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노동 막는다더니 합의 깼다?"…포괄임금 지침에 경영계 '격앙'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8 16: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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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액수당제까지 금지…노사정 합의 뒤집힌 '정책 충돌' 논란
현장 혼란·소송 리스크 확대 우려…"금지보다 오남용 잡아야"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고용노동부가 ‘공짜노동 근절’을 내세워 포괄임금제 전반에 대한 규제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노사정 합의 취지와의 충돌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정액급제뿐 아니라 정액수당제까지 사실상 금지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경영계는 “사회적 합의를 무력화한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8일 고용노동부는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지도 지침’을 통해 실제 근로 시간과 무관하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임금 체계를 엄격히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지침은 그동안 논란이 돼온 포괄임금제의 오남용을 막고, 근로 시간에 기반한 임금 지급 원칙을 확립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그러나 문제는 규제 범위다. 정부는 기존 논의에서 개선 대상으로 거론되던 정액급제뿐 아니라 일정 수당을 미리 책정해 지급하는 정액수당제까지 현행법에 반하는 형태로 간주해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경영계는 “지난해 어렵게 도출한 노사정 합의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라고 반발하는 입장이다.

 

실제로 노사정은 지난해 12월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 논의를 통해 포괄임금제를 전면 금지하기보다는 ‘오남용 방지’에 초점을 맞추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당시 합의안에는 정액급제는 개선 대상으로 삼되, 정액수당제나 고정OT(초과근로수당 정액화) 방식은 일정 요건 아래 허용하는 방향이 담겼다.

 

합의안에는 근로자 동의와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전제로 예외적 허용을 인정하고, 근로시간 기록·관리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는 업종과 직무 특성상 근로시간을 일일이 측정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절충안으로 평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번 지침을 통해 정액수당제까지 포괄 금지한 것은 사회적 합의의 취지를 훼손했다는 게 경영계의 주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노사정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도출한 합의를 정책으로 구체화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한 규제를 도입한 셈”이라며 “향후 사회적 대화의 신뢰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 혼란에 대한 우려도 크다. 건설업, 영업직, 연구개발(R&D) 직군 등 근로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하기 어려운 업종에서는 정액수당제가 사실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업장까지 일률적으로 금지할 경우, 임금 체계 전면 재설계와 함께 법적 분쟁 증가 등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계는 포괄임금제 자체를 문제로 보는 접근 방식에도 선을 긋고 있다. 

 

실제로 포괄임금제는 일정 범위 내에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직무에 대해 현실적으로 활용돼 온 제도이며, 문제의 본질은 제도 자체가 아니라 일부 사업장에서의 오남용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금지 중심의 접근보다는 불공정 사례에 대한 선별적인 규제와 투명한 근로시간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임금대장에 근로일수와 연장·야간·휴일 근로시간을 명확히 기재하도록 하는 등 관리 체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사회적 합의와 다른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면서 노사정 간 신뢰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합의 이후 정책이 뒤집히는 사례가 반복될 경우, 향후 어떤 사회적 대화도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정책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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