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현장] 부천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감염병 시대, 발달장애인 일상' 토론회 "인간 존엄성의 문제, 정부와 사회의 적극 대처 절실"

연보영 권서영 기자 / 기사승인 : 2020-11-30 16: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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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연보영 권서영 기자] 지난 18일 ‘감염병 시대, 발달장애인 일상’이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부천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부천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한국장애인부모회 부천시지부, 부천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발달장애인의 일상을 되짚어 보고 복지서비스의 중단으로 인해 겪은 일상의 어려움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 '감염병 시대, 발달 장애인 일상' 2부 토론회 모습.

 

이 토론회는 장애인 관련 기관과 장애인 부모, 행정 기관이 함께 모여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현실 상황과 그로 인한 발달장애인의 고통을 긴급 점검해 보는 첫 시도여서 개최 전부터 주목을 끌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토론회 형식 또한 현 상황에 맞춰 기획됐다. 최소한의 관계자 25명만 참석했으며, 참석자들의 방청과 질의응답은 모두 유튜브 라이브로 이루어졌다.
 

▲ 토론회1부에 나와서 발표한 학령기 발달장애인 어머니. 

김상희 국회 부의장의 동영상 토론회 소개에 이어, 1부에서는 학령기와 성인기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의 사례 발표가 있었고, 김혜숙 부천시장애인복지관 프로그램 운영팀 팀장이 나와 코로나 시기의 대응 상황을 보고했다. 

 

2부에서는 좌장인 김용득 성공회대 사회복지과 교수의 진행 아래, 박순희 부천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의원, 김연동 한국장애인부모회 부천시지부 회장, 정생효 부천시장애인복지과 과장, 권태주 부천교육지원청 과장의 토론이 이루어졌다.

1부 발표 내용은 발달장애인들에게 있어 기본 보호 영역인 가정과, 또 그들에게 사회적 공간을 제공해온 기관이 코로나 재난을 맞닥뜨리며 고군분투한 기록의 공유였다.

사실 매일 벌이는 전투 기록처럼 발달장애인 가정에서 겪는 힘겹고 고통스러운 현실이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 “처음 대면하는 상황, 복지관 종사자의 입장에서도 무기력함과 좌절감”

김혜숙 팀장= 돌봄의 문제와 부모의 우울감이 고조되고 있음이 현장에서도 느껴지며, 복지관 휴관으로 인한 매뉴얼 미비로 혼란스럽다.

그러나 최대한 비대면 프로그램 위주로 준비하고 있으며, 지역 사회 통합반을 통해 각종 지원을 차질없이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복지관 줌 사업 보조비 예산이 지원되지 않아 아쉽다.

◆ “우리는 너무도 힘들고 아프다...발달장애 인식 부족 정부·사회의 적극 대처 간절”

성인 발달장애인 부모= 평생교육은 일상의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장소이며, 또래와의 사회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기회이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의 많은 영역이 정지되었다는 건 알고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성인 발달장애인의 경우는 좀 더 절박하다.

평생 교육터의 중지는 잠깐이라도 일상을 지탱하는 능력 자체를 퇴화시켜버리는 충격을 준다. 발달장애인이 가지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재난 대책에 있어서의 융통성 있는 대응이 많이 아쉽다.

학령기 발달장애인 부모= 학령기 발달장애인의 교육 지속성은 일반 아이들의 그것보다 더욱 예민한 부분이 있다.

잠깐의 쉼도 퇴행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이 흔히 가지고 있는 기저질환이 코로나로 인한 고립상황에서 더욱 악화되는 것도 문제다. 그에 대한 의료비 지원도 아쉽다.

이날 토론회의 2부는 발달장애인 정책수립과 실행 관련 담당자들이 참여해 의견을 나눈 ‘지정토론’에 이어, 온라인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종합토론’ 순으로 이어졌다.

토론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바라보는 코로나 재난 속의 발달장애인의 현재 상황에 대한 견해와 정책 수행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해법에 대해 논의했다.

◆ “좀 더 특별한 고통을 사전에 미리 감지 못했음을 깨닫게 됐다”
 

▲ 박순희 부천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의원.


박순희 의원= 같은 예산으로 보다 큰 효율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더 다양한 대안을 강구해야한다고 본다. 초중고의 경우 돌봄의 영역이 추가되어야 하며, 주간보호 시설에 있어서도 무조건 휴원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발달장애인의 어려움을 이 자리에 있기까지 특별히 따로 세심하게 생각지 못한 부분이 있어, 이번 토론회가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본다.

“예산 결코 적지 않지만 중앙지침 참고하며 독자적 대응 쉽지 않아”


▲ 정생효 부천시장애인복지과 과장.

정생효 과장= 부천시 장애인 3만8000명 중 발달장애인 3300명에게 배정된 예산은 장애관련 예산 총 820억 원 중 180억 원으로 적은 편이 아니다.

관련 시설 또한 32개 중 26개 정도로 부천시 역시 노력하고 있다고 본다. 200일 내외의 휴관일은 전국 휴관일과 비슷할 것이다.

독자적으로 매뉴얼을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시 역시 중앙에서 내려오는 지침들을 참고하여 따라야 하기에, 독자적인 노선으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그러나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좀 더 세밀하게 검토하여 예산 부분은 고민해 보겠다.

“발달장애 학생 어려움 잘 알지만 많은 부분 바꾸긴 힘들어”

▲ 권태주 경기도부천교육지원청 과장.

권태주 과장= 발달장애 학생의 어려움은 일반 학생의 2~3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원하는 바에 맞춰 많은 부분을 바꾸는 것은 힘든 일이다.

‘거리 두기 지침이 격상될 경우’의 대책과 ‘발달장애인의 맞춤 메뉴’에 대해서는 지원방안을 최대한 노력해서 찾아보겠다.

“당사자 모여 토론하는 자리는 처음, 시도만으로도 가치 충분”

▲ 2부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김용득 성공회대 사회복지과 교수.

김용득 교수= 첫 시도를 함께 하는 이 자리는 아주 소중하고 귀한 자리이다. 첫 발걸음으로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

지역 행정 기관이 중앙 지침을 따르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중앙도 이 상황은 처음이다. 그러므로 현장에서 세부사항을 잡아 실현해나가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지역 협의회에서 만든 매뉴얼, 일종의 ‘지역 협의 시스템’이라는 하나의 플랫폼에 올려 공유하는 것을 제안해본다.

이를 통해 거리 두기 지침이 격상될 경우, 서로 역할 분담을 해서 위기 대응 조례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상을 지켜주는 일은 한 인간과 그 가족을 ‘구원’하는 것”

▲ 김연동 한국장애인부모회 부천시지부 회장.

김연동 지부장= 발달장애인의 가족 역시 사회 일반 구성원이다. 발달장애인의 고통을 해결하지 못하면, 일반 사회의 결손까지도 초래한다.

여러분들이 하시는 일은 정책 수립과 실행이라는 업무 그 이상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여러분들이 하시는 일은 ‘구원’이다.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을 가지고, 하루하루 일상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라, 한 인간을 ‘구원’하는 것이고, 한 가족을 ‘구원’하는 것이다.

생명체로서 계속 생명유지를 가능하게 하고, 질병 전파를 막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며 일상을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

“고통스럽고 절박했으나, 동시에 간절하고 뜨거웠던 자리”

이번 토론회는 장애인 관련 기관, 장애인 당사자와 부모, 그리고 의결과 집행의 주체인 행정 기관이 모여 코로나 재난으로 심각한 상황에 처한 발달장애인의 문제를 다루었던 중요한 시도이다.

유튜브 라이브 중계의 동시 접속자 수가 300명 가까이 될 정도로 부모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 '감염병 시대, 발달장애인 일상' 토론회 참가자와 관계자들.


부천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김재민 과장은 “사회 각 부문에 이 문제를 함께 논의해보자고 제안한 배경에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절박한 도움 요청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박순희 부천시의회 의원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혔으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열정을 보여줌으로써 함께한 장애인 부모들에게 힘을 더해주었다. “좀 더 주도적인 답변과 세부사항까지 들어가지 못한 점은 한계”

부천시와 교육청은 부모들의 절박함과 대비해 다소 의례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경험하지 못한 재난 상황에서의 행정 매뉴얼이 아직 정착되지 않았음이 느껴졌고, 중앙 정부 지침의 범위 내에서 움직여야 하는 지방 기관의 한계점을 드러냈다.

“진정한 재난 극복은 방역만을 의미하는 게 아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하며 최소한의 일상을 지키는 것, 사회가 우리에게 해주는 것은 업무가 아닌, 누군가를 구원하는 행위”라는 김연동 한국장애인부모회 부천지부장의 호소는 토론회의 주제를 관통해 큰 울림을 줬다.

여기에다 토론회를 리드한 성공회대 사회복지과 김용득 교수는 토론회 진행은 물론, 전반적인 내용 정리를 잘해 주었으며 중간중간 학자로서의 의견 제시를 적극적으로 함으로써 활기를 더해주었다.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는 진행 돋보여...초반 기술적 문제는 아쉬워”

부천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담당한 토론회 일정은 전반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진행됐으나, 1부 초기에 기술적 문제로 유튜브 시청자들이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영상 송출의 문제로 화면이 매끄럽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쉬웠다.

언택트(비대면) 시기의 주요 대안이 될 수 있는 형태의 토론회에서 행사 진행의 기술적 문제는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에서 유사한 토론회에는 참고자료가 될 듯했다.

이날 ‘감염병 시대, 발달장애인 일상’ 토론회는 작은 시작에 불과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사회 각 영역의 뜻이 한데 모여 발달장애인의 무너져가는 일상과 그에 따른 고통과 존엄성의 파괴를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발걸음을 내디딘 토론회였다.

 

[사진= 부천 오픈 스튜디오 김형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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