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환 리스크’ 못 벗어난 삼천리자전거…실적 반등에도 오너 배임에 지배구조 ‘발목’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9-01 10:30:44
동생 상여금 2.5억 초과 지급·부모 가사인력 급여까지…13억 배임 인정
거래 재개됐지만 지배구조 숙제…실적 회복과 엇박자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삼천리자전거가 지난해 영업이익을 300% 넘게 끌어올리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오너 리스크'의 그림자는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회장이 13억원대 업무상배임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으면서다.

 

특히 법원이 인정한 배임 행위 가운데 오너 일가의 사적 비용을 회사가 장기간 부담한 내용이 포함되면서 단순한 경영진 개인의 일탈을 넘어 이사회와 감사 등 내부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 [사진=챗GPT]

 

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김 회장의 업무상배임 혐의 일부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배임 금액은 13억180만여원으로, 2024년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 935억9523만원의 1.39%에 해당한다.

 

삼천리자전거는 올해 초 김 회장의 배임 혐의가 불거지면서 한때 상장폐지 기로에 서기도 했다. 김 회장에 대한 공소 제기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1월 12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절차를 밟았다.

 

회사는 지난 3월 20일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했고 한국거래소는 4월 17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상장유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4월 20일부터 주식 거래가 재개됐다.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이후 1심 법원이 실제 배임 행위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리면서 회사 내부통제와 경영 투명성을 둘러싼 문제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 동생 상여금 4100만원→2억9100만원…2.5억 초과 지급

 

1심 법원이 인정한 배임 행위는 크게 세 갈래다. 우선 김 회장은 2015년 동생인 김영환 전 참좋은여행 사장에게 회사 내부 기준을 크게 웃도는 상여금을 지급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삼천리자전거와 계열사의 통상적인 상여금 지급 수준은 임원 기본급의 500%, 직원은 500~600%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적용하면 김 전 사장에게 지급할 상여금은 약 4100만원 수준이었지만 실제로는 약 2억9100만원이 지급됐다.통상 기준보다 약 2억5000만원 많은 금액이다. 

 

더욱이 초과 지급된 자금 가운데 일부는 김 전 사장이 회사에 부담하고 있던 채무를 갚는 데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삼천리자전거에 대한 채무 약 3400만원과 스마트자전거에 대한 채무 약 1억3000만원 등이다.

 

법원은 2014년 지급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면소 판단을 내렸지만 2015년 지급분에 대해서는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부모 가사도우미 급여까지 회사 돈으로…16년간 이어진 '내부통제 구멍’

 

시장에서는 배임액의 절대적인 규모보다 비용 집행이 장기간 이어졌다는 점을 더 주목하고 있다. 김 회장 부친의 가사도우미와 운전기사, 모친의 가사도우미 등 오너 일가의 사적 업무를 담당한 인력에 대한 급여를 회사가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관련 비용 지급 기간은 2008년부터 2024년까지 약 16년에 달하며 금액은 약 8억원 규모다.

일부 가사인력과 이들의 자녀가 회사 직원으로 등재된 정황도 법원 판단 과정에서 드러났다.

일회성 비용 집행이나 단기간의 회계처리 문제가 아니라 10년 넘게 오너 일가의 사적 비용이 회사 비용으로 처리됐다는 점에서 이사회와 감사 등 내부 감시기구가 이를 왜 걸러내지 못했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도 유죄 판단 대상에 포함됐다. 김 회장은 삼천리자전거 법인카드를 이용해 치과 진료비 등 개인적인 비용을 55차례에 걸쳐 약 5700만원 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회사 내부 자금이 오너 일가를 위해 장기간 사용됐음에도 이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시정하지 못했다는 점이 이번 사건의 핵심적인 지배구조 리스크로 꼽힌다.

 

 영업익 312% 급증했는데…실적과 엇박자 난 '오너 리스크’

 

아이러니한 것은 삼천리자전거의 실적이 최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삼천리자전거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1755억5994만원으로 전년 대비 8.93% 증가했다. 수익성 개선폭은 더 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4억2525만원으로 전년 30억1364만원보다 312.30% 급증했다. 당기순이익도 115억784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사업 부문별로도 자전거와 여행 사업이 나란히 개선됐다. 자전거 부문 영업이익은 25억6344만원으로 전년 대비 173.02% 증가했고 여행 부문 영업이익은 97억8234만원으로 390.09% 뛰었다.

 

본업과 자회사 실적이 동시에 살아났지만 지배구조 문제가 기업가치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시장 반응도 이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유지 결정으로 4월 20일 거래가 재개되자 삼천리자전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94% 오른 575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장폐지 불확실성이 걷힌 데 따른 안도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후 김 회장에 대한 1심 유죄 판결이 나오면서 회사가 상장폐지 고비를 넘긴 것과 별개로 '오너 리스크' 자체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13억 돌려받았지만…'16년 내부통제 공백' 어떻게 메우나

 

삼천리자전거는 공시를 통해 배임 발생 금액 약 13억원을 전액 회수했다고 밝혔다. 재무적인 측면만 놓고 보면 배임액이 회사의 최종 손실로 남지는 않은 셈이다. 하지만 자금 회수와 내부통제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1심 법원이 인정한 행위 가운데 오너 일가의 사적 비용을 회사가 장기간 부담한 내용이 포함된 만큼 향후 시장의 시선은 '13억원을 돌려받았느냐'보다 '왜 16년 동안 걸러내지 못했느냐'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상장폐지 위기를 계기로 마련한 경영개선책이 실제로 오너 일가와 회사 간 이해상충을 차단할 수 있는지, 이사회와 감사 기능의 독립성을 어떻게 강화할지도 향후 기업가치 회복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배임 금액의 크기보다 장기간 이 같은 비용 집행을 걸러내지 못한 구조 자체가 기업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더 중요한 문제"라며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 오너 일가와 회사 경영 사이의 이해상충을 차단할 수 있는 장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판결은 1심인 만큼 향후 항소심 결과에 따라 김 회장의 형사책임 범위와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김 회장의 1심 판결과 관련해 "추후 진행사항 및 확정 사실이 있을 경우 관련 사항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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