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호의 과학단상] 전기차의 미래를 위한 과제

김송호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1-04-06 13: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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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 자동차 판매가 줄었지만,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판매는 오히려 늘었다. 2019년 200만 대를 돌파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2021년 25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딜로이트는 앞으로 10년 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연평균 29퍼센트 성장해 2025년 판매량이 1120만 대, 2030년에는 311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확대에 맞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면서 2021년 전기차 시장에 '빅뱅(대폭발)'이 일어날 전망이다. 그동안 테슬라가 독주하던 전기차 시장에 폭스바겐·제너럴모터스(GM)·현대차그룹 등 기존 완성차 업체는 물론 리비안·루시드와 같은 전기차 스타트업 기업들이 뛰어들면서 격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기차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에 비해 복잡한 엔진과 미션 장치 등이 필요 없고, 유해한 배출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며, 연료비도 저렴하다는 장점 때문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앞으로 현실화될 무인 자율 자동차의 경우에도 화석 연료 자동차보다는 전기차가 더 적합할 것이란 점도 전기차의 미래가 밝은 이유다. 하지만 전기차가 일상화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할 과제도 많다. 
 
 

▲ 기아는 지난달 30일 전용 전기차 EV 시리즈의 첫 모델 'The Kia EV6(더 기아 이 브이 식스)'를 전세계에 공개했다. 사진은 기아디자인담당 카림 하비브 전무가 이날 EV6 월드 프리미어 행사 현장에서 디자인에 대한 설명하는 모습. [기아 제공]

 

우선 전기차 충전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1회 충전으로 운행할 수 있는 거리가 짧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보통 화석 연료 자동차의 1회 충전 후 운행 가능 거리가 500킬로미터를 넘는데 반해 전기차의 운행 가능 거리는 이보다 짧다. 이번에 출시된 기아 전기차 EV6 롱레인지 모델은 1회 완충 후 최대 450킬로미터 이상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나왔다. 이처럼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충전소가 많지 않아 장거리 운행에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개발된 차가 일반적인 화석 연료용 엔진 외에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함께 장착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양쪽 설비를 모두 장착함으로써 무겁고 공간이 좁아지는 단점 외에 자동차 가격도 비싸진다는 문제점이 있어 보급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두 번째 문제점으로는 전기차용 배터리 충전에 장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전기차는 완속 충전에 6시간, 급속 충전을 하더라도 25분 정도 걸린다. 운행거리가 길지 않은 경우에는 밤에 충전을 하고 낮에 사용하면 되지만, 1회 운행 가능 거리가 짧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아직은 불편한 게 사실이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를 통째 바꿔주는 시스템이 개발되어 있지만, 교환이 번거롭고 헌 배터리로 교환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일반화되지 못하고 있다. 

 

세 번째로 배터리 성능이 계속 향상되고 있지만, 아직은 제조사의 보증 배터리의 수명이 5년, 10만 킬로미터인데 반해, 한 번 교체 시에 배터리 비용이 1000만 원 정도로 비싸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단점들 외에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전기차가 과연 환경 친화적이냐 하는 점이다.

 

전기차가 전기라는 청정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배출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것은 맞지만, 충전용 전기를 화석 연료를 이용하여 생산한다면 친환경적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따라서 전기차가 친환경적이 되기 위해서는 전기차의 충전에 사용되는 전기가 풍력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하여 생산되어야만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테슬라에서는 자신들이 설치하는 무료 전기차 충전소의 전기는 태양광을 이용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전기차 시범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제주도에서 충전용 전기를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전기차가 아직까지는 화석 연료 자동차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지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전기차가 보급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전기차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할 가치가 있느냐 하는 근본적인 의문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점이다. 

 

배출가스 저감을 요구하는 선진국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전기차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면 그에 맞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에 전기차를 보급하려면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전기 생산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즉 전기차는 화석 연료를 대체하여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할 때 그 의미가 있는 것이지, 전기차 그 자체가 신재생 에너지의 해결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전기차를 권장하기에 앞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정책을 먼저 수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는 전기차가 일반화 됐을 때에 정부 지원이 없이도 과연 전기차가 경쟁력을 갖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현재는 연료비에 비해 전기 충전비용이 싸서 전기차 운영비가 낮지만, 그 이유가 연료비에 부과된 세금 때문이라면 나중에 전기 충전 비용에 세금을 부과해도 경쟁력이 있는지 검토해봐야 한다. 화석 연료 자동차 수의 감소로 세금이 줄어들어, 전기 충전비용에 세금을 부과하면 전기차의 경쟁력이 낮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송호 과학칼럼니스트]

■ 칼럼니스트 소개= 서울대학교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Purdue)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감사, 한국산업카운슬러협회의 산업카운슬러로 활동 중이다. 과학 기술의 대중화에도 관심이 많아 5000여 명에게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서 매주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고 약 20권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저술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인공지능AI 공존 패러다임’, ‘신의 존재를 과학으로 입증하다’, ‘행복하게 나이 들기’, ‘당신의 미래에 취업하라’, ‘신재생 에너지 기술 및 시장 분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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