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호의 과학단상] 팬데믹코로나19는 왜, 어떻게 발생하였는가?

김송호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1-01-26 1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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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각종 전염병의 위협을 이겨내면서 발전해 왔다. 어떤 전염병은 인류의 역사를 바꿀 정도로 엄청난 영향을 끼쳤고, 어떤 전염병은 아직도 우리 주위를 맴돌면서 괴롭히고 있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19는 치사율이 그리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전염병들과는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인류가 추구해왔던 경제 성장의 의미도 다시 생각하도록 만들고 있다.이에 메가경제는 김송호 박사의 칼럼을 통해 팬더믹 이후의 상황을 조망하려고 한다.이 칼럼에서는 코로나19의 원인과 향후 전망, 코로나19로 인해 나타나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 변화 현상을 살펴보고, 앞으로 우리 사회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세상에 어​떻게 대처해나가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전망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과거에도 인류는 전염병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곤 했었다. 천연두, 페스트 등은 인류 역사를 바꿀 정도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고, 말라리아, 에이즈 등은 아직도 우리 곁에서 맴돌고 있다. 다행히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비교적 전염병으로부터 자유로운 행복한 시기를 보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전염병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과거의 전염병이 주로 물 등 비위생적인 환경이나, 쥐, 모기, 성 접촉 등에 의해 전파되었다면, 지금은 바이러스, 즉 인플루엔자에 의한 호흡기 감염이 일반화되고 있다. 과거의 전염병은 비위생적인 환경이 주원인이었기 때문에 상하수도 설비를 갖춘다든가, 모기와 쥐 등을 없앰으로써 퇴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코로나19 등 전염병은 인간의 경제 활동의 결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퇴치를 위해서는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특성이 있다. 
 

▲ 김송호 과학칼럼니스트

최근의 코로나19 등 전염병의 원인으로는 인수공통전염병의 창궐로 요약할 수 있다. 인수공통전염병이란 동물들의 질병이 인간에게 전이(스필오버)됨으로써 인간의 면역력으로 대처가 되지 않는 문제를 일컫는 용어다. 동물들이 갖고 있는 질병은 인간을 감염시키지 않는 것이 당연한데, 동물 질병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가 변이를 일으켜 인간에게 전염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전염병의 절반 이상이 과거에 없던 신종 전염병이고, 이들 전염병의 75퍼센트 이상이 야생 동물에게서 사람에게로 넘어오는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게 세계보건기구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는 어떤 종이 갖고 있는 전염병은 다른 종을 전염시킬 수 없는데, 어떤 이유로 다른 종을 감염시키는 스필오버가 일어나면서 인수공통전염병이 생기게 된 것이다.


인수공통전염병이 최근 들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로는 공장화된 가축 사육을 하다 보니 비위생적인 사육 환경과 비좁은 공간에서의 운동부족으로 가축의 면역력이 저하된 것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더욱이 면역력 저하에 의한 가축의 폐사를 막기 위해 항생제를 남용하다보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이가 일어나기 쉬운 조건이 조성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인간이 야생 동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하면서 인간과 야생동물이 접촉하는 기회가 늘어나게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더욱이 야생 동물들의 서식지를 개간할 때 야생 동물을 포획하여 먹는 경우가 생기면서 야생 동물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한 개발로 인해 서식지를 빼앗긴 야생 동물들이 인가 근처로 이동하면서 가축이나 인간에게 전염병을 옮기는 경우가 생겨나기도 한다.


세 번째로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교통이 발달하면서 한 곳에서 전염병이 발생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퍼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각국 정부가 취한 가장 첫 번째 방역 대책이 바로 국경 폐쇄,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었음이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대도시화, 활발한 국제 교류, 밀접한 대면 접촉 등이 코로나19 등 전염병의 확산을 부추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코로나19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예측하고, 다른 호흡기 전염병들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의 특성으로는 바이러스 감염, 인수공통 전염병, 중국 등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 특성인 코로나19의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특성은 예방과 백신 개발을 위해 이해해야만 하는 특성이다. 과거 수인성 전염병의 원인이었던 세균과 달리 바이러스는 독립적으로 생존할 수 없고, 숙주에 기생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세균이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데 반해, 바이러스는 숙주가 없으면 바로 사멸하게 된다는 특성이 있다. 코로나19가 기침이나 말을 할 때 내뿜는 비말을 통해서는 전염이 되지만, 공기 중에서는 그리 오래 생존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불어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훨씬 더 쉽게 변이를 하기 때문에 백신 개발이 어렵고,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유효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문제를 유발한다.


코로나19의 두 번째 특성인 종간장벽을 뛰어넘는 인수공통전염병은 야생동물, 예를 들어 박쥐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인간에게로 전염되었다는 것이다. 박쥐에 기생하고 있는 바이러스가 유독 인간에게 많이 전염되는 이유는 박쥐가 인간과 같은 포유류이고, 날아다닐 수 있어서 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과일박쥐가 바이러스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이유는 벌목 등으로 서식지의 과일이 없어지면서 인간 주변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과일박쥐가 과일을 따먹기 위해 과수원 근처에 서식하게 되면서, 돼지 등 가축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


세 번째 특성으로 중국을 든 이유는 중국의 음식 문화와 주거 문화가 인수공통전염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02년 11월 발생했던 사스가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시작됐고, 코로나19도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중국이 최근 전염병의 근원지가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이유는 중국에서는 아직도 사람들이 수많은 다른 동물 종들과 뒤섞여 살고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일부 지방에서는 돼지우리와 사람이 사는 곳이 붙어 있고, 돼지우리 위층에 닭을 키우기도 한다. 따라서 닭의 배설물에 든 미생물이 돼지의 소화기관으로 들어가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이유는 중국 남부 지역에서 요리용으로 수많은 종류의 야생동물들을 사고파는 거대한 시장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장소에서 다양한 야생동물들에 서식하는 미생물들이 왕성하게 뒤섞이고, 돌연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해서는 코로나19의 발생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공장화된 가축 사육을 하지 않고,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을 멈추고, 대도시화와 팽창 위주의 경제성장을 추구하지 않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곧 이제까지 인류가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추구해왔던 기존의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쉽게 실행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대두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자연이 인류에게 주는 사전 경고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라도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김송호 과학칼럼니스트]

■ 칼럼니스트 약력
 

서울대학교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Purdue)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감사, 한국산업카운슬러협회의 산업카운슬러로 활동 중이다. 과학 기술의 대중화에도 관심이 많아 5000여 명에게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서 매주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고 약 20권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저술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인공지능AI 공존 패러다임’, ‘신의 존재를 과학으로 입증하다’, ‘행복하게 나이 들기’, ‘당신의 미래에 취업하라’, ‘신재생 에너지 기술 및 시장 분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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