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0만 커피집 시대' 서울카페쇼 2024, 생존의 비결 '총집합'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11-07 1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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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프랜차이즈 VS 로스터리 "동네 커피전문점 무시 못하네"
종류 '무궁무진' 인도네시아·파나마 등 세계 각지 원두 발굴

[메가경제=정호 기자] "하루가 다르게 커피전문점의 수가 늘어가 계속 가게를 운영할 수 있을지 고민된다. 서울카페쇼는 카페 음료에 대한 선호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행사로 자리 잡았기에 해마다 찾아온다. 올해는 헬시플래저와 제로 슈거 등 건강과 직결된 트랜드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성남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50대 부부가 남긴 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에 자리잡은 커피전문점 수는 10만729개로 전년 대비 4.5%를 넘어섰다. 2016년 5만1551개인 것과 대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폭발적인 커피전문점의 폭증세에 서울카페쇼는 카페를 운영하는 점주라면 생존 지혜를 얻기 위해 필수로 방문하는 연례행사가 됐다.

 

▲ 서울카페쇼는 카페를 운영하는 점주라면 필수로 방문해야하는 연례행사가 됐다.[사진=메가경제]

 

올해 행사 기간은 오는 9일까지이며 바리스타를 꿈꾸는 학생, 카페를 운영하는 현직 점주와 커피 마니아층 등이 몰려들었다. 10시부터 몰려드는 관람객으로 인해 행사장은 준비된 팸플릿과 에코백 등이 정오를 기준으로 전부 소진되기도 했다. 전 세계 36개국 3891개 브랜드가 참가한 행사는 올해도 '역대 최대'라는 수식어를 경신했다. 

 

코엑스 전동에서 진행되는 행사는 ▲장비설비, 원부재료, 포장재, 베이커리 등을 아우르는 A홀 ▲차, 음료, 초콜릿 등 디저트를 모아둔 B홀 ▲원두, 로스터기, 커피머신 등을 소개하는 C홀 ▲스페셜티커피, 카페, 커피용품을 만나볼 수 있는 D홀 ▲전국 각지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로스터리 카페를 경험할 수 있는 E홀 등으로 마련됐다. 

 

◆ 토스·삼립·삼양사·곰표 밀가루 등 기업 10만 카페 시장 '정조준'

 

올해 행사에서는 기업들도 거대해진 커피전문점의 규모를 겨냥해 결제 시스템부터 카페 베이커리 등을 소개하는 부스를 마련했다. 토스는 지난해 런칭한 결제 단말기 '토스플레이스'를 본격화하기 위해 분주하다. 체인점과 병원뿐만 아니라 카페 등에도 입점해 시장 내 역량을 키워가기 위해서다.

 

올해 기준으로 토스플레이스는 6만5000 가맹점이 입점한 상태다. 내년 최저시급이 1만30원으로 책정돼 인건비 부담은 더욱 커졌다. 토스플레이스는 주문과 결제를 한 자리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결제 뿐만 아니라 주문까지 가능한 키오스크 기능을 주요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토스플레이스 관계자는 "올해 토스플레이스를 본격적으로 런칭한 만큼 마케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며 "자영업자들이 가게 운영에 있어서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는 간편한 시스템으로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페가 과거 음료를 전문으로 제조하는 업체였다면 현재는 베이커리를 겸한 식당으로도 역할을 키워가고 있다. 삼립은 발효 없이 바로 제조가 가능한 냉동 생지를 앞세운 신규 B2B 브랜드를 런칭했다. 삼양사와 곰표는 각각 설탕과 밀가루를 납품해왔던 경쟁력을 살려 제과제빵에 관련된 재료를 추가로 공급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 얌은 전용 온라인몰·물류 체인·사업 컨설팅 등 솔루션으로 중소규모 업체들과 접점을 넓힐 예정이다.[사진=메가경제] 

 

얌은 전용 온라인몰·물류 체인·사업 컨설팅 등 올인원 솔루션을 통해 중소규모의 업체들과 접점을 넓힐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베이커리·델리·카페 용품 2000개 품목 중 약 100여개를 소개하는 부스를 마련했다. 얌의 주요 경쟁력은 해동 후 바로 조리할 수 있는 'RTB(Ready to Bake)' 바로생지다.

 

제품 조리 과정을 간소화해 대기업에 집중된 거래 비중을 더욱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삼립 관계자는 "베이킹 전문성을 앞세워 일반 제과점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이번 부스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삼양사와 곰표밀가루를 생산하는 대한제분 또한 제과·제빵에 필요한 재료를 공급해 경쟁력 강화를 해나가는 것을 목표 삼았다.. 삼양사 부스에서는 특히 최근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힘입어 김호윤, 정종규, 파비리스 등 국내외 유명 제과·제빵 명인의 베이커리 시연을 통해 관람객의 관심을 유도했다. 곰표 또한 제과·제빵의 필요한 재료들의 납품을 시작한 것을 전하며 직접 조리를 하는 과정을 보여줘 제품 신뢰도 제고에 나섰다. 

 

◆ 헬시플래저·제로 슈거·논알코올·전통차 더해 다양해진 행사 

 

인플루언서 자격으로 현장을 찾아온 한 20대 여성은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베이커리 등이 많았지만 올해는 차와 관련된 부스가 늘어났다"며 "특히 헬시플레져 시장이 성장하는 것과 관련해 건강한 재료는 물론 설탕을 뺀 제품을 소개하는 부스가 유독 늘어난 모습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카페쇼 주최 측에서는 품목별 쿼터제 시행을 검토를 시사했다. 이를 반영해 올해 행사는 ABC주스, 논알코올 칵테일, 호지차 아이스크림, 콤부차 등 제품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차에 대환 관심도가 크게 늘었는데 단순히 카페가 커피를 파는 곳에서 다양한 음료를 제조하는 장소로 변모해 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녹차원 관계자는 "커피보다는 건강에 도움 되는 차 종류를 찾는 시도가 증가하는 추세다"며 "내 친구들을 봤을 때도 카페에서 녹차나 자몽 허니 블랙티 등 음료를 마시고 있는 모습을 SNS에 공유하는 등 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 참가한 티젠에서는 콤부차를 찾는 고객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콤부차는 올해 지지난해 대비 14%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제품 수도 2021년 17종이었던 데 비해 34개로 늘어난 상황이다. 

 

건강한 음료에 대한 관심도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오키나와현 서울사무소에서 선보인 껍질을 벗기지 않은 오키나와산 '시콰사(청귤의 종류)'는 젊은 층의 취향을 저격했다. 상큼하고 건강한 맛을 앞세운 해당 원액은 위스키와 섞는 하이볼과 탄산수를 섞어 에이드로 음용할 수 있다. 

 

디저트류로 소개된 네이처오다의 '달칩' 또한 공장 증설을 예고했다. 해당 제품은 설탕을 첨가하지 않은 건강 간식으로 급식으로도 납품되고 있다. 2020년 초기에는 50%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수요층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버츄얼 유튜버부터 도쿄 유명 카페의 음료까지 '즐기는 데 시간 다 간다'

 

버츄얼 유튜버와 협업하는 부스부터 전국 팔도의 커피를 시음할 수 있는 장소까지 이번 행사는 독특한 명소들을 만나볼 수 있다. 카페 루리에서는 버츄얼 유튜버와 함께하는 부스를 마련했다. 버츄얼 유튜버는 접객을 하고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었다. 해당 부스는 '파나마 게이샤'를 체험해볼 수 있으며 많은 관객들로 대기줄이 20여명 정도 있었다. 

 

대기줄이 긴 것은 로스터리카페를 경험할 수 있는 E홀 또한 마찬가지다. 관람객들이 줄을 길게 형성하며 입장까지 40~50분까지 소요됐다. 특히 도쿄의 유명 커피전문점인 카페 엘르를 방문하기 위해 관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한 고객은 이 부스를 체험하기 위해 부산에서 찾아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프로토콜 부스에서는 블랜드 슈퍼 노멀·푸릇·싱글 오리진 등을 체험할 수 있다.[사진=메가경제]

 

관객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부스로는 연희동에 위치한 프로토콜이다. 프로토콜의 바리스타들은 행사 준비를 위해 한 달동안 만전을 기했다. 이 부스에서는 블랜드 슈퍼 노멀·푸릇·싱글 오리진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브라질·콜롬비아·인도네시아 등 원두를 혼합해 블랜딩한 것이 특징이다. 시음했을 때 종류별로 뒤로 갈수록 느껴지는 산미가 특징이다. 

 

부산 부산대 카페 코스피어 부스도 2019년 코리아 브루어스 컵 챔피언의 커피라는 유명세에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 들었다. 해당 부스에서는 코스타리카, 파나마, 에티오피아 산 커피를 시음할 수 있다.

 

3층에서는 파란만잔,M·I·커피,커맨드커피 등 브랜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커맨드커피에서는 관람객들이 숟가락을 들고 테이블 위에 놓인 스푼으로 떠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흡입하고 있었다. 빠르게 커피를 마셔 맛과 향 등을 음미하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커맨드커피 관계자는 "커피전문점 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커피 가맹점도 각각의 경쟁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커맨드 커피는 고급 원두를 사용해 블렌딩부터 최적의 비율을 찾아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 상생의 기준 '가치소비' 통해 ESG 확대 '정조준'

 

서울카페쇼가 가지는 다른 장점은 단순히 소비재로 홍보하는 것이 아닌 상생의 의미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이상 기온이 발생하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원두 생산이 줄어드는 등 악재가 찾아왔다. 늘어나는 카페 수로 인한 작은 가게들의 협업 필요성 또한 크게 부각되고 있다. 

 

성남산업진흥원은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국책 과제를 맡아 식품 제조 소공인을 지원하고 있다. 역량 강화·마케팅 성장지원·전문전시회 참가 지원 등을 통해 중소상공인들이 서로 도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서바나도나쓰·에스이커피·올댓마눌·소적두 등 기업들을 한데 모아 종합 카페로서 면모를 드러냈다.

 

성남산업진흥원 관계자는 "현재 192개사 식품제조사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서로 협업해 기업들끼리 '공유경제'를 통해 서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며 "마케팅 논의부터 자금 지원 등 서비스를 도와 꾸준히 제조사들의 경쟁력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다양한 해외 산지에서 재배되는 원두 또한 소개됐다.[사진=메가경제]

 

인도네시아·파푸아뉴기니 등 커피산업에 대해서도 부스를 찾아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 커피는 사향고양이 커피로 잘 알려진 '루왁커피'를 통해 알려졌으며 국내에 원두 도입을 위해 노력을 쏟고 있다. 

 

호주 북쪽 지역에 위치한 파푸아뉴기니에서 재배되는 원두 또한 소개됐다. 실제로 소규모 농가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부스를 소개하고 있었다. 이들이 생산한 원두는 R1부터 RT까지 분류되며 최고 등급의 경우는 신선하고 깨끗한 향이 가진 것이 특징이다. 주요 수출지로는 독일이 가장 많으며 미국, 호주, 벨기에에도 원두가 수출되고 있다. 특히 인접국가인 호주는 56만4100톤 생산 물량 중 약 85%를 수입할 정도다. 

 

지동훈 국제공정무역기구 한국사무소 대표는 "기후 위기로 인해 전반적인 작황 상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문제없이 원두 생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유기농 방법으로 재배하고 농약 사용을 줄여 환경 파괴를 덜하는 사업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제공정무역기구의 공정무역 마크는 이런 안전하고 깨끗한 원두의 생장 환경을 마련해 커피 사업이 지속 성장하는 데 발판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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