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조 바이든 한미정상회담,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백신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미사일 지침 종료" 합의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5-22 09:08:09
  • -
  • +
  • 인쇄
文 "미국, 한국에 백신 직접 지원" 바이든 "한국군 55만명에 제공"
바이든 "목표는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대북특별대표에 성김 임명
文 "한미, 대화 통해 대북접근...북한 호응 기대"
文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 지침 종료 전한다"
文 "한미, 반도체·배터리·의약품 공급망 구축 협력"
바이든, 한국기업 투자에 고마움 표시...윤여정 언급도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원칙을 재확인하고, 한미 간 백신 협력을 위한 포괄적 파트너십 구축에 합의했다. 다만 지원일정과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최대 사거리 및 탄도 중량을 제한해온 한미 미사일지침의 종료 사실을 전했고, 전시작전권 전환과 관련해서는 양국의 원칙적인 의지를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은 회담 내용을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한ㆍ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은 이날 오후 2시 5분부터 총 171분간 진행됐다. 두 정상은 단독회담 37분, 적은 수의 관계자만 배석하는 소인수 회담 57분에 이어 77분간의 확대회담을 가졌다. 각 회담 중간의 짧은 휴식 시간까지 포함하면 전체 시간은 187분에 이른다. 노마스크 진행이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대북정책 공조 방안, 코로나19 백신 생산 파트너십, 반도체·배터리 등 신산업 분야 협력, 한미 미사일지침 문제를 비롯한 한미동맹 발전 방향 등을 두루 논의했다.

두 정상은 첫 정상회담에 이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결과를 직접 설명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정책 공조 방안과 관련, 문대통령은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과거 합의를 토대로 현실적·실용적 접근으로 북한과의 외교를 모색하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과 현재의 상황 인식, 북한을 외교적으로 참여시키는 방안 등을 얘기했다”며 “긴장을 완화하며 우리 모두 목표로 하는 한반도 비핵화에 다가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한국을 항상 대북 전략·접근에 있어 긴밀히 참여시킬 것”이라고 강조하고, 한국계인 성 김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을 대북특별대표로 임명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북정책과 관련한 기자의 질의에 “문 대통령과 동의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다. 우리는 실질적으로, 실용적으로 진전을 이뤄서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를 높이길 원한다”고 답했다.

이어 “긴밀하게 지금까지의 다양한 전략에 대해서 효과가 있었던 전략, 없었던 전략에 대해서 검토를 했다”며 “문제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난 4번의 행정부에서 어려운 문제에 대해 아직까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우리는 지속적으로 동맹국들과 긴밀하게 공조를 할 것이다. 문 대통령과도 공조를 긴밀하게 해나갈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라는 용어 대신 ‘한반도 비핵화’와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문 대통령과 한국의 대북 정책과 개입 여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 조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백악관 정상회담을 마치고 가진 공동회견 모두발언 중 "나는 특히 여러 한국의 선도적 기업들이 미국 투자가 이익이 된다고 보고 있어 기쁘다"면서 삼성과 현대, SK, LG가 250억 달러 이상의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앉은 자리에서 일어서자 박수가 쏟아졌고 바이든 대통령은 고맙다는 뜻의 '땡큐'를 세 차례 연발하며 "우리는 함께 대단한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배우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과 "케이팝(K-Pop) 팬도 어디에나 있다"며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워싱턴=연합뉴스]


문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과 저는 남북 간, 북미 간 약속을 기초한 대화가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라는 믿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한미 양국은 소통하며 대화·외교를 통한 대북 접근법을 모색할 것이다. 북한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며 “미국과 긴밀한 협력 속에 남북관계 증진을 촉진해 북미대화의 선순환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이 함께 이룰 가장 시급한 공동과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라고 전제한 뒤 바이든 행정부가 검토를 완료한 대북정책에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성 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통한 외교를 하고, 이미 대화의 준비가 돼 있다는 강한 의지 표명이라고 본다”며 “한반도 문제에 전문성이 탁월한 분이 임명돼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내에서 최대 관심사였던 백신 협상과 관련, 문 대통령은 “미국 측에서 직접 한국에 백신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동맹 차원에서 백신 지원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백신 지원 일정이나 수량 등은 발표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는 미국이 준비되는 대로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55만 한국 군 장병을 위해 백신 접종을 제공할 것”이라며 “ 미군들과 한국에서 협력하고 있는 한국군 장병들에게 백신을 접종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백신의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도 약속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선진기술과 한국의 생산 역량을 결합한 한미 백신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의 주요 백신 생산 업체와 한국의 첨단기업 간 협력을 통해 백신의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했다.

 

▲ 한미 미사일 지침 변화. [그래픽=연합뉴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실한 답이 나온 깜짝 발표는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 선언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밝혔다.

미사일지침 종료는 최대 사거리 및 탄도 중량 제한이 해제된다는 뜻으로, 한국은 미사일 주권을 확보하게 됐다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지난 1979년에 만들어진 한미 미사일지침은 그동안 4차례 개정을 통해 완화돼 왔으나 여전히 제한이 남아 있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두 차례 지침이 개정됐다. 2017년 11월 3차 개정에서는 2012년 10월 2차 개정에서 이뤄진 사거리 800㎞는 그대로 유지하되 탄두중량을 무제한으로 풀었고, 지난해 7월 4차 개정에서는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해제한 바 있다.

한미연합방위 태세와 전시작전권에 관련한 발언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또 "바이든 대통령과 저는 연합방위태세를 더 강화하기로 하고,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양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미 양국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해 첨단 신흥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한미는 민간 우주탐사, 그린에너지 등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외 원전시장의 공동 진출을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성수1지구 조합 “재입찰 한다”
[메가경제=이준 기자] 하반기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인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이하 ‘성수1지구’) 조합이 재입찰을 실시한다고 이달 6일 밝혔다. 성수1지구 조합은 이달 4일 대의원 회의에서 ‘기존 입찰지침 유지’ 결정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승적으로 입찰지침을 변경, 다수의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조합의 재입찰

2

KT&G 상상마당, 전자음악 주제 전시 ‘전율’ 개최
[메가경제=심영범 기자]KT&G는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에서 오는 10월 19일까지 전자음악 장르의 전시회 ‘전율’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KT&G 상상마당 춘천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음악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는 사운드 아티스트 4인의 작품이 공개됐으며, 전자음악 특유의

3

CJ CGV, 대학생 대외활동 ‘Campus Crew' 3기 성료
[메가경제=심영범 기자]CJ CGV는 대학생 대상 대외활동 프로그램인 ‘CGV Campus Crew(이하 ‘캠크루’)’ 3기 활동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5일 밝혔다. 캠크루는 CGV에 관심 있는 대학생을 선발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3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로 3기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총 19명이 선발돼 한 달간 활동에 나섰다. 특히 지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