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꽁꽁" 언 소비 녹이는 '킬러템' 열풍

이동훈 / 기사승인 : 2025-05-02 11: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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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한 가격경쟁 'NO' 가치 소비 트렌드 확산
삼성전자ㆍ상아제약 등 합리적 프리미엄 전략화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끝없이 드리운 가운데,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전략을 꺼내 들었다. 

 

살얼음판 같은 소비 심리 속에서 무의미한 가격 경쟁 대신, 소비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을 ‘킬러템’을 장착한 제품들을 속속들이 선보이며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혁신적인 기술력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프리미엄 원료를 전면에 내세워 한층 높아진 소비자들의 기준을 충족시키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2024년 11월 100.7를 기록한 이후 12월 88.2, 2025년 1월 91.20, 2월 95.20, 3월 93.40, 4월 93.80을 기록하며 5개월 연속 100포인트를 밑돌았다. 이는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가 여전히 비관적임을 시사한다. 

 


실제 전체 카드 승인건수 증가율을 살펴보면 2024년 1분기 6.2%, 2분기 4.3%, 3분기 3.5%, 4분기 3.6%에서 2025년 1분기 1.2%로 5분기 연속 하락세다. e쿠폰서비스는 42.6%, 여가 소비의 지표인 영화관 관객 수는 전년보다 32.6%, 국내선 항공 이용객은 13.7% 감소했다.

반면 전체 카드 승인실적에 따른 소비형태를 보면 온라인쇼핑 중 음식료품(8.7%↑), 음식서비스(14.5%↑), 고부가 차량 구매 증가로 인한 승용차 판매액 확대(10.2%↑), 백화점·대형마트 매출(1.3%↑) 등 필수품과 프리미엄 소비는 늘어나면서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한 소비 양극화 현상을 나타냈다.

이처럼 장기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기업들은 혁신적인 기술 도입, 차별화된 고품질 원료 사용 등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한 킬러템을 통해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일시적인 매출 증대를 넘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충성 고객 확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고물가·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글로벌 시장 전반의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갤럭시S25 시리즈’ 흥행과 ‘비스포크 AI’ 등 프리미엄급 가전제품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이 1조원대에 그쳤음에도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를 웃돌았다

한국타이어도 조현범 회장의 주도 하에 추진된 선제적 연구개발(R&D),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 선도, 고성능 차량 파트너십 강화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이 성과를 거두며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건강식품도 예외가 아니다. 상아제약은 ‘프리미엄 연어 콜라겐’ 히트에 이어 최근 ‘리포좀 공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프리미엄 리포좀 폴리코사놀’ 등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리포좀은 인체 세포막과 유사한 구조로, 유효 성분을 피부 깊숙이 전달하거나 체내 흡수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기술로 알려져 있다.

상아제약은 이러한 첨단 기술을 통해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고품질이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위붐코리아는 ‘청정자연 뉴질랜드산 산양유 99%’라는 파격적인 원료를 내세운 ‘고트뮨’으로 으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반 우유보다 소화가 잘 되고 영양 성분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산양유를 거의 순수한 형태로 담아낸 이 제품은, 건강과 안전을 중시하는 젊은 부모 및 고령층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치럼 과거에는 저렴한 가격만이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면, 이제는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차별화된 매력을 지닌 제품만이 냉랭한 소비 시장을 녹일 수 있다는 것이 산업계의 판단이다.

이 밖에도 뷰티계에서는 독자적인 피부 과학 기술을 집약한 프리미엄 안티에이징 라인 제품들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며 불황 속에서도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처럼 킬러템은 단순히 일시적인 유행을 타는 제품이 아닌,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하고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물론, 혁신적인 기술과 프리미엄 원료를 앞세운 킬러템 전략이 모든 기업에게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제품에 효과적으로 담아내는 능력, 그리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전달하는 마케팅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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