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연루' 우리은행, 검찰·금융당국 압박...임종룡 "내부조사 통해 문제있으면 엄벌"

황동현 / 기사승인 : 2023-04-05 16: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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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전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 시절, 대가성 거액 약정 혐의 집중 점검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검찰의 ‘대장동 의혹’과 관련 우리은행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하는데 이어 금융감독원도 우리은행에 대한 현장 점검에 착수해 금융권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관련 사건을 내부조사해 문제 있으면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겠다"고 표명해 관심을 모은다.


검찰과 금융당국발 외풍에 임종룡 회장은 5일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감독원의 전통시장 상인 금융 환경 개선을 위한 업무 협약 체결식 후 기자들과 만나 "사실관계에 대해서 조사에 착수했다. 아주 면밀하게 살펴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빠른 시일 내에 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마무리하겠다"며"검사실과 법무실 전문요원들을 투입해 적정 규정에 따라 일이 처리됐는지, 언론 보도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검찰은 지난달 30일 '대장동 50억 클럽' 수사의 일환으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상 수재 등 혐의를 받는 박영수 국정농단 사건 전 특별검사와 2016년 당시 특검보였던 양재식 변호사의 주거지와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엔 우리은행 본점 및 성남 금융센터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박영수 전 특검이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를 준비할 때 이를 돕는 대가로 거액을 받기로 약정한 혐의와 관련해 은행 거래 내역 등을 들여다 본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은 지난 3일부터 약 일주일 간 우리은행에 대한 현장 점검을 통해 대장동 의혹 관련 사실 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문제점이 적발되거나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검사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현장 점검을 통해 파악하려는 내용은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박영수 전 특검의 우리은행 대출 청탁에 따라 실제로 대출이 이뤄졌는지 여부다. 금감원은 외압에 따라 우리은행에서 왜곡된 대출이 이뤄졌다면 금융의 본질적 기능이 훼손됐다고 볼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사전 점검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와 관련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3일 DGB대구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 금융상생금융 확대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박 전 특검의 우리은행 대출 청탁 관련 혐의에 대해 "수사기관의 이슈이기 때문에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고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불법 외화 송금 사건 때처럼 금융의 본질적 기능 왜곡에 대한 것이라면 수사기관 검토 없이 금감원이 먼저 점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원장은 "왜곡된 자금 조달의 의사결정에 관여한 자들이 누구인지, 또 지금도 여전히 왜곡된 자금조달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며 "이는 새롭게 출발하는 금융당국, 우리금융 입장의 중요한 의사결정의 선의를 왜곡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만큼 우리금융이 선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박영순 전 국정농단 사건 특검 [사진=연합뉴스]

 

한편, 박영수 전 특검은 2014년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이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이 대장동 개발사업을 준비할 때 우리은행측과 연결해 대장동 사업 컨소시엄 구성을 돕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청탁하는 대가로 50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특검은 2016년 특검에 임명되기 전까지 수개월간 화천대유 고문으로 활동했다. 화천대유 직원이었던 딸이 회사가 보유한 대장동 미분양 아파트 1채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받아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그녀는 화천대유 재직 당시 11억원을 빌린 것으로 전해지는데 박 전 특검은 차용증을 작성하고 정상적으로 대출받은 돈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양재식 변호사는 박 전 특검이 대표변호사로 재직하던 법무법인 강남에서 근무하면서 2016년 특검보로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 전 특검을 보좌했다. 그는 대장동 민간개발업체에 부산저축은행 대출을 알선한 브로커의 변호를 박 전 특검과 함께 맡기도 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난 후 박 전 특검과 양 변호사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대장동 로비 의혹과 연관된 다른 이들의 혐의도 수사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50억 클럽 특별검사제' 법안 심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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