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13조 부실 PF사업장 9.7%정리 대상"

문혜원 / 기사승인 : 2024-09-01 09: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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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부동산 PF 연착륙 대책 점검회의'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 21조원…5~7%범위
"시장 영향 제한적...자금선순환 회복될 것"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추진하고 있는 금융당국이 부실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에 대한 1차 사업성 평가를 진행한 결과, '유의' 또는 '부실우려'가 있는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전체(216조5000억원)의 9.7% 수준인 2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PF 익스포저의 9.7% 수준으로 금융당국이 당초 예상했던 5~10% 범위 내 들었다.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감독 당국이 새로운 사업성 평가기준을 적용해 사업성 평가를 한 결과 평가 대상인 33조7000억원 규모의 사업장 가운데 유의·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 규모가 2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PF 위험노출액(216조5000억원)의 9.7% 수준이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에서 연체, 연체유예 또는 만기연장 3회 이상 사업장을 1차 평가대상으로 규정해 사업성 평가를 진행했다. 앞서 금감원은 이 같은 기준으로 부실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을 우선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1차 평가대상 사업장엔 지난 6월 개선된 사업성 평가기준이 적용됐다. 1차 평가대상 외 사업장은 기존 사업성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사업성 평가가 실시됐다.

 

구체적으로 1차 평가대상(33조7000억원) 중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저는 21조원으로 전체 PF 익스포저의 9.7%로 나타났다. PF 유형별로 보면 본 PF는 4조1000억원, 브릿지론은 4조원, 토지담보대출(토담대)은 1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차 평가대상 외 사업장(182조8000억원)의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저는 2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당국은 새로운 평가 기준을 시장 전체에 일시 적용하면 충격이 있을 것을 감안해 평가 대상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업권 별로는 1차 평가대상 중 상호금융의 비중이 9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상호금융에 새마을금고가 포함돼있어 규모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상호금융의 뒤를 저축은행(4조5000억원), 증권(3조2000억원), 여신전문(2조4000억원), 보험(5000억원), 은행(4000억원)이 이었다.

 

앞서 금융 당국은 지난 6월부터 PF 사업장의 구조조정을 활성화하기 위해 강화된 기준의 사업성 평가를 진행했다.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연체, 연체유예, 만기연장 3회 이상 사업장을 사업성 평가 대상에 올렸다. 

 

사업성 평가 등급은 양호-보통-유의-부실 우려 등 4단계로 나뉘는데,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은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어려운 곳을 의미한다. 금융사는 유의·부실 우려 등급의 사업장의 부실에 대비해 최대 75%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충당금 부담이 큰 금융사는 재구조화나 경·공매 등을 통한 사업장 정리에 나서게 된다.

 

다만 금감원은 PF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전년 말 대비 크게 올라 PF 연착륙을 위해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 및 연체율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의·부실우려 여신 증가에 따라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5.1%에서 6월 말 11.2%로 6.1%포인트 뛰었다. 고정이하여신은 회수에 문제가 생긴 여신을 뜻한다.

 

현재 마련 중인 금융회사의 재구조화·정리계획이 원활히 진행되면 하반기엔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금융 당국은 예상했다. 정리계획에는 경·공매 원칙(1개월마다 경·공매·6개월 내 구조조정 완료 등)이 포함된다.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유의·부실우려 여신(21조원) 대부분이 브리지론·토담대(16조9000억원)로 구성됐고, 공사가 진행 중인 본PF(4조1000억원) 규모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유의·부실우려 사업장 가운데 건설사가 책임준공 또는 신용보강을 제공해 참여 중인 사업장의 PF 익스포저는 5조1000억원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업성 평가가 시행사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참여하고 있는 시행사는 대부분 1개의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을 보유했다는 이유에서다. 대부분 소규모 영세업체이고, 사업성 평가 전 이미 부실화된 경우가 많아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될 우려는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회사는 다음달 6일까지 유의, 부실우려 등급 사업장에 대한 사후관리 방안을 제출하고 재구조화와 정리를 시작한다. 이를 위해 12개 증권사가 회사별로 부동산PF 재구조화 등에 참여하는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증권사가 조성하는 펀드의 전체 목표액은 3조 3000억원으로 이 중에서 약 6000억원은 증권사가 자체자금으로 투입한다.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론은 NH·신한·우리·하나·KB국민은행 등 5개 은행에서 신청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접수된 신디케이트론 문의는 참여 금융기관들이 사업성을 고려해 사업자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여신 심사 등 내부 취급 절차가 진행 중인 사업장도 있어 조만간 첫 신디케이트론 대출을 실행할 것으로 금융위는 전망했다.

 

캠코(자산관리공사)와 민간이 함께 조성한 1조 1000억원 규모의 캠코 펀드는 현재 약 2300억원의 투자집행을 완료했다. 은행·지주 등에서 조성한 6000억원 규모의 펀드는 현재 약 2000억원 투자를 실행했다. 저축은행 업권은 1차 330억원, 2차 5112억원 등 총 54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정리펀드를 조성해 약 4300억원 집행이 완료됐다. 캐피털 업권은 4200억원 규모의 펀드 중 3600억원 집행했고 다음달 전액 집행 완료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한 엄정 판별이 이뤄짐에 따라 PF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예측가능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이 원활히 재구조화·정리되는 경우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개선되고 부동산PF 시장의 자금 선순환과 신뢰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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