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채무 2조5259억보다 불어날지 관건
[메가경제=장준형 기자] 지난 11일 진통 끝에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된 태영건설에 대한 채권단 실사가 본격화 된다. 이런 가운데 태영건설의 우발채무 문제가 채권단의 워크아웃 최종 결정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실사를 맡은 회계법인으로 삼일회계법인과 EV한영이 사실상 내정됐다. 이들은 각각 태영건설 본사와 PF사업장을 맡을 예정이다. 실사 회계법인은 약 60개 개별사업장을 3개월간 실사해 태영건설의 자산·부채 실사 및 존속능력 등을 평가한다. 이때 태영의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다고 결론이 나오면 워크아웃은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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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본사. [사진=연합뉴스] |
워크아웃으로 한차례 고비를 넘긴 태영건설은 회계법인 실사와 기업개선계획 수립은 잠정적으로 오는 4월 11일 개최될 예정인 2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이전까지 약 3개월 동안 진행된다. 별도의 협의가 있을 경우 한 달 연장할 수 있다.
기업개선계획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처리방안 ▲재무구조 개선방안 ▲유동성 조달방안 ▲회사 경영계획 및 경영관리 방안 등이 포함된다. 이후 한 달 이내에 태영건설의 경영목표와 이행계획이 담긴 이행 약정 체결이 이뤄지면 5~6월 정도에 본격적인 공동관리 절차 단계에 진입한다.
다만 태영이 채권단에 보고한 우발채무 2조5259억원보다 더 불어나는지가 관건이다. 주채권단과 태영건설이 각각 추산하는 '위험 채무'의 수준도 차이가 크기때문이다. 앞서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자사의 보증채무 중 2조5000억원만 '우발채무'라면서 누적 수주 규모와 앞으로 3년 동안 수익성 등을 감안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채권단은 직접 채무 1조3000억원, 이행보증채무 5조5000억원, 연대보증채무 9조5000억원 등 태영건설의 채무가 총 16조3000억원에 달하며 이 중 어떤 채무든 우발채무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태영그룹의 계열사 블루원이 유동화 자금 마련에 분주하다. 용인CC와 상주CC를 마크자산운용에 매각해 13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오는 4월까지 태영그룹이 지원해야하는 운영자금만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워크아웃 진행동안 주채권단과 PF대주단의 갈등도 우려의 소지가 될수 있다. 기업 개선 계획을 구상하려면 기본적으로 PF 사업장별로 처리 방안을 도출해야 하는데 건설사 워크아웃은 PF사업장마다 대주단이 달라 대주단과 주채권단의 이해 상충 등이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 풍림산업과 우림산업은 채권단과 PF대주단의 이견으로 자금을 제때 지원받지 못해 법정관리로 넘어갔다. 태영건설의 채권자는 500여 곳에 이른다.
오는 4월로 예정된 금융채권단협의회까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만큼 촉박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채권단은 물론 태영건설 측의 움직임이 보다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한편 이런한 상황에서 태영이 시공 중인 대구 아파트 공사장이 임금지급 문제로 일부 공정이 중단됐다. 인부 150명에게 임금을 현금이 아닌 어음으로 지급한 것이 발단이다. 지난 8일에도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태영건설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임금체불로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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