘을 쏟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각종 조직과 구매‧IT 등 인프라를 통합해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분유부터 가정식 대체식품(HMR), 실버푸드까지 전 연령, 전 생애에 걸친 식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롯데제과가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며 새로운 사명으로 바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사명 변경의 가능성도 있으나 아직은 확실히 정해진 바 없다”며 “기존 롯데푸드의 인력과 상품들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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