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반도체 클러스터서 사망 사고…'영하권 11시간 노동' 논란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6 15:47:19
영하 7도 환경서 근로중 뇌혈관 질환 악화
경찰, 시공사 하청업체 대상 안전수칙 준수 여부 수사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SK에코플랜트 공사 현장에서 영하권의 추위 속에 장시간 작업하던 50대 노동자가 쓰러져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경찰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밤 9시 40분쯤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배 모 씨가 동료들과 철근을 옮기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배 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6시간 만에 끝내 사망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사진=용인특례시]

 

조사 결과 배 씨는 사고 당일 오전 7시부터 13시간째 현장에 머물고 있었으며, 시공사 측은 휴게시간을 제외한 실제 근무 시간이 11시간이었다고 확인했다. 

 

사고 당시 용인의 기온은 영하 7.4도였으며, 당일 아침부터 영하권의 추위가 이어졌다. 배 씨의 사인은 뇌동맥 파열로 진단됐는데, 한파 속 고강도 노동이 뇌혈관 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계는 이번 사고를 전형적인 '과로사'이자 '인재'로 규정하며 비판했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영하권 한파 속에서 10시간이 넘는 야간 작업은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한 무리한 공기 단축"이라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뇌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만큼 적정 휴게시간 보장과 작업 시간 단축이 반드시 지켜졌어야 했다"며 원청인 SK에코플랜트의 관리 감독 책임 강화를 촉구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하고, 시공사와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약 415만㎡(126만평) 부지에 조성 중인 대규모 반도체 생산 단지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1.4배에 달하며, 축구장 580여 개가 들어갈 수 있는 거대한 부지다.

 

SK하이닉스가 주도해 총 120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차세대 메모리 생산을 위한 팹(Fab) 4기와 50여 개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업체가 입주할 예정이다. 국가 전략 사업으로서 2027년 5월 가동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하루 평균 1만명 이상의 노동자가 투입되며, 공기 단축과 적기 준공을 위해 주 7일, 하루 24시간 3교대 체제로 연중무휴 가동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은 층고가 매우 높고 구조가 복잡해 철근 등 무거운 자재를 옮기는 고강도 노동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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