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LH 혁신안 발표 "회초리는 들었는데"...핵심인 조직개편안 미뤄 '여론 눈치보기'?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6-07 12: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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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명 줄이고 인건비 묶고...전 직원 재산등록까지 '강경책' 내놔
정부 '수직분할안' VS 민주당 '옥상옥'...조직개편 결정 8월로 미뤄

지난 3월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제기로 점화돼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까지 뒤흔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대해 정부가 장고 끝에 혁신방안을 내놨지만, 정작 핵심 사안인 조직개편에 대한 결정을 미뤄 여론 눈치 보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LH 사태 발생 직후 각종 의혹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자 달궈진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조직 해체 수준’까지 거론할 정도로 강도 높은 개혁을 약속했지만, 이번 개혁안에서는 징벌적 처벌 수위만 높여 ‘으름장’을 놓았을 뿐 구조적 해법인 조직개편에 대해 판단을 미뤘다. 

 

▲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LH혁신방안 대국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LH에 대한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혁신안에 따르면, LH는 재산등록 대상을 현행 임원에서 전 직원으로 확대하고, 연 1회 부동산 거래조사를 실시한다. 또한 실사용·실거주 목적 외에는 토지취득을 금지하며, 어길 시 고위직 승진에서 배제한다.

신도시 지정 시 토지소유자 정보와 임직원 토지보유 정보를 대조해 투기가 의심되면 수사를 의뢰하고, 토지투기 감시를 위해 외부전문가 중심의 준법감시관제를 도입한다.

공공택지 입지조사 업무를 국토부가 회수하고, 다른 공공기관이나 지자체·민간이 수행 가능한 기능을 과감하게 축소·이양하면서 현재 1만 명에 달하는 임직원 수를 20%(약 2000명) 이상 줄일 계획이다.

기능 조정에 따라 1단계에서 직원 약 1000명을 줄이고, 전체 인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지방도시공사 업무와 중복 우려가 있는 지방조직은 1000명 이상 추가로 감축할 계획이다.

취업제한 대상을 임원(7명)에서 고위직 전체(529명)으로 확대하고, 퇴직자가 소속된 회사와는 퇴직일로부터 5년간 수의계약을 금지한다. SNS, 인터넷 게시판 등에 부적절한 댓글을 달거나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 일탈행위를 저지르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중 문책한다.

급여와 보상체계도 손본다. 향후 3년간 임원과 고위직 직원의 인건비를 동결하고, 경상비 10%, 업무추진비 15% 등 삭감을 추진한다. 2020년 경영평가 시 평가 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과거 비위행위가 적발되면 평가결과 수정을 통해 성과급 환수 조치까지도 이뤄질 방침이다. 

 

▲ 자료=국토교통부


하지만 이 같은 강경 조치에도 이번 LH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모든 이목이 조직 개편 방향에 쏠려 있는 형국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권한독점, 조직 비대화, 허술한 내부통제장치 등 구조적 문제로 진단했다. 지난 3월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LH 혁신에 대해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를 입에 올리며 강도 높은 개혁 추진을 약속했다.

이후 지난 3개월간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LH 혁신 TF’를 운영했으며, 5월 27일과 지난 2일 각각 2차례에 걸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당정협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기능·조직 슬림화만으로는 LH를 공정하고 투명한 조직으로 탈바꿈하기에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LH 조직 재설계 방안도 마련하여 당정협의 등을 진행하였다.

당초 정부는 기능·조직 슬림화만으로는 정책 추진이 어렵다고 보고 주거복지 부문을 모회사로, 개발사업 부문인 토지·주택을 자회사로 두는 수직분할안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안이 오히려 ‘옥상옥’ 구조를 만들어 비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힘을 얻으면서 반대 입장을 나타내 결국 당정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형욱 장관은 “추가적인 의견수렴을 최대한 빨리 거쳐 가능하면 8월까지 개편안을 확정하고, 필요한 법령 제·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혁신이나 통제 장치 마련, 조직 슬림화 등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당정이 의견을 함께했다”면서도 “일부 이견이 있던 것은 조직을 개편하는 모양에 대해서 모·자회사로 갈 것이냐, 어떤 기능을 어떻게 분류할 것이냐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도 “최대한 신속하게 여러 대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대안을 정기 국회에 올려 빨리 관련 논의가 이뤄지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국회에서도 합리적인 대안이 제시된다면 신속하게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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