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 "주주친화 정책도, 포스트 코로나 비전도 약발 안 듣네"...주가 내림세에 속타는 주주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3-29 18: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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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종윤 대표, 중장기 비전 직접 밝혔는데...주가는 4거래일 연속 내림세
주주친화 정책에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성장성 ‘미지수’...투자자 외면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씨젠이 중장기 사업비전과 주주친화 정책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4거래일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천종윤 씨젠 대표가 직접 나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지만 주가에는 시장의 기대감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모습이다. 

씨젠(대표 천종윤)은 지난 26일 제2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해 정관 일부 변경, 이사·감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들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 천종윤 씨젠 대표 [서울=연합뉴스]



이날 천 대표는 그간 단기간에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하면서 일부 소액주주들이 사퇴를 요구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사내이사 재선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3년이다.

회사 측은 주총을 앞두고 이달 23일 대주주 대차 담보 무차입 공매도, 특수관계자의 내부자 정보 거래 등 소액 주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떠돌던 대주주 관련 주가 의혹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면서 주주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사내의원 운영 및 컨설팅업’을 목적사업에 추가하는 것과 발행예정주식총수를 기존 5000만 주에서 3억 주로 늘려 재무활동 옵션을 다양화하는 등 정관을 변경했다.

특히, 분기 배당 조항을 신설해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회사의 규모가 커진 만큼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을 개정하는 등 인사 체계도 세부적으로 가다듬었다.

씨젠 관계자는 “이번 정관 변경으로 발행예정 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그간 시장과 일부 주주들이 요구한 유·무상 증자에 대해 향후 고려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며 “향후에도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안건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씨젠 사업 비전 - 전세계 분자진단 대중화 ’생활 검사‘ 완성 [출처=씨젠]

 


한편, 천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전세계 분자진단 대중화 ’생활 검사‘ 완성’이라는 사업 비전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씨젠의 최종 목표인 전 세계 분자진단 생활 검사화를 위해 하나의 검사 장비만 있으면 씨젠만의 압도적인 동시다중(high multiplex) 기술 기반 진단 시약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검사 시스템을 원 플랫폼(one platform)화 할 것”이라며 “분자진단 영역을 중소병원과 의원, 더 나아가 가정집의 영역으로 확대하고, 동식물 등 비인간(non-human) 영역으로까지 진단 시약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등 신시장을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변이 바이러스는 더 빠르게 확산되고, 발생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와 변이 바이러스를 동시에 스크리닝 가능한 제품만이 생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씨젠 사업 비전 - 전세계 분자진단 대중화 ’생활 검사‘ 완성 [출처=씨젠]


 

씨젠은 단기 매출 성장 전략으로 ▲독보적인 멀티플렉스 코로나 변이 동시진단 제품 출시 ▲코로나 외 시약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적 제휴를 통한 미국 시장 본격 진출 ▲사업 다각화 및 장비·소모품 협력업체들의 씨젠 전용 생산라인 본격 가동을 통한 장비·소모품 공급 최대화 등을 제시했다.

천 대표는 “진단 시약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체 프로세스를 표준화함으로써 전 세계 고객 누구나 씨젠만의 독보적인 플랫폼을 이용해 필요한 진단 시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2022년에는 전세계 고객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씨젠의 플랫폼을 활용해 100종 이상의 제품을 구현해내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분자진단 생활화의 기반이 갖춰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단의 영역에서 예방 및 치료 영역으로의 확대를 통해 씨젠은 글로벌 토탈 헬스케어 그룹으로서 인류가 일상 속에서 분자진단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씨젠 사업 비전 - 전세계 분자진단 대중화 ’생활 검사‘ 완성 [출처=씨젠]

 


이번 주총에서 천 대표가 직접 회사의 ‘중장기 경영 전략’까지 꼼꼼히 챙겨 나온 건 소액주주들이 주가 급락으로 겪고 있는 불안 심리를 달래기 위한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 1월 씨젠이 2011년부터 2019년까지 9년간 분식회계를 벌여온 사실이 금융당국 조사로 드러나는 등 천 대표는 물론 회사 신뢰가 곤두박질하자 소방수로 전 KT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범준 부사장이 영입되면서 주주와 소통 문제가 개선되는 등 확실히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노력에도 증시에서 주가는 전혀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 12일 씨젠은 올해 1, 2월 잠정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내용을 선제적으로 발표하면서 내림세에 접어든 주가를 되돌리는 계기로 삼으려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 추세로 돌아와 버린 상태다.

 

전세계에서 3차 팬데믹이 전개되고 있는 데다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도 주가는 내리막길에 접어든 것이다. 이는 천 대표가 직접 나선 회사 측 비전 발표에도 코로나 이후 씨젠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 씨젠 사업 비전 - 전세계 분자진단 대중화 ’생활 검사‘ 완성 [출처=씨젠]


 

천 대표는 지난해부터 올해 들어서까지 연구개발(R&D)을 비롯해 신사업, 전략, 재무, 법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10명 이상 임원을 영입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코로나 특수를 맞아 갑자기 몸집이 불어난 씨젠이 당장 불룩해진 주머니를 어느 분야에 쏟아내느냐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지속 성장이 가능할지를 좌우할 전망이다.

하지만 주총 전후로 주가 움직임을 보면, 코로나 시대에 검증된 분자진단 검사 경쟁력에 비해 글로벌 클리닉, C-lab, 제약 등 향후 비전은 장기 전략이라는 명분으로 투자자 설득을 위해 급조된 것은 아닌지, 또 천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감에 아직 의문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닌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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