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귀국길] 한미정상회담, 북핵공조·글로벌 백신 파트너십·미사일지침종료등 성과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5-23 14: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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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조지아주 공장 건설현장 방문 일정 마무리…오늘 저녁 서울 도착
판문점선언·대북대표 등 진전,,,백신파트너십·경제동맹 부각
미사일지침 종료 성과...일각선 '대중 외교 악영향' 우려도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을 비록한 한반도 현안 공조 확인과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합의·한미 미사일지침 종료 등의 성과를 안고 귀국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22일 오후(미국 현지시간)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전용기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19일 오후(한국시간)부터 미국을 '공식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했던 문 대통령은 3박5일 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23일 저녁 서울공항에 도착한다.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방문, 최태원 SK회장(가운데),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영접을 받고 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이었으며, 문 대통령 취임 이후 10번째 한미 정상회담이었다. 지난 9차례의 회담 상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다.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지난 2019년 12월 한중일 정상회의를 위한 중국 방문에 이어 1년 반만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해외 순방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지난 1월 20일 취임 후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의 회담 이후 두 번째 가진 초청 정상 회담이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의 정상회담 일정을 마무리하고 남부 조지아주로 향해 오전에는 미국 최초의 흑인 추기경인 윌턴 그레고리 워싱턴DC 대주교와 만났다. 이후 조지아주로 이동한 문 대통령은 SK이노베이션이 애틀랜타시 인근에 짓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 현장을 찾았다.

이번 현장방문은 한미 간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드러내고자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그레고리 추기경을 만난 것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유대·신뢰관계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가톨릭 신자다.

문 대통령은 면담에서 "저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세례명은) 티모테오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김대중 대통령님에 이어 두 번째 가톨릭 신자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한국의 가톨릭교회는 인권, 복지, 남북통일 등의 분야에서 큰 정신적 영향을 주는 지도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한미 백신·경제협력, 대북정책 공조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번 회담 결과가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되기까지는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한국시간 22일 새벽)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171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현안 공조 의지 확인,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합의로 이어진 코로나19 백신 협력 및 반도체·배터리·원자력 등 신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미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안보와 경제협력은 물론이고 백신, 반도체, 원자력, 우주탐사, 기후변화, 녹색협력, 여성·아동 인권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관계임을 의제별로 증명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선 미일정상회담과는 대조적인 모습이 연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한미 정상회담 주요내용. [그래픽=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과 ‘노마스크’ 상태로 단독과 소인수·확대회담을 포함해 거의 3시간에 걸쳐 밀도 있는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맞이한 정상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회담 당시 마스크 두 장을 겹쳐 쓰고 임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장면이었다.

회담 시간도 미일 정상회담 때보다 20분 가량 더 길었다. 문 대통령이 백악관에 머문 전체 시간은 5시간 40여 분이나 됐다.

정상회담 당시 오찬 풍경도 화제를 모았다. 이날 한미 정상은 오찬을 겸해 37분간 진행된 단독회담에서 주 메뉴는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였다. 크랩케이크가 미국의 유명 음식인데다 문 대통령의 식성까지 세심하게 고려한 것이라는 점에서 미국 측이 성의를 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미정상회담에서 거둔 안보 분야의 최대 성과는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동력확보를 꼽을 수 있다. 양 정상이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선언 등 기존 남북·북미 간 약속을 향후 대북 접근의 디딤돌로 삼기로 한 대목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북한 핵 문제를 총괄하는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성 김 동아태차관보 대행이 때맞춰 임명된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다.

아울러 한미 미사일 지침의 깜짝 종료 선언은 한국의 미사일 주권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로 여겨진다.

일각에서는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전시 작전권 전환을 서두르는 한국군 입장에서는 자주국방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한 조처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합의한 것은 이반 순방 중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사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는 등 민간분야 진전도 있었다.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군 55만명에 대한 백신 직접지원을 약속한 것은 성과로 평가된다.

한미 정상은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산업에 대한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 반도체·배터리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총 44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를 발표했다.

아울러 5G·6G 기술이나 우주산업 등 첨단과학 분야에 있어서도 협력을 강화했고, 특히 원전 협력을 강화하면서 제3국 공동진출을 모색하기로 했다.

당장 아쉬운 점도 있다. 일부에서 거론됐던 '한미 백신 스와프'의 경우 이번 순방에서 거론되지 않았고, 한국군에 지원하는 백신 역시 절대적인 숫자만 보면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미협상의 가장 큰 난관인 대북제재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해법이 나오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정확한 조건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의 '톱다운' 방식에 선을 그은 점 등은 한계로 지적된다.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중국 관영매체 등에서 '내정간섭'이라는 반발이 나올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라는 지적도 있다.

'쿼드'를 두고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한다"고 표현한 것도 중국으로서는 불편해할 수 있는 대목으로 여겨진다.

꼬여있는 한일관계 해법 역시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고, 이는 내달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때의 숙제로 남게 됐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연합뉴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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