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위대하지 못한 '승츠비', K팝까지 무너뜨렸다

강한결 / 기사승인 : 2019-03-15 1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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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F.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는 20세기 미국 소설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손꼽힌다. 소설의 배경이 된 1920년대 미국은 경제·문화의 황금기인 동시에 도덕적으로는 퇴락기였다.


전쟁을 거치면서 미국은 영국을 밀어내고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급부상했다. 수많은 마천루가 들어섰고, 폭등하는 주가로 신흥부자들이 속속 등장했다. 쾌락을 중시하는 풍조도 만연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그 시절 미국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주인공 제이 개츠비는 밀주를 약국에 공급하고, 채권 사기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그리고 매일 수백명이 오가는 화려한 파티를 연다. 그의 대저택은 어둠 속에서도 태양처럼 밝게 빛났다.


[사진 = 영화 '위대한 개츠비' 스틸컷]
[사진 = 영화 '위대한 개츠비' 스틸컷]

아이돌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이승현)의 별명은 '승츠비'다. 지난해 빅뱅 멤버가 모두 입대를 하면서 승리는 잦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승리는 사업가의 면모를 공개하며 이른바 '머니 스왜그'를 과시했다. 대중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본업인 연예인뿐 아니라, 야심찬 사업가의 면모까지. 말 그대로 '위대한 승츠비'였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클럽 '버닝썬'에서 폭행사건이 발생한 뒤, 숨겨졌던 승리의 죄악이 하나하나 드러나기 시작했다. 성매매 알선, 탈세 의혹, 마약 유통, 공권력 유착, 주변인들의 성관계 영상 유포까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범죄의 핵심에는 승리가 있었다.


외신도 일제히 '승리 게이트'를 집중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섹스 스캔들로 뒤흔들린 K팝 세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성 접대와 불법 성관계 동영상 촬영 등 그의 혐의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CNN은 "거대 K팝 그룹 빅뱅의 가장 어린 멤버인 승리가 성 접대 혐의로 수사를 받은 뒤 은퇴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승리는 지난 수년간 깨끗한 이미지를 보여왔다"며 "이번 사태는 'K팝 아이돌이 실제로는 얼마나 깨끗한가'라는 질문을 야기했다"고 덧붙였다.


BBC는 "승리는 사치스러운 라이프스타일로 한때 '한국의 위대한 개츠비'로 묘사되며 엄청난 팬층을 확보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레스토랑 프랜차이즈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팬 중) 일부는 그에게 한국을 휩쓴 스캔들 때문에 빅뱅에서 떠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승리(이승현) [사진 = 연합뉴스]
승리(이승현). [사진 = 연합뉴스]

'승리 게이트'의 여파로 증시에서 YG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은 1800억원 넘게 빠졌다. 연초 30위권이었던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는 60위권까지 추락했다. 대중은 승리의 범죄를 방관했던 YG엔터테인먼트에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지난해 한류 콘텐츠로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입의 흑자 규모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밝힌 한류 흑자는 24억3000만 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2조7000억원 수준이다. 2017년보다 73% 증가했는데 게임과 K팝 음원 수출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특히 K팝, TV 프로그램과 관련된 수익은 2017년보다 작년에 약 449억원 증가했다.


케이팝의 신화를 써가고 있는 방탄소년단은 한 해 4조원이 넘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한, 방탄소년단의 리더 RM(김남준)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무대에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 그는 '청년 스스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권한을 확대하자'는 메시지를 전했고, 전 세계인들에게 감명을 전했다.


하지만 승리를 비롯한 일부 연예인들의 비행은 케이팝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외신은 이들이 저지른 성범죄를 주목했고, 향후 케이팝 스타의 외국 진출에도 지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프 벤자민 미국 빌보드지 케이팝 전문 칼럼니스트는 "깨끗하고 겸손한 케이팝 스타 이미지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대한 개츠비'의 주인공 개츠비는 막대한 자산을 바탕으로 사교계의 왕이 됐지만, 결국 파멸했다. 공교롭게도 승리는 개츠비의 전철을 밟게 됐다. 위대하지 못한 '승츠비'는 자신뿐만 아니라 한류 콘텐츠의 이미지까지 망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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