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선임해 이병철 회장 겨냥 법적 공방 본격화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면서 고금리 장기화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올투자증권의 경영권을 둘러싼 1·2대 주주간 분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의 2대 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는 다올투자증권을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소송을 지난 3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면서 고금리 장기화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올투자증권의 경영권을 둘러싼 1·2대 주주간 분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여의도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
지난 9월 주식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한 뒤 김기수 대표가 제기한 이번 가처분 소송의 첫 심문은 내달 6일 열릴 예정이다. 특히 김 대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대리인으로 선임해 다올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측을 상대로 법적 공방을 벌일 태세다.
이 회사는 올해 9월30일 기준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이 1511만7755주로 24.82%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다.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는 430만9844주를 보유해 7.08%, 김 대표의 부인 최순자 씨의 경우 389만6754주로 6.4%의 지분율로 각각 2·3대 주주다.
김 대표와 부인 최 씨의 실질적인 지분율은 14.34%에 이르고 있는데 지난 4월 CFD(차액결제거래) 사태로 폭락했던 다올투자증권의 주식을 대량 매집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주식보유 목적은 일반투자였으나 9월에 경영권 참여로 변경하면서 심상치 않은 상황으로 전환됐다.
반면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과 현 임직원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이 25.19%로 김 대표 측과의 격차가 10.85%P에 불과하다. 우선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27일 법적으로 허용하는 수준에서 투자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자료를 김 대표 측에 충실히 제공했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가처분 소송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와 판단에 따를 예정이지만 김기수 대표 측이 회사와 사전 논의도 없이 진행한 만큼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다올투자증권은 소송에 대비한 변호사 선임 여부를 검토하고 있을 뿐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무엇보다 김 대표 측이 그동안 행동주의 펀드와 기업지배구조, M&A 등에 대한 활발한 자문활동이 눈에 띄고 있는 김앤장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김 대표측은 이번 가처분 소송에 대해 핵심 자료가 빠진 일부 자료만 열람할 수 있었다며 자료 제출을 다시 요구했으나 불성실한 답변만 받았다며 소송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김 대표측은 높은 부동산 투자 비중이 고금리 장기화와 맞물려 경영 악화로 이어지고 정상화를 위해 자금 투입이 필요하면 경영진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 부동산 부분의 잠재적 리스크와 손실현황을 파악하려 했으나 회사에서 제공한 자료로는 확인하기에 부족하다며 투명하게 자료를 공개하고 수익 창출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324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작년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누적 적자는 667억원, 누적 순손실액도 124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집중했던 부동산 투자로 관련 임직원들이 대규모 성과급을 받던 상황에서 급반전돼 회사 경영실적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미 경영권 참여를 주식보유 목적으로 못 박은 김 대표측은 2대 주주로서 임원의 선임이나 해임을 할 수 있고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한 만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