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업체에 대금 후려치기…신한·한진중공업에 ‘철퇴’

임준혁 / 기사승인 : 2020-10-05 12:52:38
공정위, 신한중공업 고발·한진중공업 과징금 조치
신한중공업, 이유 없이 하도급 대금 '5억원' 깎아
한진중공업, 하도급사와 협상…대금 1천만원 줄여

[메가경제= 임준혁 기자] 하도급 업체들에게 대금을 후려치고 부당한 특약을 계약 조건에 설정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한 조선 기자재 업체 신한중공업(울산 소재)과 특수선 특화 조선소인 한진중공업(부산 소재)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신한중공업은 법인 고발했다.

공정위는 조선 기자재 업체인 신한중공업 및 중형 조선사 한진중공업이 하도급 업체들에게 선박·해양 플랜트 제조를 위탁하면서 불공정한 하도급거래를 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및 법인 고발을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신한중공업은 2014년 12월부터 2019년 3월까지 76개 하도급 업체에게 9931건의 선박 또는 해양 플랜트 제조 작업을 위탁했다. 이 과정에서 수급사업자가 작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작업 내용 및 하도급 대금 등 주요 사항을 기재한 계약서를 발급하지 않거나 지연 발급했다. 작업이 완료되기 전까지도 계약서를 발급하지 않은 경우가 8974건(72개 하도급 업체 관련), 작업이 시작된 후 계약서를 지연 발급한 경우가 957건(54개 하도급 업체 관련) 이었다.


 

▲ 신한중공업이 제작한 선박 데크하우스(선원 거주구)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이로 인해 하도급 업체는 구체적인 작업 및 대금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우선 작업을 진행한 후 신한중공업이 사후에 일방적으로 정한 대금을 받아들여야 하는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실제로 신한중공업은 2016년 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6개 사내 하도급 업체에 제조 작업을 위탁하면서 2016년부터 착수하는 호선의 모든 공사종목에 대한 임률단가를 정당한 사유 없이 지난해보다 일률적으로 7% 인하해 하도급대금을 결정했다.

신한중공업은 2015년 말 경 경영상 어려움을 겪게 되자 '영업이익 7% 목표 달성방안'을 마련하면서 사내협력사들에게 적용되는 공종별 임률단가를 일률적으로 7% 또는 10%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최종적으로 임률단가를 2015년 대비 7% 인하하였는데, 6개 사내 하도급 업체를 대상으로 7% 인하된 임률단가가 적용된 하도급대금은 67억원이고, 종전 단가 기준(72억원) 대비 5억원의 하도급 대금을 인하한 사실이 확인됐다.

공정위는 "작업 대상인 선박의 종류, 공종별 특성에 따른 작업의 난이도, 사내 하도급 업체의 경영상황, 거래규모, 거래기간 등도 각각 다르며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할 만한 정당한 사유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신한중공업은 2016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7개 사내 하도급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원활한 생산활동을 위해 총 계약금액의 3% 이내의 수정·추가 작업 내역은 본 계약에 포함된 것으로 한다’는 내용의 계약 조건을 설정했다. 설계변경 또는 지시 등에 따라 사내 하도급 업체가 수정·추가 작업을 하는 경우 그 비용은 신한중공업이 부담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 계약조건으로 인해 하도급업체에 비용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대한민국 조선 1번지 한진중공업의 부산 영도조선소 [사진= 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의 경우 2014년 1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23개 사내 하도급 업체에게 선박 제조 작업을 위탁하면서 57건의 서면 발급의무를 위반했다. 또 2017년 8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하도급 업체와 의장 공사 계약 등을 체결하면서 "갑(한진중공업)의 귀책사유로 인한 재작업 및 도면개정으로 발생한 물량은 당초 계약물량의 5% 이내의 작업에 대해서는 본계약에 포함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의 부당 특약을 설정했다.

2017년 8월 S148호선 전구역 목의장 공사를 수행할 업체 입찰할 때에는 정당한 사유없이 최저가 입찰업체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추가적인 가격 협상으로 최저가 입찰금액(4억2000만원)보다 1000만원 낮은 4억1000만원으로 하도급 대금을 결정했다.

공정위는 신한중공업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아울러 일률적으로 단가를 인하한 금액이 5억 원을 초과하는 등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한 점을 고려해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행위에 대해서는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다만 신한중공업이 완전자본잠식 상태고, 지난 6월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으며 과징금 부과시 협력업체들이 신한중공업으로부터 배상받을 금액이 적어지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과징금은 부과하지 않았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한진중공업의 불공정하도급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8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선시공 후계약’ 방식으로 계약서를 교부하거나 손익 개선을 목적으로 일률적인 비율로 임률단가를 인하해 하도급대금을 결정한 행위에 대해 엄중히 조치한 것”이라며 “신고가 다수 제기된 중형 조선사들을 조사해 처리한 것으로, 앞으로 유사한 사례의 발생을 방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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