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구매 공식 확 바뀐다... 차는 '사고' 배터리는 '구독'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5-11 15:12:13
배터리 분리 소유 첫 허용…초기 구매 부담 낮춰 전기차 대중화 승부수
현대차 중심 2000대 실증 추진…재활용·잔존가치까지 연결한 순환형 생태계 주목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를 차량 본체와 분리해 리스 형태로 이용할 수 있는 ‘배터리 구독 모델’을 허용하면서 전기차 시장 구조 변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초기 차량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 비용 부담을 낮춰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배터리 재활용과 잔존가치 회수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11일 제8차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열고 배터리 구독 서비스와 자율주행 실증 등을 포함한 총 16건의 규제 샌드박스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차원에서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이다.
 

▲ 국토부.

이번 안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다. 현행 자동차관리법 체계에서는 차량과 배터리를 분리해 소유하는 방식이 허용되지 않았지만, 이번 실증을 통해 소비자가 차량 본체만 구매하고 배터리는 별도 리스 형태로 이용하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이를 통해 소비자의 초기 구매 부담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상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 수준으로 평가된다. 배터리 비용을 분리할 경우 차량 구매 가격 자체를 낮출 수 있어 전기차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증 사업은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2026년 10월부터 약 2년간 총 2000대 규모로 추진된다. 배터리 이용료는 실증 과정에서 사업자가 별도로 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해당 모델이 단순 금융리스와는 차별화된 구조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소유권을 리스사가 보유함으로써 사용 종료 이후 회수와 재활용이 가능해지고, 잔존가치를 반영해 이용료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전문 관리 체계를 기반으로 배터리 성능 유지와 안전 관리 수준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소비자 보호 책임은 기존 체계를 유지한다. 배터리 리콜과 무상수리 등 주요 책임은 완성차 제조사가 부담하도록 해 소비자 혼선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규제 완화가 병행된다.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에 투입되는 자율주행 전용차량 200대는 자기인증 절차 없이 임시운행허가만으로 도로 주행이 가능해진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특성을 반영해 실증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 현장대응 차량의 긴급자동차 지정,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실증 허용, 교통약자 맞춤형 이동 서비스 도입 등도 함께 추진된다. 특히 고령 운전자 사고 예방과 교통약자 이동권 확대 측면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이번 규제 샌드박스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관련 법령 개정과 제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소비자 수용성과 안전성 검증을 거쳐 합리적인 제도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미래 모빌리티 환경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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