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LG전자 등판 주목...'KRX 밸류업 지수' 파급 불가피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금융당국이 증권사들과 10대 그룹에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독려하면서 기업들에게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증권사들 외에도 LG전자가 10대 그룹 중 최초로 밸류업 공시 예고에 참여한 가운데 거래소의 ‘밸류업 지수’ 편입 여부에 따라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지난 8월에만 17개 회사가 신규로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관련 공시를 했다. LG, LG전자, 포스코퓨처엠, POSCO홀딩스, 포스코인터내셔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의 밸류업 참여도 지난달 들어 가속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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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달 22일 국내 10대 그룹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밸류업 프로그램에 10대 그룹이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에는 삼성전자·SK·LG·포스코홀딩스·롯데지주·한화·GS·HD현대·신세계 등의 재무 담당 임원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 이사장은 “금융업종 중심으로 먼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공시되고 있고, 하반기에는 다양한 업종으로 공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10대 그룹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에 선도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29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및 10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정부는 자본시장 선진화와 기업 밸류업을 통한 우리 자본시장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중요 정책과제로 삼고 적극 추진 중"이라며 "자본시장 최전선에 있는 증권업계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밸류업 공시는 정부 주도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업 현황 자체 진단과 기업가치 제고 목표·계획, 이행 평가·소통 계획 등의 계획이 담긴 문서를 공시 형태로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밸류업 계획을 자율공시한 기업은 10곳으로 전체의 0.38%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의 압박 속에 NH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가 자율 공시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오는 21일에는 LG전자가 10대 그룹 중 최초로 밸류업 공시 예고에 참여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이 나온다.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자기주식의 일부를 완전히 없애는 것으로 발행 주식수가 줄어 1주당 가치와 배당금이 높아지고 주당순이익 등의 지표가 좋아진다.
자사주 매입보다 더 주주 친화적인 정책으로 주가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은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타 업계에도 밸류업 본보기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가 이달 발표하는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삼성과 현대차그룹에서 10대그룹 중 최다인 5종목, LG그룹은 4종목 등이 포함될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은 100~150개가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수 발표에 따른 파급력이 불가피하고 편입 여부에 따라 코스피 대형주의 시총 순위 변화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밸류업) 참여 이후 비금융업종의 참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며 “거래소 지수 발표 결과에 따라 대형주를 중심으로 시총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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