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통망·K-푸드 성장 지속, 미국 내 판매량↑
[메가경제=정호 기자] 농심이 지난해 출시한 '신라면 툼바'가 먹태깡에 이은 흥행 돌풍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농심이 그간 흥행 노하우를 집대성 했다는 이 제품은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괄목할 만한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미국 시장 '입맛'에 맞춘 야심작인 만큼 향후 먹태깡 만큼 추가 제품군 확장 또한 이뤄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신라면 툼바는 지난해 9월 23일 사발면 제품을 시작으로 약 한 달 뒤 10월 11일 추가로 봉지 제품이 출시됐다. 라인업 확장은 특정 시간이 흐른 뒤 소비자 요청과 수요 증가에 기반하는 것과 반대로 시기가 빠른 편이다. 이는 용기면으로 처음 출시된 툼바가 두 달만에 판매량 500만 봉지를 기록할 정도로 출시 초기부터 호조세를 보이자 수요에 맞추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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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재료와 섞어 만든 신라면 툼바.[사진=메가경제] |
먹태깡의 흥행 성적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모으는 이유로도 풀이된다. 깡 시리즈의 6번째 제품 라인업인 먹태깡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시식 후기와 구매 인증이 활발히 이뤄졌다. 기본 아동 타겟층이 아닌 '어른용 안주 스낵'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말 그대로 '불티'나게 팔린 것이 이 제품이다. 한 예로 중고 물품을 구매하는 사이트 내에서는 '웃돈'까지 붙으며 품귀현상이 심화했다.
식품업계에서는 매년 10종의 신제품을 내놓지만 그중 1개라도 성공하면 '잭팟'이 터지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허니버터칩·원소주·GS25 점보 도시락 등은 실제로 SNS를 통해 시식과 구매 인증 후기가 이어지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꾸준한 흥행이 쉽지 않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농심은 먹태깡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이색적인 시도를 벌인 바 있다. 발 빠르게 먹태깡큰사발면·포테토칩 먹태청양마요맛을 출시하며 인기 유지를 시도한 바 있다. 당시 먹태깡은 누적 판매량 1300만봉을 돌파한 바 있는데 그사이 미투 제품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여기서 다른 제품에도 먹태깡의 이미지를 적용해 원조가 가진 제품력을 지키겠다는 복안을 엿볼 수 있다.
앞서 흥행돌풍을 일으킨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은 스낵뿐만 아니라 그 특유의 맛을 재현한 미투 제품들이 40개에 달한 바 있다. 오리온의 경우에도 초코파이 바나나 제품이 3주 만에 1000만개 판매 기록을 세우자 해태제과와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에서 오예스와 몽쉘의 같은 맛 제품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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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면 툼바는 라인업 확장과 제품 리뉴얼이라는 태생부터 성공 노하우를 집대성했다고 볼 수 있다.[사진=농심] |
이 먹태깡의 흥행 바통을 이어받은 신라면 툼바는 기존 제품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 히트 제품 리뉴얼 전략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농심은 먹태깡 외에도 매운맛 측정 수치인 스코빌지수를 7500까지 높인 '신라면 더 레드'를 선보인 바 있다. 신라면 더 레드는 출시 80일만에 1500만봉을 팔아치우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신라면 툼바는 제품 라인업 확장과 히트 제품 리뉴얼이라는 태생부터 성공 노하우를 집대성했다고 볼 수 있다. 농심의 전략은 들어맞는 모습이다. 신라면 툼바는 출시 두 달 만에 국내에서 1100만개가 팔렸으며, 해외에서도 성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도 농심의 4분기 호실적을 내다보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일 라면 성수기인 겨울에 농심의 목표 주가를 기존 50만원에서 52만원으로 4% 상향하기도 했다. 그 기반에는 미국 월마트 내 메인 매대로 신라면 브랜드 신제품이 진열되며 특히 툼바의 판매량이 호조세를 보인 것에 있다. 더욱이 미국 2공장 신규 라인이 가동되며 미국 법인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7%, 영업이익이 25.4%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2025년 신라면 툼바가 글로벌 지역에 출시될 예정으로 미주 지역 중심의 실적 기여 확대가 기대된다"며 "농심은 지난 11월 신라면 툼바의 미국 현지 생산과 거래처 입점을 시작했는데 비국물 라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북미와 매운맛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남미 지역에서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심은 신라면 툼바가 인기를 끌게 된 배경에는 서양인의 입맛에 맞춘 시도에 기반한다고 내다봤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을 중심으로 한국의 매운맛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데 더욱 폭 넓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매운맛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며 "신라면 툼바는 신라면을 '서양화된 한식'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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