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무료환전"각축전···환투기 우려에 '비대면한도'설정

문혜원 / 기사승인 : 2024-06-09 08: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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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휴가 맞이 환전이벤트 경쟁 벌여
환율변동성에 따른 이상거래 우려 대응
마케팅부담↑월간·연간 환전 한도 신설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최근 은행들이 해외여행객들을 대상으로 무료 환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비대면 환전 한도를 신설하거나 축소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이 무료환전 서비스를 펼치다, 환투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제공]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객 대상 무료환전 경쟁을 벌이다가 환투기를 비롯한 비정상적인 거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은행들이 잇달아 비대면 환전에 한도를 설정하며 대응에 나섰다.

 

일례로, 신한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인터넷환전 일일 한도를 신설, 하루 1만달러까지만 환전할 수 있도록 했다. 영업시간 내 환전 건별 한도도 기존 2만달러에서 1만달러로 축소했다. 여기에 더해 오는 10일부터는 쏠편한환전, 모바일금고, 인터넷환전, ATM환전 등 비대면 환전에 대한 월 3만달러의 한도(합산 기준)를 적용하기로 했다. 월간 한도는 매월 1일 초기화된다.

 

하나은행도 이달 중 모바일뱅킹 '하나원큐' 및 인터넷뱅킹에서 제공하는 '환전지갑' 서비스에 대해 월간 및 연간 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하나원큐·인터넷뱅킹 합산 기준으로 월간(1일~말일) 3만달러 이하, 연간(1월1일~12월31일) 10만달러 이하로만 환전이 가능하다.

 

앞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지난달부터 비대면 환전 서비스에 한도를 적용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모바일·인터넷뱅킹, ATM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모든 환전금액에 대해 월간 한도를 3만달러 이하로 설정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일부터 비대면 환전 서비스 '환전주머니'에 대한 월간 및 연간한도를 신설했다. 월간으로는 3만달러 이하, 연간으로는 10만달러 이하로만 환전이 가능하다.

 

올해 1월 '평생 무료 환전' 외화통장을 출시하면서 은행업권 내 '무료 환전' 경쟁을 촉발한 토스뱅크도 지난 4월부터 하루 거래한도를 1000만원 상당 외화금액으로 제한하고, 월 거래한도도 기존 30만달러(약 4억1067만원)에서 1억원 상당 외화금액으로 축소했다. 서비스 출시 당시에는 월 거래한도(30만달러) 외 별도 한도 규정이 없었다.

 

토스뱅크의 경우 외화를 사고 팔 때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 초단타 환투기 사례가 급증하면서 외화통장 출시 3주 만에 건별 환전 한도 1000만원을 신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999만원 등 1000만원 미만 금액으로 하루에 여러 차례 외화를 사고파는 '꼼수 환투기'가 계속되면서 일일, 월 거래한도를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은행들이 앞다퉈 비대면 환전 서비스에 거래한도를 설정한 이유는 해외여행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려는 취지와 달리 환투기 등 자금출처와 사용처가 의심스러운 거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통화정책 전환기를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등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자 이를 노린 환투기가 급증할 것이란 우려도 덩달아 커졌다.

 

실제 원·달러 환율 추이를 보면 올해 초 1300원으로 시작해 점점 오르다가 지난 4월 16일에는 장중 1400원을 돌파했다. 미국의 금리 방향성이 불분명해진 데다 중동 분쟁 격화 등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후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던 환율은 현재 136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권의 무료 환전 서비스가 확산하자,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전에 대한 관심과 투자 수요는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기준금리 관련 지표가 발표되고 금리 향방에 대한 전망이 바뀔 때마다 오르내린다.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엔화를 활용한 재테크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은해들의 무료 환전 서비스로 하루에 몇십만원씩 환차익을 남겼다는 인증샷이 커뮤니티 등에 오르고 '꿀팁'처럼 공유되면서 환투기와 같은 비정상거래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단기간에 환차익을 보려는 '큰손'들의 투자 규모도 늘어난다"면서 "마케팅 차원에서 수수료이익 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환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은행 입장에서는 대규모 비정상 거래에 따른 손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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