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초기 생활밀착형 보험 집중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 전 사장 최세훈 씨 초대 사장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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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카카오페이 제공 |
업계최초 핀테크기업이 주도하는 카카오손해보험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혁신을 이끌어 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다음다이렉트, 현대하이카다이렉트 등 디지털 보험사 설립 시도가 꾸준히 있어왔다. 그러나 보험업계에 큰 변화를 만들어 내는데 모두 실패하고 매각되거나 기존 보험사로 흡수됐다. 카카오손해보험이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여,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올수 있을지 보험업계가 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에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예비인가를 신청해 올해 6월 예비허가를 통과하고 본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신규 인가가 결정되면, ICT와 보험이 결합된 국내 최초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가 탄생하게 된다. 카카오페이는 일상 속 위험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인슈어테크 기반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가며 보험에 대한 인식 개선 및 보험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설 예정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보험 판매 플랫폼 제공 역할 뿐 아니라 사용자 니즈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보험 상품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며,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생활 환경 속에 다양한 혁신을 추진하고, 카카오 공동체의 여러 서비스들과 연계된 상품을 개발하며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새로 출범하는 카카오손해보험이 어떤 형태의 디지털 모델을 구축하고 비즈니스를 펼쳐 나갈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새로 설립되는 카카오손해보험은 오프라인 설계사 영업조직 구축 대신 카카오톡 등 플랫폼과의 연계로 보험산업에 디지털을 가미한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페이가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이란 강력한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보험업에 정착한 뒤 기존 보험사를 플랫폼의 영향권에 흡수시킬 것이란 게 업계 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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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10월14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다음카카오 합병 상장행사에서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오른쪽)가 김재준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합병상장패를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또, 주목해야 할 부분은 카카오손해보험 대표로 내정된 최세훈 카카오페이 보험사업추진태스크포스(TF)장이다. 최세훈 TF장은 과거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은 바 있다.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은 카카오와 합병한 다음이 과거 LG화재와 합작해 만들었던 회사다.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은 지난 2004년 1월 온라인 자동차보험 1위 달성을 목표로 영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했지만, 기대와 달리 포털과 자동차보험 연계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았다.
카카오키즈와 연계한 어린이보험, 카카오모빌리티와 연계한 택시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등이 출시대상이다. 카카오 커머스 서비스와 반송보험을 연동할 수도 있다. 자회사 KP보험서비스를 통한 연계 서비스도 기대할만 하다. KP보험서비스는 보험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보험대리점이다. 여행자보험, 운전자보험, 레저보험 등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생활형보험을 주로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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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손해보험은 카카오톡 등 기존 플랫폼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보험을 주요 사업 영역으로 삼을 계획이다. [사진=카카오페이] |
다만, 업계에서는 출범 직후는 아니더라도 결국은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자동차보험 시장이 생활보험 시장보다 규모가 더 크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손해보험사는 휴대폰파손보험과 반송보험 등 생활밀착형 보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손해보험 분야 대표 상품인 자동차보험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인력채용과 설비 구축 등 본인가를 마무리하고 연내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출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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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캐롯손해보험 |
한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차남이자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의야심작인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 캐롯손해보험(캐보)은 올해 대대적인 상품 포트폴리오 개편과 비용절감을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2년째 지속된 영업적자에서 벗어나 올해는 흑자로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캐롯손보는 2019년 12월 말 기준 9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도 3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에도 124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여기에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캐롯플러그’를 만들지 못한 외부적인 변수도 충격으로 작용했다.
현재 캐롯손보는 ‘아나팔락시스 보험’을 판매하며 자동차보험 외 신상품 판매에 첫 발을 내딛었지만, 미니보험 위주의 이런 상품들은 대부분 소액·단기보험이라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아 경쟁사가 늘어나게 되면 실적 개선에 어려움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자동차보험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기 때문에 손해보험사는 장기인보험을 주요 먹거리로 꼽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캐롯손보는 내년 상반기 중 여행보험과 단체상해보험을 포함해 장기인보험을 판매할 예정이다. 장기인보험은 암보험·치매보험·치아보험·건강보험 등 사람과 관련이 있는 계약기간 1년 이상인 보험이다.
보험사와 빅테크의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는 시점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은 카카오손해보험에게 단기·소액보험 뿐만아니라 장기 인보험에 있어서도 강력한 무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설계사 없이 간편하게 가입하고 가입자의 금전적인 부담도 덜어낼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손해보험이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며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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