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파업사태 봉합에도 불씨 남아…신세계·골든블루로 번지는 보상 갈등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6-17 11: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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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노사, 기본급·수당 체계 개선 합의…창사 70년 첫 파업 사태 마무리
신세계 노조, 성과급 기준 공개·지급 확대 요구…보상체계 투명성 쟁점 부상
골든블루 장기 파업 지속…식품·유통업계 전반으로 노사 갈등 확산 우려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IT업계를 중심으로 불거진 성과급 산정 기준 공개와 성과 공유 논란이 유통·식품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보상 체계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구성원들의 문제 제기가 잇따르면서 임금과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업계 전반의 주요 현안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특히 창사 이후 처음으로 파업을 경험한 오리온이 노사 합의를 통해 갈등을 봉합했지만, 신세계와 골든블루 등에서는 성과급 지급 기준과 임금 체계를 둘러싼 대립이 이어지고 있어 업계의 긴장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 오리온 노사는 지난 16일 오후 진행된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기본급 인상과 수당 체계 개선에 최종 합의했다. [사진=오리온]

 

17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노사는 지난 16일 오후 진행된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기본급 인상과 수당 체계 개선에 최종 합의했다. 당초 17일 예정됐던 추가 교섭은 하루 앞당겨 개최됐으며, 약 5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번 협상은 지난 수개월간 이어져 온 노사 갈등의 분수령이었다. 양측은 기본급 인상 폭과 직무별 보상 체계 개선, 기본급과 수당 비율 조정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노조는 전 직무 기본급을 7.5% 인상하고, 기본급과 수당 비율을 기존 6대4에서 7대3으로 조정하기로 한 기존 노사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직무별 업무 강도와 성과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보상 체계 마련도 요구했다.

 

노조가 강경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회사의 실적 성장세가 자리하고 있다. 오리온그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3324억원, 영업이익 5582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이에 상응하는 임금 체계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노조 측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경영 환경과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사측은 기존 2% 수준이던 임금 인상률을 3.5%까지 상향하는 수정안을 제시하며 협상에 나섰지만 노조 요구와는 상당한 격차가 있었다.

 

결국 노조는 지난 4~5일 부분 파업을 단행했다. 이는 1956년 창립 이후 70년 가까운 역사에서 처음 발생한 파업으로 기록됐다. 파업에는 슈퍼마켓 납품과 판매를 담당하는 영업직 직원 70여 명이 참여했으며, 오전 근무를 마친 뒤 오후 업무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노사는 지난 10일에도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이후 추가 협상을 이어간 끝에 이날 최종 합의안이 마련되면서 전면 파업 위기는 피하게 됐다. 노조는 향후 조합원 찬반 투표 등 내부 절차를 거쳐 최종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근 신세계에서도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신세계 노동조합은 지난 11일 박주형 대표에게 공문을 보내 올해 상반기 성과급 협상을 공식 요청하고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했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과정과 기준을 구성원들에게 공개하고 지급 규모를 확대하는 동시에 관련 기준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신세계 노조가 요구하는 핵심 내용은 성과급 지급 기준 공개와 지급 규모 확대다. 노조는 영업이익 대비 성과급 지급 비율을 기존 10%에서 15%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매년 노사 협상 결과에 따라 지급 규모가 달라지는 현행 구조 대신 명문화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기업의 성과 창출 과정에 구성원들의 기여가 반영되는 만큼 성과급 지급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유통업계 전반에서 실적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성과 공유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기화된 노사 갈등 사례로는 골든블루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골든블루 노조는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지급 문제를 둘러싸고 2024년 4월부터 1년 이상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사측은 지난해 5월 수도권 영업점 4곳에 대해 직장폐쇄를 단행했으며, 이후 국회 국정감사를 앞둔 지난해 9월 이를 해제했다.

 

그러나 갈등은 현재까지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노조는 사측을 임금체불과 부당노동행위 혐의 등으로 고소했으며, 노사 간 법적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부산지방노동위원회 사후조정 과정에서 구두 합의됐던 성과급 체계 마련을 위한 TF 구성과 희망퇴직 보상안이 무산되면서 핵심 현안 해결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노조에 따르면 통상 연봉의 약 30% 수준에 해당하는 연말 성과급도 지난해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농심을 비롯한 주요 식품기업들도 임금 교섭을 진행 중이거나 협상을 앞두고 있다. 특히 오리온 노조가 소속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에는 해태제과, 파리바게뜨, 풀무원, 동서식품 등 주요 식품업체 노조가 참여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노사 갈등은 단순히 임금 인상 여부를 넘어 성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라며 "오리온 사례가 일단 봉합되기는 했지만 성과급과 보상 체계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면서 향후 유통·식품업계 전반에서 유사한 갈등이 나타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기업일수록 노사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보상 체계 개편이 향후 업계 노사 관계의 핵심 화두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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