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패소한 빙그레 '메로나' 항소심서 뒤집을 전략은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4-10-02 15:08:35
빙그레 "소비자 혼동 사유 높아 이미지 보호해 줘야"
지재권 전문변호사 "혼동 사유 높으면 판단 달라져"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빙그레가 "'메론바'를 내놓은 서주에 대해 자사의 '메로나'형식의 포장을 사용한 제품을 판매하지 말라"며 제기한 부정경쟁행위금지 청구 소송에서 패소하자 즉각 항소에 나섰다.


앞서 빙그레는 서주의 메론바 포장 디자인이 메로나의 고유한 디자인과 매우 흡사하다고 주장하며, 포장 사용 중지와 폐기를 요구했다. 

 

▲ 빙그레가 서주 메론바를 상대로 부정경쟁행위 금지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사진=각사 홈페이지]

빙그레가 문제 삼은 이유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포장 껍질 양쪽 끝은 짙은 초록색, 가운데는 옅은 색 ▲좌우로 멜론 사진 배치 ▲네모반듯한 글씨체 등이 문제가 된다고 꼬집었다. 빙그레는 이런 요소로, 메로나 포장의 이미지를 갖췄다는 지적이다. 또한 빙그레는 단순한 포장 디자인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메로나를 인식하게 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이현석 부장판사)는 빙그레가 주식회사 서주를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행위금지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1심 판결에서 "소비자에게 특정 출처 상품을 연상시킬 정도로 차별적 특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상품의 포장에 사용할 수 있는 색상은 상품의 종류에 따라 어느 정도 한정돼 있어 색상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과일을 소재로 한 제품은 과일 본연의 색상을 누구라도 사용할 필요가 있고,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은 공익상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빙그레가 주장한 '차별화'에 대해서도 상품의 출처를 포장 색상으로 식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유사한 색상을 사용하는 것을 부정경쟁행위로 인정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빙그레는 이 같은 판단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포장의 세부적인 요소의 결합으로 형성된 종합적 이미지가 주지성이 있고, 이 부분이 빙그레의 성과"라며 "제품명이 아닌 포장 자체로 식별력이 있고, 개별적 요소를 결합한 종합적인 포장 이미지가 출처 표시 기능하는데, 빙그레는 이러한 이미지를 쌓는데 상당히 많은 질적, 양적 노력과 시간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빙그레는 또 "실제로 제품 포장에 제품명이 기재되어 있음에도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초래한 경우가 수없이 많이 확인됐다"며 "이 사건 포장의 종합적 이미지가 보호받지 못한다면 아이스크림 포장에 한정된 형태를 고려해 볼 때 보호될 수 있는 포장지가 거의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항소심을 통해 한 번 더 법원 판단을 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정현 법무법인 '‘창경'의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는 "부정경쟁방지법상 '메로나'가 보호될 만한 주지성 있는 상품 표지인가에 대한 여부와 '메론바'로 인해 실제로 소비자 혼동이 발생하였는지에 대한 여부에 따라 재판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빙그레 메로나는 지난 1992년 시장에 첫 선을 보인 후 30년 넘게 국내는 물론 전 세계 22개국에 수출 중인 K-아이스크림 대표 상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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