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금리 역전, 은행 초단기 예적금 인기

송현섭 / 기사승인 : 2023-10-25 14: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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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만기도 길다·1개월 만기 상품까지 등장
빠른 이자수익 노리는 최근 고객 트렌드 반영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6개월 만기 정기예금 이자가 1년 만기 금융상품보다 오르는 장단기 금리의 역전 때문에 은행권에 등장한 초단기 예·적금 상품들이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단기 정기 예·적금 금리를 조정하면서 통상 장기상품 금리가 높던 데서 단기 금리가 만기에 따라 장기상품과 같은 수준이거나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6개월 만기 정기예금 이자가 1년 만기 금융상품보다 오르는 장단기 금리의 역전 때문에 은행권에 등장한 초단기 예·적금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은행 금융상품 자료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더욱이 은행들이 만기가 돌아온 기존 예·적금 재유치를 위해 초단기 예·적금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빠른 이자수익을 바라는 최근 금융 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기묘한 진풍경이 연출되는 상황이다.

우선 KB국민은행에서 취급하는 KB스타 정기예금 상품은 24일 기준 6개월 만기 최고금리가 4.08%에 달한다. 12개월 만기 같은 상품의 최고금리 4.05%보다 0.03%P 높아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났다.

이런 상황은 NH농협은행도 마찬가지로 NH왈츠회전예금 II 6개월 최고금리는 4.05%인데 반해 12개월 만기 최고금리가 3.95%로 0.1%P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6개월과 12개월 만기 상품의 최고금리가 4.05%로 같고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역시 4%로 장단기 상품의 금리차가 사라졌다.

인터넷은행업계에서도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이 만기 6개월과 12개월 모두 최고금리가 4%로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의 장단기 예·적금 금리차가 사라지거나 단기상품의 금리가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 불안한 국공채시장 때문에 수신금리가 인상댔고 최근 만기 도래로 재유치 경쟁이 본격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단기 금융상품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져 6개월 만기를 뛰어넘는 1개월에서 3개월짜리 초단기 예·적금이 출시되고 있다”며 “은행들의 재유치 경쟁과 고객들의 단기상품 선호 경향이 맞물려 초단기 상품의 인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권에서는 6개월 만기의 단기 예·적금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최소 1개월에서 3개월 만기까지 초단기 예·적금 상품이 이미 등장한 상태다. 카카오뱅크에서 최근 내놓은 한달 적금은 31일간 납입 가능한 적금인데 기본 연 2.5% 금리에 매일 적금을 납입시 우대금리를 0.1%P 제공한다.

5번씩 납입할 때와 최종 31회를 포함해 모두 6번까지 보너스 우대금리 제공하는 만큼 고객은 최종 연 8% 금리로 이자를 받는다. 심지어 납입 전에 이자를 미리 지급하는 정기예금 상품까지 선을 보였다.

토스뱅크에서 출시한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이 화제의 주인공인데 고객이 가입하는 즉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세전 연 3.5% 금리에 계좌당 가입 한도가 100만원부터 10억원까지 정해져 있으나 가입 즉시 선이자를 지급하는 은행 금융상품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쏠린다.

아울러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여수신 상품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업계에서도 이 같은 경향은 다를 것이 없는 상황이다. OSB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이달 24일 기준 6개월 만기가 4.6%로 12개월 만기 금리 4.2%보다 높아 0.4%P 차이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

아산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역시 6개월 만기가 4.51%인데 12개월의 경우 4.31%로 0.2%P 낮다. 스타·오투·DH·동원제일·흥국저축은행을 비롯한 상당수 저축은행에서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 수준이 12개월 만기 상품보다 높은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참고로 이날 기준 금융권 12개월 예·적금의 최고금리는 4.52%로 6개월 만기 금리 4.6%에 비해 0.08%P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6회 연속 동결과 정부·금융당국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장단기 예·적금 금리 역전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기존 수신고 유지하기 위해 벌이는 재유치 경쟁이 ‘제살깎아먹기’식 출혈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빠른 이자를 원하는 고객의 선호도에 맞춰 초단기 상품을 취급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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