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도덕성 리스크,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의 구조적 취약성 나타나
[메가경제=정호 기자] 조이웍스앤코가 조성환 대표의 하청업체 폭행 논란으로 주가 하락, 브랜드 총판 계약 해지, 소비자 신뢰도 하락이라는 '삼중고'를 맞닥뜨렸다. 경영진 도덕성 리스크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며 파장은 그룹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패션업계는 '호카(HOKA)'라는 초대형 유통 매물을 둘러싸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요 유통 채널 역시 브랜드 영향력과 리스크를 저울질하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조성환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브랜드 기대치를 낮추는 '골렘 효과'로 작용하며 그룹 내 사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브랜드·투자·유통 전 분야에서 동반 하락 신호가 포착되며 재무 불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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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호카> |
특히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던 러닝화 브랜드 호카와 미국 본사 '데커스(Deckers)' 간 국내 총판 계약이 해지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조이웍스와 데커스 간 수입 계약은 이미 해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이웍스는 러닝화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실적 면에서 호조를 이어왔다.
조이웍스의 전자공시를 살펴보면 2024년 매출은 820억원, 영업이익은 1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매출 433억원, 영업이익 123억원 대비 각각 89.4%, 49.6% 증가한 수치다.
조이웍스는 지난해 오하임앤컴퍼니 지분율 13.0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사명을 '조이웍스앤코'로 변경했다. 오하임앤컴퍼니는 가구·인테리어 사업을 영위해왔던 코스닥 상장사다.
조이웍스앤코는 사명 변경과 함께 호카 리테일 사업 중 오프라인 부문 영업권을 데커스로부터 25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었다. 호카를 전국 단위로 확대해 매출 증대 방안을 모색하려는 전략이었다. 실제로 영업권 이관 첫 달 매출은 전월 대비 19% 증가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영업권 인수 계약이 해지될 경우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조이웍스앤코의 3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329억원, 부채총계는 575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74.64%에 이른다.
조이웍스앤코는 공시를 통해 "총판 계약 해지는 조이웍스와 데커스 간 계약과 관련된 사안"이라며 "총판 계약 해지에 따라 조이웍스와 체결한 호카 오프라인 부문 영업양수도 계약 해지 및 후속 조치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조성환 조이웍스 대표 폭행 논란…수습 노력에도 '도미노 파장'
이번 사안은 데커스가 유통 파트너에게도 본사와 동일한 윤리 기준을 적용하는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면서 파장이 커졌다. 조성환 대표는 지난해 12월 하청업체 직원 2명을 공사 현장으로 불러내 욕설과 함께 폭행을 가한 의혹을 받고 있다. 사건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으며, 경찰은 조 대표를 상해 및 강요 혐의로 소환할 예정이다.
이 경영진의 일탈은 브랜드 신뢰 훼손으로 이어졌고, 관리 책임 부재라는 리스크 통제 실패로 귀결됐다는 평가다.
조이웍스앤코는 사태 수습을 위해 사과문을 게시하고 조성환 대표는 지난 7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각자 대표 이사체제 또한 송윤섭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조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어떠한 이유로도 물리력 행사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순간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며 "개인의 잘못으로 인해 함께해 온 파트너사와 임직원들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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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디가구.[사진=조이웍스앤코 홈페이지] |
그러나 수습 국면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조이웍스앤코 주가는 보도가 시작된 지난 5일부터 급락세를 보였다. 5일 종가 기준 1878원이던 주가는 데커스와 계약 해지 소식이 전해진 8일 1260원으로 약 29% 폭락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1174원까지 내려앉으며 1200원 선마저 붕괴됐다.
소비자 신뢰 하락도 감지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 20대 소비자는 "건강하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가졌던 브랜드였는데 부정적인 뉴스를 접한 이후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며 "해당 브랜드를 다시 구매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호카에 국한되지 않는다. 조이웍스앤코가 보유한 브랜드 전반으로 불매 움직임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이웍스앤코는 ▲레이디가구 ▲아이데뉴 ▲포더홈 ▲슬로우알레 ▲도담 등 가구 브랜드와 가정용 음식물처리기 브랜드 '이롭'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매 움직임이 확대될 경우 피해는 협력사와 입점 유통 채널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며 "과거 브랜드 신뢰 훼손 이후 납품 대금 문제가 불거졌던 사례들이 다시 언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 리스크 직면한 '호카' 입점 매장의 선택 및 패션업계 최대어 부상
현재 호카는 백화점, 아웃렛, 복합쇼핑몰, 전문 러닝숍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에 입점해 있다. 계약 해지 절차가 본격화될 경우 매장 철수와 상품 공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동일 법인이나 관계사를 통한 재계약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이 ESG와 컴플라이언스 기준을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이미지 훼손 이슈가 치명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러닝·애슬레저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는 만큼 호카 유통권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데커스 입장에서도 유통 경험과 규모를 갖춘 대형 패션기업과 손잡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합리적이라는 분석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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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호카홈페이지> |
신세계인터내셔날, LF, 이랜드, 삼성물산, 코오롱F&C 등 주요 패션기업들 역시 호카가 시장 성장 흐름 속에서 견고한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러닝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호카의 브랜드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호카 공식 오프라인 매장은 스타필드 코엑스점을 비롯해 롯데백화점 본점·인천점, 롯데월드몰 잠실점, 타임스퀘어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타임빌라스 수원점 등 총 8곳이다. 입점 매장들은 계약 변동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브랜드 운영사와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결정이나 실행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 없고, 향후 브랜드 측과 추가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매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한 백화점 차원의 계약 해지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관계자는 "매출이 발생하고 임대료와 수수료가 정상적으로 지급되는 구조에서 유통 채널이 먼저 계약을 정리할 유인은 크지 않다"며 "현실적으로 매출이 유지되는 한 '손절'에 나설 명분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오너 리스크를 넘어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을 다시 한 번 드러낸 계기로 평가된다. 경영진 리스크 관리 실패가 계약 구조 재편과 유통 질서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풀이된다. 향후 글로벌 브랜드를 중심으로 파트너 선정 과정에서 윤리 기준과 거버넌스 검증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오너 리스크를 넘어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례"라며 "경영진 리스크 관리 실패가 계약 해지와 유통 재편으로 이어진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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