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의류건조기 집단분쟁 "위자료 10만원 지급하라"...소비자분쟁조정위, 품질보증책임 인정

유지훈 / 기사승인 : 2019-11-20 17:15:14
"'콘덴서 자동세척' 광고와 실제 기능 달라 소비자 선택권 제한 여지"
"잔류 응축수, 녹발생으로 인한 피부질환 인과관계는 확인 어려워"

[메가경제 유지훈 기자]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LG전자의 의류건조기를 구매하거나 사용한 소비자들이 자동세척 기능 불량 등을 이유로 구입대금의 환급을 요구한 집단분쟁조정 신청 사건에 대해 LG전자가 신청인들에게 위자료 1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앞서 LG전자의 의류건조기를 구매하거나 사용한 소비자 247명은 올해 7월 29일 의류건조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구입대금의 환급을 요구하며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소비자들은 광고와 달리 자동세척 기능을 통한 콘덴서 세척이 원활히 되지 않고, 내부 바닥에 고인 잔류 응축수가 악취 및 곰팡이를 유발하며, 구리관 등 내부 금속부품 부식으로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29일 서울 송파구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서 관계자가 건조기에 먼지가 쌓이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8월 29일 서울 송파구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서 관계자가 건조기에 먼지가 쌓이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집단분쟁조정은 집단적 소비자피해에 대한 신속한 분쟁해결을 위해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50명 이상의 소비자에게 같거나 비슷한 유형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절차가 개시된다.


위원회는 지난달 14일 LG전자의 의류건조기 관련 건에 대해 소비자기본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집단분쟁조정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위원회의 결정은 광고에 따른 사업자의 품질보증책임을 인정함으로써 사업자의 정확한 정보제공 의무를 강조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 사건과 관련해 LG전자는 콘덴서 먼지 쌓임 현상이 건조기 자체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건조기의 하자로 판단할 근거가 없고, 잔류 응축수 및 콘덴서의 녹이 드럼 내 의류에 유입되지 않아 인체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없으며, 관련 기능에 대해 사실과 부합하게 광고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 대해 위원회는 “LG전자가 콘덴서 자동세척의 구체적인 작동 환경에 대해 광고한 내용은 신청인들에게 ‘품질보증’을 약속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실제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광고내용과 차이가 있어 콘덴서에 먼지가 쌓였으므로 이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광고에는 ‘1회 건조당 1~3회 세척’, ‘건조시마다 자동으로 세척해 언제나 깨끗하게 유지’ 등의 표현이 포함되어 있으나, 실제는 일정 조건(의류의 함수율이 10~15% 이하, 콘덴서 바닥에 1.6~2.0ℓ의 응축수가 모이는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자동세척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원회는 “LG전자가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에 대해 10년 동안 무상보증을 실시하겠다고 이미 발표했고, 한국소비자원의 시정권고를 수용하여 무상수리를 이행하고 있어 품질보증책임을 이행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결정했다.


다만, 위원회는 LG전자가 광고에서 콘덴서 자동세척이 조건 없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표현했으나 실제로는 일정 조건에서만 자동세척이 이루어짐으로 광고를 믿고 제품을 선택한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되었을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수리로 인해 겪었거나 겪을 불편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자료 1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위원회는 의류 건조기의 잔류 응축수, 녹발생으로 인해 피부질환 등의 질병이 발생했다는 신청인들의 주장은 “그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조정결정서를 작성해 당사자에게 14일 이내에 송달할 예정이다. 당사자는 결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조정결정 내용에 대한 수락 여부를 조정위원회에 통보해야 한다.


당사자가 위원회 조정결정을 수락하는 경우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하며, 위원회는 LG전자에게 당사자가 아닌 자에 대한 보상계획서를 제출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LG전자 관계자는 "조정안을 검토한 후 기한 내에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수락하지 않으면 소비자가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반대로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한 소비자도 이번 결정을 수락하지 않고 소송을 낼 수 있다.


신종원 위원장은 “앞으로도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동일한 피해가 발생한 사건에 대해 집단분쟁조정 절차를 적극 활용하여 신속하고 공정하게 분쟁을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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