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H-지수 ELS 배상 기준 결정, 금융권 신뢰 회복 가능할까

송현섭 / 기사승인 : 2024-03-11 15:22:54
개별 ‘불완전판매’ 여부에 따라 100%까지
ELS 창구 판매중단 불구 제도 개선 미지수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금융감독원은 홍콩 H-지수 기초 ELS 상품의 대규모 손실과 관련해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들의 배상에 적용할 분쟁조정기준을 11일 제시했다.


이번 기준은 투자자 배상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각 판매사에서 자율적으로 사적화해에 따른 배상을 진행토록 마련된 것이다. 배상비율 구조는 기본배상비율에 판매사 가중치·투자자별 가산치를 더하고 투자자별 차감 및 기타 사항을 고려해 최종 배상비율을 결정하도록 했다.
 

▲금융감독원은 홍콩 H-지수 기초 ELS 상품의 대규모 손실과 관련해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들의 배상에 적용할 분쟁조정기준을 제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1일 분쟁조정기준을 발표하는 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번 기준에 의한 배상비율이 검사결과 나타난 판매사 책임·투자자별 특성을 고려한 투자자 책임을 종합 반영해 결정토록 정교하고 세밀하게 설계됐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또 “배상이 원활히 이뤄져 법적 다툼의 장기화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며 “판매사의 사후 수습 노력은 과징금 등 제재 수준 결정시 참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월8일부터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SC제일은행 등 은행 5곳과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KB증권·NH투자증권·신한증권 등 투자금융사 6곳 등 모두 11개 주요 판매사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검사결과에서는 ▲판매정책·소비자보호 관리실태 부실 ▲판매시스템 차원의 불완전판매 ▲개별 판매과정에서 다양한 불완전판매가 확인됐다. 일부 ELS 판매사들은 고객 손실위험이 커진 시기에도 판매 한도를 관리하지 않거나 KPI(성과평가지표)를 통해 판매를 독려해 불완전판매를 조장한 측면이 컸다고 지적받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발표한 분쟁조정기준과 현장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각 판매사에서 구체적인 고객 배상을 검토하고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배상액 규모나 금감원의 과징금 부과 등에 대해 “분쟁조정안이 나온 직후이기 때문에 아직 대책을 마련하기는 준비되기는 시기상조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나마 일괄적인 배상방안이 아닌 사적 화해를 통한 개별 사안을 각각 검토해 배상을 진행하게 된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 입장에서는 판매사와 투자자들을 분재조정을 지원할 수밖에 없고 기준을 내놓은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 “아쉬운 점은 당사자 협의부터 배상까지 시간이 꽤 많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관계법규·절차에 따라 위법·부당행위는 엄중히 조치하되 판매사의 고객피해 배상 등 사후 수습 노력을 참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등 금융상품 제조·판매 법적 규제와 절차가 크게 강화됐으나 이번 검사에서 원칙과 취지에 맞지 않는 부분이 다수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그 결과 본점 상품 판매제도가 적합성 원칙이나 설명의무 등 판매원칙에 부합하지 않았다”며 “개별 판매과정에서도 다양한 유형의 불완전판매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향후 유사사례 재발 방지 차원에서 은행 창구에서 ELS를 비롯한 원금 손실 리스크가 높은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제한하는 등 관계제도 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다만 이복현 원장은 “이번 조정안은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심사숙고했다는 점을 주목해 달라”고 강조했다. 6조원이 넘는 대규모 원금손실이 발생한 H-지수 ELS 판매사와 투자자간 분쟁이 이번 분쟁조정기준으로 조기에 해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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