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10년 만의 부활에 상도의 논란 증폭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4-05-16 16: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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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사용하던 사명과 같아
투자자 혼동, 업계서도 재사용 우려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출범을 준비하는 새 증권사의 이름을 ‘우리투자증권’으로 확정하면서 사명과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금융에서 농협금융으로 넘어간 NH투자증권이 10년 전 우리금융 시절에 사용했던 사명이 우리투자증권이었기에 업계 일각으로부터 회사 혼동에 대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과의 합병을 공식 발표했다. 합병비율은 우리종금 주식 1주당 포스증권 약 0.34주이며, 합병 후 지분율은 우리금융지주 97.1%, 한국증권금융 1.5% 등이다.

 

▲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과 우리은행 본점. [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은 10년 안에 새 증권사를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우고, 정관에 법인 상호를 주식회사 우리투자증권으로 기재했다. 당초 우리금융은 우리종금과 포스증권 합병을 발표하면서 금융당국 승인 절차 등을 고려해 우리투자증권을 ‘가칭’처럼 소개했으나 내부적으로는 일찌감치 이 명칭으로 사용할 준비를 마쳤던 셈이다. 

 

사명 확정에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던 2013년 말 우리금융으로부터 우리투자증권 등을 패키지로 인수해 NH투자증권을 출범시킨 당사자다.

 

문제는 NH투자증권의 전신을 우리투자증권으로 생각하고 있는 투자자다. 우리금융이 농협금융에 옛 우리투자증권(지금의 NH투자증권)을 매각한 건 2014년으로, 10년 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NH투자증권은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서 ‘우리투자증권’을 검색하면 NH투자증권이 결과로 나오게 조치한 상태다. 공식 서류에서 NH투자증권을 표기할 때 (구)우리투자증권을 병기 표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과거 매각했던 우리투자증권의 이름을 다시 사용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의 주인이 우리금융에서 농협금융으로 바뀌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당시 NH농협금융 회장)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매각한 증권사의 옛 사명을 다시 사용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 안간다”며 “우리포스증권 등 다른 사명 대안이 있을 것인데 굳이 임 회장이 우리투자증권을 1순위 사명으로 검토하는건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언급했다.

 

도의적인 문제와 별개로 사명 사용에 법적으로는 큰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상표권을 여전히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을 농협금융에 매각해 NH투자증권으로 명칭이 바뀐 이후에도 해당 명칭을 우리가 계속 보유했다”며 “주식매매 인가 등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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