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항공사 매니저, 상습 성희롱 '솜방망이' 징계 논란

문기환 기자 / 기사승인 : 2024-04-08 15: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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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최고 수위 징계 강등 처분 "피해자와 분리"
승무원“성희롱 의무 교육 무색,여성친화적이지 않아”

[메가경제=문기환 기자] 모 대형 항공사의 남자 매니저가 승무원을 향한 잦은 성희롱으로 ‘강격’이라는 징계처분을 받았으나 다수의 승무원들이 가벼운 처분이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얼마 전 퇴직을 몇 년 앞둔 남자 매니저(과장, 매니저직급) A씨가 성희롱으로 징계처분을 받았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A씨는 승무원을 향한 상습적인 불쾌한 성희롱적 언행으로 평소에도 말이 많았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해당 게시물 이미지. 


지금은 삭제됐지만, 이 커뮤니티에서 게시자는 “징계 조치내용의 강격 처분은 직급은 과장 그대로, 비행근무 시 해당 듀티가 캐빈매니저에서 YS(이코노미 시니어)로 담당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다”면서 “직급은 그대로니 월급은 그대로”라고 주장했다.

게시자는 이어서 “충격적이지만 옛날에 해외 스테이 중 호텔에서 여승무원 성폭행미수로 징계받아 ys로 내려오신 분도 아직 살 부대끼며 비행 중”이라면서 “우리 회사 캐빈은 (거의 대다수)가 여성이지만 보호해주지는 못할망정 과거, 그리고 현재까지도 성희롱으로 문제가 됐던 몇 남승무원들은 아직까지 ys코드를 달고 비행하며 잘만 다니고 있다”고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또 “오히려 ys로 내려왔으니 몸도 편해졌겠다. 그분들이 제 동료, 저에게 했던 언행을 돌이켜보면 너무나 수치스럽고 회사가 내린 이런 징계수위는 더더욱 수치스럽다”면서 “다수의 승무원이 더욱 강력한 징계를 바라고 있다. 가볍게 넘어가니 또 다음이 생기는 것이고 매년 의무로 듣는 성희롱, 교육이 참 무색해진다”고 밝혔다.

이번 이슈에 대해 이 항공사 관계자는 ‘메가경제’ 취재 질의에 “제보와 징계 등의 시기는 밝힐 수 없으며 최근 발생한 일이 맞지만, 직급은 변함 없다는 내용은 틀리다”며 “강격이라는 징계로 강등이 됐고 성희롱 언어 건에 대한 가장 강력한 조치가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번 성희롱 건은 개인의 일탈 즉 회사에서 잘못한 것은 아니다”면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조치가 바로 취해졌다”고 강조했다

이 논란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항공사 담당이 있으나 안전 문제만 다루며 항공사가 갑질이나 성희롱 문제에 관해 보고는 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에 항공 승무원이 안전도 담당하기에 업무 연속성으로 볼 때 가해자와 같은 업무를 본다는 일 자체로도 피로도에 영향을 받아 제대로 된 업무가 어렵지 않나 하는 질문에 국토부 관계자는 “더 이상 다른 답변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승무원들이 ‘강격’ 이란 징계가 가벼우니 더욱 강력한 조치를 바라고 있다는 사항에 고용노동부 해당 지청 근로감독관은 “노동부 관리청에선 관여하기 어렵다. 회사에서 1차적으로 조사해서 징계처분했기에 담당 부서에 사건이 들어와도 법 위반이 아니기에 재차 조사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한 내용에 관한 징계에 관한 답변에 익명을 요구한 ○노무사는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징계 사유의 존재라는 실체적 정당성, 징계절차의 정당성, 징계처분과 비위행위 사이의 비례성(균형성) 3가지 요소가 모두 갖춰줘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해 사안의 경우 외부에서는 구체적 사실관계를 알 수 없어 그 징계수위가 적정한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1년 서울행정법원에선 모 항공사 객실승무 팀장으로 근무하다 성희롱으로 해고된 ㄱ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해고가 정당하다고 본 재심판정을 취소해달라고 낸 행정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사례가 있다. 

 

재판부는 팀원들에게 지속적 성희롱 언행을 해 성적 혐오감을 느끼게 했다며 "성희롱을 엄격히 금지하는 회사의 노력, 모범이 돼야 할 팀장이 팀원들을 성희롱해 근무환경을 악화시키고 이미 주의·경고를 받은 점을 고려하면 해고가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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