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들, 고려아연 핵심전략기술 '중국 유출' 우려 확산

이동훈 / 기사승인 : 2025-03-07 11: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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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광물 기술 유출 논란, 제2의 하이디스 사태 우려 증폭
트럼프 2기, 핵심 광물 통제 강화...고려아연 핵심 역할 기대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 한국 기업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이 중국 등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한국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치권은 고려아연이 보유한 핵심 광물 기술이 중국 등 경쟁국으로 유출될 경우, 미국의 안보와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7일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최근 공화당 소속 마리아네트 밀러-믹스 하원의원은 “비철금속 제련 산업은 중국의 영향력이 큰 분야이며 고려아연과 같은 독립 기업은 현재 중국이 수출 통제를 가한 핵심광물의 공급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고려아연의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는 미국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

미국 의회 핵심광물협의체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에릭 스왈웰 연방하원의원은 “고려아연은 중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미국의) 핵심 광물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 일부는 우리 정부가 핵심 광물 기술 유출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과거 중국이 합작 및 인수 등을 통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술을 흡수해 미국과의 기술 패권 다툼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대전자의 LCD사업부였던 하이디스는 현대전자가 부도 처리된 뒤 분사되어 2002년 중국의 비오이그룹에 이어서 2008년 대만의 이잉크사에 연이어 매각됐다.

BOE가 하이디스 인수를 추진할 당시 기술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정부와 채권단은 매각을 밀어붙였다. 심지어 직원들까지 나서 반대했지만, 당시 정부는 이를 외면했다.

BOE는 ‘하이디스’를 경영하는 동안 본국과 전산망을 통합, 천억대 특허 가치인 광시야각(FFS) 기술을 포함해 2005년 4월부터 2006년 9월까지 4331건의 기술자료를 유출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바 있다. 비오이는 하이디스 인수 전만해도 전자시계 액정 정도를 만드는 회사에 불과했지만 인수 후 중국 100대 전자업체 중 3위로 올라섰다

오늘날 해외 언론들은 중국 BOE가 한국 디스플레이업체의 기술을 흡수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분석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BOE가 고사양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자리를 위협하게 된 이유는 결국 한국이 처음부터 중국을 도와줬기 때문”이라고 논평했다.

중국의 시진핑 정부는 ‘일대일로’ 전략을 기반으로 자국 기업의 해외 기업 M&A를 적극장려하고 지원한다. 중국 업체들은 대부분 막대한 정부 지원금을 받기에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중국이 해외 기업 쇼핑을 통해 뒤처진 자국 기술을 발전시킨 사례는 더 있다. 레노버는 2014년 모토로라를 구글로부터 인수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업체로 부상했고, 텐센트는 CJ게임즈에 5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의 길을 열었다.

알리바바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당시로선 훨씬 앞섰던 한국의 앞선 모바일 게임 기술 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개발사들과 열심히 접촉해 M&A나 지분투자를 늘렸다.

이 같은 우려는 최근 반도체 산업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중국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총 16만852개의 반도체 관련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는 미국, 인도, 일본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다.

공교롭게도 이 기간 동안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국가 전략 산업 기술 다수가 중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0월에만 중국으로 우리 기술을 빼돌리다 적발된 사례는 18건(72%)에 달한다. 

이에 미국 공화당 일각에서는 한국이 중국 기술 패권을 돕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공연히 흘러나왔다. 


2025년 미국과 중국 갈등은 트럼프 2기를 맞아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등의 4대 핵심광물 통제로 이어지고 있다.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은 반도체, 재생 에너지, 방위 사업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기에 국가안보 차원, 특히 미국 패권 유지에 있어 그 중요성은 매우 크다.

지난 2월 4일 중국 상무부는 텅스텐, 몰리브덴,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등 5개 전략광물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를 단행했다.

고려아연은 이 광물들을 생산하고 있어, 정부의 공급망 안정화 구상에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고려아연은 연간 150톤 가량의 인듐을 세계 시장에 공급한다. 대다수는 미국이 수입하고 있다.

비스무트 역시 고려아연이 연간 900~1000톤 규모로 국내외에 판매한다. 2020~2023년 미국의 비스무트 수입량을 살피면 중국(67%)에 이어 한국(23%)이 두번째로 많았다.

텔루륨의 경우에도 고려아연이 연간 100~200톤 생산해 왔다. 안티모니 역시 고려아연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할 수 있다. 매년 3500톤가량 생산해 70%를 내수 시장에 판매하고 나머지 30%를 유럽과 일본에 수출한다.

반대로 유일한 기업인 만큼 혹시라도 중국에 넘어간다면 이는 미국 패권에 크나큰 도전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인 잭 넌 하원의원은 “고려아연은 미국 내에서도 계열사를 통해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국가 안보가 걸린 문제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걸 막기 위한 단호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가에서 떠도는 고려아연 핵심 기술 유출 우려는 단순히 기업의 기술 유출 문제를 넘어, 한미 관계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양국 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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