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병목현상 해결 위한 청주 HBM 공장, 내년부터 생산 예정"

황성완 기자 / 기사승인 : 2025-11-03 14: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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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Now & Next' 주제 국내 최대 AI 행사 개최
최 회장 "AI 수요, 성장 속도 폭발적"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메모리 칩으로 바틀랙(bottleneck,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청주에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HBM) 공장을 완공해 오픈했는데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며, 2027년에는 용인 클러스터도 구축해 생산 효율을 증대할 예정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AI Now & Next’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SK AI 서밋은 반도체, 에너지설루션, AI 데이터센터, 에이전트 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 걸친 SK그룹의 AI 경쟁력을 국내외 기업과 학계에 소개하고, 글로벌 빅테크와 최신 AI 동향을 공유하며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행사다. 지난해 온·오프라인으로 3만명 가량 참여한 국내 최대 AI 행사다. 

 

올해는 AI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의미의 ‘AI Now & Next’를 주제로 열렸으며, 약 3만5000명의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최 회장은 "AI 시장은 2020년 2300억달러(한화 약 328조원)에서 올해 6000억달러(약 856조원)까지 약 24% 성장했다"며 "오픈AI, 메타뿐 아니라 국가 단위 투자까지 본격화됐으며, 미국·중국에 이어 각국 정부가 직접 AI 인프라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 수요 증가의 근거로 ▲추론(inference)의 본격화 ▲기업간거래(B2B)의 AI 도입 ▲에이전트의 등장 ▲국가간 소버린 AI(주권형 AI) 경쟁을 꼽았다. AI가 본격적으로 추론을 하게 되면서 주어진 질문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고 자신의 답에 대한 검증을 반복해 결과적으로 더 나은 답변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컴퓨팅(연산) 수요가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업들의 AI 적용 확대, 사람의 개입 없이 365일 24시간 스스로 임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의 확산 또한 마찬가지다. 최 회장은 "모든 기업들이 AI가 사업에 적용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보며 경쟁을 위해 AI를 도입하고 있고, 이 과정에 비용(cost)는 고려되지 않아 B2B AI 시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중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 국으로 확산된 소버린 AI 경쟁은 AI 투자주체로 기업에 이어 국가가 더해지며 AI 수요를 더 키울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 회장은 이 같은 AI 수요 증가에 대응할 SK의 역할로 ‘가장 효율적인 AI 설루션 제공’을 꼽았다. 지난해 최 회장이 SK AI 서밋에서 밝혔던 AI 확산의 걸림돌인 ‘수요, 공급의 불일치(병목현상)’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SK가 집중할 분야로 ▲메모리반도체 ▲AI 인프라 ▲AI 활용을 제시하며 “AI는 스케일 경쟁이 아닌 효율경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율적인 AI 설루션은 비용을 줄일 뿐 아니라 AI 격차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메모리반도체에 대해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비롯한 AI 칩 성능이 매년 향상되고 있지만 정작 AI 컴퓨팅을 뒷받침할 메모리반도체 공급 속도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업계 상황을 전했다.

 

최 회장은 "공급이 병목이 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많은 기업들로부터 메모리반도체 공급 요청을 받고 있어서 이걸 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고민이 깊다”며 “고객에게 책임지고 공급하는 것이 고객을 위한 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픈AI 역시 SK에게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필요한 HBM를 월 90만장씩 공급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HBM 증산을 위해 내년 중 본격 가동할 청주캠퍼스 M15X팹(Fab, 반도체 제조시설), 2027년 본격 가동할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소개개했다. 그는 “AI 메모리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는 팹 한 곳당 청주캠퍼스 M15X 6개가 들어간다”며 “용인반도체클러스터 4개 팹이 완성되면 청주캠퍼스 M15X 팹 24개가 지어지는 효과”라고 충분한 양의 메모리반도체 공급 의지를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의 문제를 풀 수 있는 건 AI"라며 "메모리반도체 생산 속도를 높이고 데이터센터 운영 자동화와 가상화에 AI 적용을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와 만나 의견을 같이한 ‘AI 팩토리’ 협력을 바탕으로 메모리반도체 성능 개선과 생산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위해 엔비디아의 GPU와 디지털 트윈 설루션을 활용한 가상 공장을 만들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정을 완전 자율화 할 계획이다.

 

또한 SK텔레콤의 업무용 AI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처럼 실제 업무에 활용 가능한 AI 도구(툴)를 개발해 선제적으로 사용하며, SK 외부에서도 활용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최 회장은 기조연설 말미에 SK와 AI 생태계를 꾸려가는 국내외 파트너사들을 화면에 소개하며 “AI는 혼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SK AI 전략의 핵심은 파트너와 공동으로 설루션을 설계하고 발전해가는 것”이라며 “SK는 파트너와 경쟁하지 않고, 빅테크와 정부, 스타트업 등 여러 파트너들과 AI 사업기회를 만들어 최고 효율의 AI 설루션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SK AI 서밋은 지난해 SK그룹 멤버사 중심으로 꾸려졌던 전시를 스타트업, 학계, 해외 기업 등으로 참여 범위를 넓혀 규모와 다양성을 키웠다. AWS, 엔비디아, 슈나이더 일렉트릭 등 빅테크가 각자의 AI 데이터센터, AI 에이전트, AI 팩토리 등 AI 기술을 국내에 직접 선보여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한편, 최 회장에 이어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SK의 AI 인프라 역량을,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AI 컴퓨팅 설루션 기업으로 거듭나는 SK하이닉스의 미래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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