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보다 약국 눈치가 더 중요?"… 약사회장 출신 인사, 유한재단 이사장 선임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70%를 온라인이 장악한 가운데, 유한양행이 시장 점유율 4%에 불과한 약국 전용 건기식 제품 8종을 출시해 업계가 당황하는 기색이다. 종근당건강과 대웅제약이 온라인과 다채널 확대로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동안, 유한양행은 대한약사회와 손잡고 약국 중심 전략을 고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유한양행의 이 같은 행보는 약국이 의약품 판매의 핵심 채널인 만큼, 건강기능식품으로 약사회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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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한양행이 약국전용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했다. |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24년 시장 규모는 6조 440억 원으로, 2019년(4조 8,936억 원) 대비 5년간 27% 성장했다.
유통 채널별 점유율을 보면 시장의 판도가 명확하다. 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인터넷몰이 69.8%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만 32.3%, 브랜드몰 24.0%, 홈쇼핑·백화점몰 13.3% 등이다. TV홈쇼핑은 5.7%로 집계됐다.
반면 약국은 4.2%에 불과했다. 대형할인점(5.5%), 다단계(5.2%)와 비슷한 수준이다. 온라인과 홈쇼핑을 합치면 약 75%가 비대면 채널에서 거래되는 셈이다.
그런데도 유한양행은 대한약사회와 손잡고 약국 전용 건강기능식품 8종을 출시했다. 업계는 유한양행이 시장 점유율 4%에 불과한 약국에 왜 집중하는 이유로 "약사회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특히 유한양행은 올해 6월 대한약사회장 출신인 원희목 회장을 유한재단 이사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원 회장은 약사회장을 역임한 뒤 국회의원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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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희목 유한재단 이사장. |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국 판매 비중이 4%대지만, 제약사에게 약사회는 여전히 중요한 파트너"라며 "의약품 유통의 주력 채널이 약국인 만큼, 건강기능식품으로 약사회와의 관계가 손상되는 것을 우려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과 정반대 전략을 택한 곳이 종근당건강이다. 약국 중심 유통망을 과감히 온라인으로 전환한 결과, 프로바이오틱스 '락토핏'이 단일 브랜드 매출 기준 업계 1~2위권에 진입했다.
종근당건강의 유통 포트폴리오 변화는 극적이다. 홈쇼핑 판매 비중이 2021년 42.2%에서 2023년 29.8%로 낮아진 반면, 온라인 채널은 25.1%에서 31.8%로 확대됐다. 지급수수료가 높은 홈쇼핑 의존도를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한 것이다.
대웅제약은 전방위 공략을 택했다. "누구나 건강할 권리가 있다"는 국민 건강 프로젝트를 내세우며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동시에 영국산 비타민C, 노르웨이산 rTG 오메가3 등 엄선된 원료로 품질 신뢰도를 확보했다.
온라인 직영몰에는 전문 영양사를 배치해 1:1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에너씨슬 브랜드는 베이직, 콜레다운, 레이디(여성용) 등 6종으로 세분화했다. 닥터베어는 EX 라인(1만 원대), RX 라인(프리미엄)으로 가격대를 이원화했다. 가장 파격적인 것은 다이소와의 협력이다. 올해 2월 전국 200개 다이소 매장에 닥터베어 26종을 출시하기도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다이소가 전체 건기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시장가능성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중요한 채널이라고 인식하고 있어,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점유율 4%에 불과한 약국 채널에 유한양행이 올인하는 이유에 대해선 “약국은 의약품 판매의 핵심 채널이므로, 건강기능식품으로 약사회와의 관계가 악화되면 전체 비즈니스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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