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플랫폼형→대형 GA 대면채널제도 타겟 전환
기존 사업가형 조직 VS 직영 조직간 내부 갈등↑
조직이동시 해촉 후 재위촉 규정논란...업계 이례적
사측 "사실 무근...해촉유도 규정 만든적 없어" 반박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토스인슈어런스가 영업직 설계사들을 중심으로 한 노동조합이 공식 출범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 노조의 경우 한화생명·삼성생명·삼성화재와 같은 대형 보험사들을 통해 등장했지만 GA의 경우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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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토스인슈어런스 |
12일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결과에 따르면 토스인슈어런스 내 설계사들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에 따라 고용노동부가 인정한 GA업계 최초로 지난 6일 노조를 출범시켰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은 특정 노동조합이 설립 초기에는 2명 이상 충족될 경우 가입 가능, 또는 사업장 종사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을 대표하고 있을 때, 근로자가 그 노조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토스GA노조는 현재 사업가형 지사장 1명이 앞장서서 만들었지만, 추가 조합원 가입자를 받을 예정이다.
토스GA설계사들이 노조를 설립한 이유는 최근 조병익 대표가 선포한 '직영 중심 확장'전략 때문으로 알려졌다. 직영(복합채널) 조직은 덩치가 큰 GA사들이 활용하고 있는 제도다. 토스인슈어런스는 플랫폼 기반 GA라는 특성이 있는데, GA사들이 하던 사업방식을 그대로 시도 한다는 것에 대해 내부 안팎에서는 의문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GA는 크게 자사형, 직영, 지사형으로 나뉜다. 여기서 직영조직은 대면모집과 비대면모집을 병행하는 보험회사 직영 모집조직을 말한다.
실제로 조병익 대표는 3년 전부터 대면 중심 GA로 바꿔 몸집 키우기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해 왔다. 그는 지난해 말 GA경영자협의회에 가입을 추진하는 등 대형GA 대표들과의 친목, 소통하는 자리에 함께하기도 했다.
당시 토스인슈어런스 관계자는 "고객경험과 효율성을 위해 전략을 펼쳐 내년 상반기 설계사 3000명을 보유한 초대형 GA로의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라며 "토스인슈어런스는 직영 조직이 이미 진출해 활동 중인 인천, 전주 등을 비롯해 '지방 5대 도시 거점화'도 추진하며, 이른 시일 내 주요 도시에서 추가적인 거점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토스GA가 직영조직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타 GA사 설계사 영입 및 기존 사업가형 지점들 간 노사갈등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이다. 토스GA 노조는 사측이 직원들과 충분한 소통 없이 독단적으로 영업조직 재정비에 나선 것에 반발하며 부당한 상황 등에 대해 개선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결국 사측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사업추진 과정에서 내부 잡음에 대한 개선도 이뤄지지 않아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 된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GA내에서 사업가 지점장들로 활동해온 설계사들은 그간 매출확대를 기여해 왔는데 갑자기 본사 경영진들이 초대형 GA를 선포하면서 직영 조직으로 바꾼다고 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직영 조직으로 이동을 강요하고 반대하는 직원에게는 해촉 후 재위촉을 명분으로 고객 DB를 넘기라는 식의 사내 계약 규정을 만드는 등 무리한 추진을 하고 있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메가경제가 입수한 본사가 사업가형 지사장들한테 제시한 '보험계약 이관 및 재위촉자 정보이용'안내문에 따르면, 해촉 후 재위촉은 통상 GA업계에서는 6개월로 정의하고 있는데, 토스 GA는 업계 유일하게 해촉 후 재위촉을 1개월로 규정했다.
여기서 사업단 준수사항 규정이 논란이다. 규정에 따르면 "보험계약의 당사자인 보험계약자가 이관을 요청한 경우 불필요한 확인 과정 없이 보험계약자가 지정한 모집인에게 지체 없이 보험계약을 이관해야 한다"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이 문구에 대한 내용을 해석하자면, 기존 사업가형 조직에 있던 지사장이 직영조직으로 이동할 때 해촉을 해야 하고, 다시 직영조직으로 오게 되면 재위촉해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기존에 있던 계약건에 대한 고객 DB도 함께 이관해야 한다'라는 내용이어서 사업단과 본사와의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토스GA에 소속된 한 설계사는 "당초 토스GA는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출범해 TM(전화영업채널)만 진행을 했지만 적자를 면하지 못하자 사업가형 지점제를 도입했다. 이래도 저성장이 지속되자 급작스럽게 기존 GA사들이 하던 사업방식을 그대로 시도하려고 하고 있다"라며 "직원들의 의견 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이탈하는 설계사들도 늘고 있고 최종 책임자도 퇴사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토스인슈어런스 관계자는 "사실 무근"이라며 반박했다. 사측은 "사업파트너인 사업단의 입장을 고려해 직영이동 요구를 하는 설계사가 있어도 불허하고 있다"라며 "신규위촉을 제한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판매퀄리티에 심각한 문제(조직 중 유일하게 금감원 민원 다수 발생)가 있는 1개 사업단에 대해 TO를 1000명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지난 1월 시행했으며 해촉자 발생 시 남는 TO만큼 신규위촉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규위촉을 금지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이어 GA노조 설립과 관련해 "소속 설계사의 권리와 의견을 존중하며, 관련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노조 설립에 대해 회사는 합법적인 절차를 존중하며 관련 법령을 엄격히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에 대한 입장과 달리 GA업계 일각에서는 디지털플랫폼 기반으로 만들어진 토스GA가 대형GA사들의 외형 확장 모습을 벤치마킹해 사업추진을 시도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라는 부정적인 관측도 나오는 실정이다.
전통 보험업계에서는 국내 보험업 역사상 처음으로 GA설계사 노조가 등장한 사례가 나온건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토스GA가 노조리스크를 봉합하고 새로 조직정비에 나갈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GA사 한 관계자는 "고객 DB를 새로 도입하려는 직영조직에 이관하려는 규정은 GA사 어디에도 없는 일"이라며 "기존의 사업가형 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감당해야 할 고객DB나 사업가형 지점장들에게 충당할 비용을 회피하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한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토스GA는 보험업에 대한 깊은 이해관계가 필요해 보인다"면서 "조병익 현 대표가 향후 인력유출 방지를 위한 조치 여부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토스의 자회사 GA 토스인슈어런스는 지난 2018년 11월 설립했다. 기존 TM(텔레마케팅) 중심에서 2022년 2월 설계사 2명을 영입하면서 대면 방식으로 전환했다. 대면채널 바꾼 지 3년 만에 현재 2300명 설계사들을 모집한 상황이다.
토스인슈어런스는 연내 업계 20위 규모의 초대형 GA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보험업계에선 설계사 3000명 이상을 초대형, 500~3000명을 대형 GA로 본다.
조병익 대표는 "대면영업 3주년을 모멘텀으로 삼아 빠른 실행력과 치열함을 기반으로 보험업계의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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