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돌파 카드 ‘뷰티’…CGV, 신사업 승부수 던졌다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4-27 11:01:51
OTT 공세에 흔들린 극장 산업…사업 다각화 본격화
중국·베트남 등 해외 네트워크 활용 ‘K뷰티 유통’ 시동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영화관 산업이 구조적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CGV가 뷰티 신사업을 추진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다.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튀르키예 등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K뷰티 유통망 구축에 나설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CGV는 최근 K뷰티 인디 브랜드 소싱 및 운영을 담당할 인력 채용에 착수했다. 해당 직무는 단순 상품기획(MD)을 넘어 브랜드 발굴, 시장 조사, 협업 기획, 발주 및 계약 관리, 파트너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유통 전반을 포괄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뷰티 유통 사업의 초기 조직 구축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영화관 산업이 구조적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CJ CGV가 뷰티 신사업을 추진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다. [사진=CJ CGV]

 

앞서 CGV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화장품 및 미용용품 유통·중개업과 수출입 및 도소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이는 단순 테스트를 넘어 본격적인 사업화 의지를 반영한 조치로, 자체 유통 채널 확보와 글로벌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신사업은 극장 산업의 구조적 한계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팬데믹 이후 영화 소비가 OTT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극장 관객 수는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과거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국내 극장 매출은 1조470억원, 관객 수는 1억609만명으로 각각 전년 대비 12.4%, 13.8% 감소했다.

 

CGV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53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29.5% 감소하며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해외 사업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업 부진이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다.

 

사업 부문별로는 해외 실적이 두드러졌다. 중국에서는 춘절 성수기 효과로 매출 1050억원, 영업이익 18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베트남 역시 매출 768억원, 영업이익 129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반면 국내 매출은 28.8% 감소한 1283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310억원으로 확대됐다.

 

CGV는 극장의 긴 체류 시간을 활용한 ‘경험형 공간’ 전략을 강화해 왔다. 굿즈 판매, 팝업스토어, 브랜드 협업 콘텐츠에 이어 뷰티 카테고리를 접목함으로써 소비 확장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체험 요소가 강한 K뷰티 인디 브랜드는 극장 환경과의 시너지 측면에서 적합하다는 평가다.

 

뷰티 산업은 재고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회전율이 빠르며, 소규모 공간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극장 구조를 크게 변경하지 않고 도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려는 CGV 전략과 맞물린다.

 

K뷰티 시장의 성장성도 긍정적 요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31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미국 수출은 41% 증가하며 글로벌 확산을 견인하고 있다.

 

CGV의 해외 네트워크 역시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현재 4개국에서 약 590개 극장, 4200여 개 스크린을 운영 중이며, 이를 기반으로 현지 체험형 매장과 팝업스토어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K콘텐츠 확산과 맞물린 뷰티 수요 증가도 기대 요인이다.

 

증권가에서도 화장품 산업의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명주 연구원은 “올해 1~4월 화장품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며 “글로벌 소비 이벤트 등을 고려할 때 성장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CGV 관계자는 “해외 인프라를 기반으로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K뷰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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