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2차전지로 갈아타 랠리 주도...금리 인하도 영향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관련 이달에만 7조원어치가 넘는 공격적인 매도를 하며 바이오와 2차전지 종목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에 나온 삼성전자 물량을 저점 매수 기회로 삼아 '줍기'에 나서고 있어 향후 주가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한국거래소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7조318억원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가 1999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월간 기준 역대 가장 많은 규모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1조773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최근 14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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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배경에는 업황과 실적 부진에 대한 전망이 자리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반도체 매도가 출회된 것은 G2(미국·중국)의 경기 불안도 있지만, 반도체 업황과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6조8000억원 가량 사들였다. 외인이 던진 물량을 개인이 받아들이는 양상인데 최근 리포트와 주가 추이 등을 볼 때 저점 매수 기회라고 판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내년 예상 주당순자산가치(BPS) 기준 역사적 밴드 최하단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라고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 관련 리포트를 낸 증권사들은 대부분 목표가를 하향 조정 중이다. 증권사 총 17곳이 눈높이를 낮췄다. 하나증권과 DS증권은 각각 9만5000원, 9만3000원으로 낮춰잡았다. 한화투자증권은 11만5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기존 10만원에서 9만1000원)으로 낮췄고, 한국투자증권은 12만원에서 9만6000원으로 하향했다. 메리츠증권은 10만8000원에서 9만5000원, KB증권(13만원→9만5000원), 키움증권(12만원→10만원) 등도 낮춰 잡았다.
외국계 투자은행의 전망도 좋지 않다. 모건스탠리는 추석 연휴인 지난 15일 '겨울은 항상 마지막에 웃는다'는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지난 6월 지난 6월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27.6%,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53.8% 하향 조정했다. HSBC는 인공지능(AI) 수혜주 상승 랠리가 약세를 보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업종을 외면한 외인은 바이오와 2차전지 종목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외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2456억원 순매수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알테오젠을 3301억원을 사들였다. 2차전지 대표주들인 삼성SDI(1217억원), LG에너지솔루션(1136억원), 에코프로비엠(896억원), 에코프로(684억원), 에코프로머티(513억원)도 매수하며 장을 이끌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달 미국 중앙은행(Fed)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이 단행되면서 향후 조달 비용 감소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또 지난 9일 미국 생물보안법이 하원을 통과한 점도 바이오주 투심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평이다. 생물보안법이 미 안보에 우려가 되는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제정된 만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투심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중심의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금리 인하 국면에서 최선호주인 바이오주 등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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