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 상상인저축은행 M&A 추진...대형사 경쟁
대형·중소형사 간 양극화 우려도..."규제 차등화해야"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교보생명이 국내 최대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했다.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전환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앞서 OK금융그룹 역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저축은행권 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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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이 국내 최대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했다.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전환에 나선 것인데, OK금융그룹 역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저축은행권 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 각 사 제공] |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전일 이사회에서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내년 10월까지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SBI저축은행 최대주주인 일본 종합투자금융그룹 SBI홀딩스로부터 지분을 매입하는 것으로 인수금액은 약 9000억원 규모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풋옵션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되면서 금융지주 전환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저축은행업 진출은 지주사 전환 추진과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이며 향후 손해보험사 인수 등 비보험 금융사업으로의 영역 확대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기존 보험 사업과 저축은행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보험 계약자들에게 저축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축은행 고객들에게 보험상품을 연계하는 등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저축은행 지형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1위 SBI저축은행이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인 교보생명을 대주주로 들인 데 이어 2위 OK저축은행도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은 현재 상상인저축은행 측과 가격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의 경우 앞으로 방카슈랑스, 펀드 판매, 연계 대출 등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OK저축은행 역시 상상인 외에도 증권사 등 금융회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입지를 다지고자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업계 1, 2위 경쟁과는 별개로 저축은행권 내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 현상을 고려해 규제 체계를 차등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박준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축은행 규제체계 재정립 필요성 및 발전방안’ 보고서에서 “수도권 영업 저축은행과 비수도권 영업 저축은행 간 자산규모, 영업 역량 등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지난 3월 금융당국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모두 영업 구역으로 보유한 저축은행에 대한 의무여신비율 규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내놓고, 신속한 시장 자율 구조조정 촉진을 위한 한시적 인수합병(M&A) 기준 완화(2년간)를 시행한 바 있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이러한 규제 완화 조치와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의 행보가 어떠한 연관성을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저축은행 지역·서민금융 역할 제고를 위한 당국의 조치가 효과를 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박 연구위원은 “복수 영업 구역을 통해 사실상 전국 단위 업무를 수행하는 저축은행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해당 저축은행의 역할을 지역 금융기관으로 한정하는 것은 무리”라며 “단수 영업 구역을 보유한 저축은행이더라도 대형 저축은행에 부여되는 인센티브에 따라 대형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 중 업계 내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 등을 감안해 규제 체계를 재정립한 ‘저축은행 발전방안 2단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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