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인터뷰] 국회소통관 외계인키친·갤러리 이아란 대표 "청년 셰프·작가의 꿈을 인큐베이팅하다"

연보영 기자 / 기사승인 : 2021-05-28 02: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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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셰프를 위한 인큐베이팅 주방 ‘외계인키친’
청년 작가를 위한 인큐베이팅 프로젝트 ‘외계인갤러리’
정치 1번지 여의도 국회 소통관서 노하우·공간 교류
"코로나 여파에 새로운 시도 더 힘들어진 청년들 안타까워"

2020년 초반,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드라마가 젊은 층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태원 클라쓰’였다.

에너지 넘치는 이태원 거리를 배경으로 꿈과 의지를 움켜쥐고 부조리한 기성세대와 세상을 향해 도전하는 청춘들의 창업 신화를 그려낸 이 드라마는 많은 젊은 심장들을 설레게 했다.

극중 청춘들에게 사업은 부를 좇는 경제적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곳 이태원 거리를 향해 문을 활짝 열었던 ‘그 식당’에는 빛나는 아이디어와 계산하지 않는 열정, 그리고 동행이 있었다.


외계인키친은 청년 셰프들을 위한 인큐베이팅 주방
 

▲ 연보영 기자와 인터뷰 중인 '외계인키친' 이아란 대표(왼쪽). 


‘외계인키친’, 이 장난기 넘치게 ‘힙’한 이름은 드라마 제목만큼이나 발랄하다. 이 톡톡 튀는 이름의 푸드코트가 위치한 곳은 에너지 넘치는 이태원 거리도, 쿨한 젊음의 홍대 거리도 아니다.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가 그 주소지다.

외계인키친은 대한민국 정치 여론의 중심가인 여의도 국회의사당 내 국회소통관 1층에 위치한 식당카페다. 그 자체만으로도 여느 카페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만 이 카페의 또다른 남다름은 사회·문화적 공간으로의 변신에 있다. 매월 청년 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위해 무료로 제공되는 공간, 바로 ‘외계인 갤러리’의 존재다.

가장 묵직하고 치열한 공간에 위치한, 이 재기발랄한 이름의 식당과 갤러리는 젊은 실험정신과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곳이다. 물론 입맛을 사로잡는 음식과 음료는 기본 옵션이다.

여의도 정치 1번가에 위치한 이 쿨하고 힙한 식당 카페의 운영자인 이아란 대표(37)를 만나 외계인키친이 그리고자 하는 세계를 들여다 보았다

외계인갤러리는 청년 작가들을 위한 인큐베이팅 프로젝트


▲ 이아란 대표는 "청년들이 지금의 젊은 패기와 열정으로 노력한다면 향후에는 외식업계의 거인들로 성장하리라는 믿음으로 '외계인키친'이라 네이밍했다"고 설명했다.


― ‘외계인키친’이라는 상호명이 굉장히 독특합니다. 소위 청년들이 선호하는 힙한 괴짜 감성이 느껴집니다. ‘외계인키친’이라는 공간은 식당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 듯한데요.

▲ 외계인키친은 ‘외식업계 거인들의 주방’이라는 뜻으로 대한민국 국회 내에 위치한 젊은 셰프들로 이루어진 인큐베이팅형 주방입니다. 지금의 젊은 패기와 열정으로 노력한다면, 향후에는 외식업계의 거인들로 성장하리라는 믿음으로 네이밍했습니다.

외식산업 분야의 현장 경험과 다양한 외식업체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외식업을 창업하고자 하는 젊은 청년들을 지원·육성합니다. 즉, 그들이 안정적인 창업을 이룰 수 있도록 서포트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인큐베이팅형 푸드코드라 할 수 있습니다.

외계인키친의 청년 셰프 인큐베이팅 프로젝트와 더불어 외계인갤러리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 예술계의 젊고 능력 있는 청년작가들에게 국회 내의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무료작품전시 및 개인전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문화기획자? 현장에서 재능있는 친구들에게 좀 더 관심 가질 뿐”
 

▲ 이아란 대표는 '외계인키친'을 청년 작가들의 작품들을 전시하는 공간인 '외계인갤러리'로도 운용하고 있다.


― 외식업계에서 활동하는 사업가이자 젊은 예술 작가들의 인큐베이팅을 이끄는 문화 기획자이기도 하군요. 독특한 이력이라고 생각되는데, 이전에는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활동했는지요.

문화기획자라고 하기에는 다소 민망하게 느껴지는데요.(웃음)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요리를 했는데, 늘 머리 속에 떠오르는 메뉴를 그림으로 스케치하는 부분이 어려웠어요. 그림과 요리는 다른 능력이 요구되더군요. 본인이 생각하는 메뉴를 그림으로 잘 표현해내는 친구들이 부러웠습니다. 나도 내가 생각하는 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재능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제가 미술이나 예술 분야에 조예가 깊다거나,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이 있는 건 결코 아닙니다. 제가 하지 못하는 분야에 재능을 가진 친구들에 대해, 현장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것뿐입니다.

― 사업가와 문화기획자의 일을 병행하는 거네요. 두 정체성이 현실에서 서로 충돌되거나 갈등이 일어나는 점이 있을 듯한데 문제점은 없는지요.

▲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전문적으로 예술 분야를 공부하거나 종사했던 사람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마주쳤던 젊은 예술인 친구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공유하고 함께 고민하는 정도입니다. 그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 함께 하는 것이구요. 그래서 양쪽이 크게 충돌되거나 제 스스로 갈등이 일어날 만큼의 문제는 없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청년들은 힘든 길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워”


▲ 이아란 대표는 '외계인키친'을 청년 외에도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이나 장애인 고용 등의 분야도 염두에 두고 운용하고 있다.

― ‘외계인갤러리’는 ‘청년’, ‘예술’, ‘교류(소통), ’동행‘을 테마로 한 문화프로젝트라고 했는데요. 이러한 테마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을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 우연한 기회에 근무하던 회사가 홍대 거리에서 매장을 운영하게 되면서, 예술을 전공하고 그 분야에 종사하는 친구들을 자주 만나게 되었습니다. 매니저와 매장 아르바이트생의 만남인 셈이죠.

그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나라에서 젊은 예술 작가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게 되었어요. 어느 업계나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젊은 청년들은 아무래도 더 힘든 길을 가게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언젠가 제가 역량이 되면 그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그러다 국회 내에서 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우리나라에 재능 있는 젊은 작가들을 초대해 한 달씩 무료로 개인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게 된 것입니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젊은 청년작가들은 전시 기회도 줄어들고 더욱 힘겹게 지낼 수밖에 없습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청년작가들에게 무료 전시와 작품 홍보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고 국회 직원 및 상주 인원, 방문객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든 전시 관람 기회를 식사하는 곳에서라도 접하실 수 있도록 하고 싶어 기획했습니다.

“지금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할 시간”

▲ 외계인키친을 찾은 시민들이 '외계인갤러리'에 전시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 상황’은 모든 이에게 고통과 변화를 강요했지만, 그 중 특히 존립 여부가 불투명해질 정도로 타격을 받은 대표적 분야가 외식업계와 예술계입니다. 양쪽 모두 관련된 분야인데 그에 관한 개인적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국내의 외식 사업은 코로나 이전에도 포화 상태라고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었습니다. 그리고 국내 외식 트렌드는 너무나 빠른 속도로 변화하기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분야입니다. 그런 산업 현장에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쳐 외식업에 종사하는 분들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십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할 수 있죠. 현장에서 체감하는 외식업의 어려움은 예상하시는 것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예술 분야도 마찬가지 상황이구요. 특히 젊은 작가들의 전시 기회는 그 이전부터도 많지 않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예술 전시 및 공연은 거의 직격탄을 맞았어요. 양쪽 모두 힘든 시간이겠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연구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이 시간을 추억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믿으며, 저도 저희 팀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잘 버텨내며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의 노력과 열정,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대표적 공간됐으면”

▲ '외계인갤러리'에 전시된 '5월의 작가' 최서은의 작품전 포스터 앞에 선 이아란 대표. 코로나19 여파로 더욱 힘든 나날을 보내는 청년들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목소리가 제대로 미치는 우리 사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 국회 소통관이라는 다소 특별한 공간에서 사업과 기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회 소통관이라는 ‘공간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외계인키친’ 과 ‘외계인갤러리’가 위치한 이 공간이 가지는 특별한 의미와 힘에 대해서요.

우리는 늘 뉴스에서 국회 활동이나 정치 분야에 대한 다양한 소식을 접하지만, 저 또한 국회 내에서 사업을 하기 전까지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많은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국회는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모여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더 많은 분들이 국민을 위해 일하고 계십니다.

특히 외계인키친과 외계인갤러리가 위치한 소통관은 프레스센터가 위치하여 국회 출입 기자분들이 머무는 공간입니다. 또한 국회 내에서 외부인이 자유롭게 방문(1층)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죠. 국민을 대표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취재하고 그들의 소식을 전하는 공간에서 우리나라 20~30대 젊은이들의 노력과 열정,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으로서 운영하고자 합니다.

“노인이나 장애인등 다른 사회 약자층에 대한 관심도 높이는중”

▲ 이아란 대표는 우리 사회가 "노력이 성과로 연결되는 공정한 사회"가 되기를 항상 소원한다.

― 언제부턴가 이 사회에서 ‘청년’은 약자의 계층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듯합니다. 특별히 청년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를 기획해왔다는 것은 어려운 시대에 사회적 약자에 힘을 더하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혹시 사회의 또 다른 약자 계층과 함께 하겠다는 계획이 있는지요.

현재 외계인키친은 청년 외에도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이나 장애인 고용 등의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판매하는 식자재 중 일부는 장애인들로 구성된 사회적 기업에서 가공한 제품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1차 산업에 종사하는 농민들과의 상생 역시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농산물을 직거래방식으로 고객과 연계하면서 농가에는 유통수수료를 줄여드리고 고객들에게는 품질이 보장된 우수한 국산 농산물을 공급하는 일을 기획하고 실행 중입니다. 무엇인가 대단한 목표를 가지고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희의 역량과 능력 내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건 노력이 성과로 연결되는 공정한 사회”

― 지금의 우리 사회에 던지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까?

많은 청년들이 느끼는 부분이겠지만, ‘공정한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제게 ‘공정한 사회’란 노력이 성과로 연결되는 사회를 뜻합니다.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라 모두 존중받는 인격체로 사회에서 함께 어울려 살았으면 합니다.

― 지금까지의 시도와 결과에 대해 경험했던 어려움, 갈등, 고민, 보람, 성취감 등 전반적인 소회와 함께, 스스로 느끼는 ‘이아란의 개인적인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처음 제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새로운 팀들과 함께 사업을 운영하면서 매일매일이 사건의 연속이었습니다. 살얼음판 위를 걷는 느낌이었죠. 학교 가기 싫은 어린아이처럼 매일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려울 정도였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사업이고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이런저런 시도도 많이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론과 현장은 다르다는 것도 경험했습니다.

제 능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함께하는 팀들과의 교류, 믿음이 있었기에 지금과 같이 제가 본업인 외식업 외에 외계인갤러리, 거간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표자로서 우리 팀들에게 지시하기보다는 대표사원으로 같이 일하면서 주방에서도 일하고 홀에서도 서비스하는 현장형 경영자가 되는 것이 저의 운영방식입니다.

저는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사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공정한 사회를 위해 거창한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말씀드렸듯 힘들고 괴로운 경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일이 분명 재밌다고 생각하고 느낍니다. 청년들과 함께 하는 것 역시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입장이 아니라, 함께 기회를 만들어가는 즐거움이 제 일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은 항상 재미있는 경험입니다.

5월의 작가’ 최서은 "경계에 있는 젊은 작가의 고뇌와 꿈을 새기다"

▲ 최서은 작가가 국민의힘 이종성 국회의원에게 자신이 만든 작품인 '사랑이 날다'를 설명하고 있다.

비가 그쳐 햇빛과 바람이 상쾌한 월요일, 국회 내경이 바라보이는 국회소통관 내 이 발랄한 이름의 푸드코트 내부에는 색감이 아름다운 작품들이 걸려 있었다.

외계인갤러리가 장을 열어준 ‘5월의 작가’는 발달장애 판화작가인 최서은 작가로, 사회 속으로 온전히 들어간 것도 벗어난 것도 아닌 경계에 있는 사람이다. 한 젊은 작가의 고뇌와 꿈, 그리고 열정이 고스란히 새겨진 작품들은 5월 한 달 내내 이곳에서 색을 뿜고 있다.

세상과 소통하고 싶고 자신의 꿈을 공유하고 싶은 젊은 작가들에게 투명하게 열린 공간, 세상을 향한 발랄한 태도와 바른 가치관을 지향하는 기회의 장….

이아란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외계인’의 진짜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사회와 교류하고 동행하려는 이 대표의 활동을 낯설고 신기하게 여기는 시선들이 바로 ‘외계인’이 아닐까 싶다.

청년에게 꿈과 희망을 공유하려는 ‘인간적’인 외계인키친과 외계인갤러리를 응원한다.


[메가경제=글 연보영 기자·사진 권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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