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 본격화...'한화 vs 대신' 2파전 양상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5-08-14 14: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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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8천억·프리미엄 변수, 지분 확보·핵심 인력 유지 관건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총 운용자산(AUM) 67조원을 보유한 국내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이 경영권 매각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신증권과 한화생명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투자자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이날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매도인 측은 연말까지 잔금 납입과 지분 양도를 마쳐 거래를 신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이달 초에는 국내외 주요 금융사와 운용사 등 20여 곳에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발송했다.

 

▲이지스자산운용 사옥 전경 [사진=이지스자산운용]

 

이번 매각 대상은 창업주 고 김대영 회장의 부인 손화자 씨(12.4%) 지분과 재무적 투자자(FI) 보유 지분 등 총 약 66%다. 2018년 김 회장 별세 이후 경영권을 승계한 손 씨는 직접 경영에 나서지 않고 지분 매각을 통한 자산 유동화를 추진해왔다. 여기에 KB증권(4.13%), 우리은행(0.8%) 등 초기 FI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수요가 맞물리면서 매각 작업이 가속화됐다.

 

유력 인수 후보로는 대신증권이 꼽힌다. 대신증권(9.13%)과 자회사 대신F&I(3.26%)의 지분을 합하면 총 12.39%로, 손 씨에 이어 2대 주주다. 다른 주주들과의 네트워크와 사내 정보 접근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부동산 대체투자 부문 강화를 위해 인수전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한화생명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사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부문 확장을 추진 중이며, 맥킨지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자문사로 선임하는 등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한화생명은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 인수를 통해 국내외 부동산 시장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 한국투자증권,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산하 캐피탈랜드운용, 글로벌 사모펀드 KKR 등 국내외 유력 금융기관이 인수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이지스자산운용의 기업가치를 지분 100% 기준 약 8000억원으로 평가한다. 지분 60% 매각 시 최소 4800억원의 인수 자금이 필요하며,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으면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다만 영업이익 수준에 비해 기업가치가 높게 책정됐다는 의견도 있어, 막판까지 가격 협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충분한 지분 확보 문제도 변수다. 매각 측은 태그얼롱(동반매도) 조항을 활용해 60% 이상 지분을 묶어 매각할 계획이나, 조갑주 전 신사업추진단장(1.99%)과 그의 우호 지분인 지에프인베스트먼트(9.90%), 그리고 대신증권 측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지분율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아울러 인수 후 지배주주 변경에 따른 핵심 인력 유출 가능성도 부담 요인이다. 자산운용사의 경쟁력은 인력과 트랙레코드에 달려 있는 만큼, 안정적인 통합 역량을 갖춘 인수자만이 기존 브랜드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인수자의 성격에 따라 부동산·인프라 투자 확대, 리츠 상장, 공모상품 강화 등 다양한 사업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며 “가격·지분율·통합 안정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에서 어떤 합의점을 찾느냐가 업계 판도를 바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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