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뤄진 합성니코틴 규제 논의…직무유기의 국회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7 15: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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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이번주 예정 경제재정소위 열지 않기로
합성니코틴 따른 청소년 흡연 문제 등 심화
유사니코틴 규제 여부도 안갯속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합성니코틴을 담배로 규정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 통과가 다시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꾸준히 제기돼 왔던 합성니코틴에 따른 청소년 흡연 문제, 세금 부과 면제 등과 관련된 논의는 다시 기약이 없게 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하 기재위)는 당초 지난 26일 또는 27일 경제재정소위원회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소위에서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외에도 담배사업법 개정안 등을 다룰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재위는 경제재정소위원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담배사업법 개정안은 담배의 원료 범위를 기존 '연초의 잎'에서 '연초 및 니코틴'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 합성니코틴은 공산품으로 분류돼 과세 대상인 일반 궐련 담배나 궐련형 전자담배와는 달리 세금 부과 대상이 아니다. 2020년 기획재정부가 세법 개정을 통해 담배의 범위를 연초의 잎을 포함해 뿌리·줄기 추출 니코틴 등 원료로 제조한 담배로 확대하며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법안 개정 이후 액상형 전자담배는 궐련담배에 포함되지 않지만 세법상으로는 궐련담배와 같은 세금을 내야 한다.

 

담배법상 담배가 아니므로 합성니코틴 전자담배의 경우 경고문구·광고제한·온라인판매 제한 등 규제에서 자유롭다. 따라서 일부 판매업자들은 이를 이용해 합성니코틴 전자담배 자판기를 운영하고 온라인 상에서 자유롭게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소년 흡연문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국회 기재위는 지난 2월 소위에서 담배사업법을 상정했지만, 예상과 달리 소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소위원장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전자담배 사업자들의 생존 문제를 이유로 반대 의견을 개진했기 때문이다.

 

담배사업법이 합성니코틴을 규제하지 못하자 관련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담배용 용액 수입액은 전년보다 39.5% 늘었다. 올해 1분기 수입액도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정치권에서는 꾸준히 관련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합성니코틴 기반 액상형 전자담배를 기존처럼 ‘공산품’이 아닌, ‘담배’로 포함시키자는 내용의 ‘담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송 의원은 자담배 매장이 확산하고 있어 청소년이 쉽게 액상형 전자담배를 구입·사용할 수 있으며 전자담배의 가향물질 첨가 허용과 온라인 콘텐츠를 통한 노출은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을 유도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담배를 연초(담뱃잎)의 유래 여부와 관계없이 니코틴을 원료로 제조한 것으로 확대하는 것과 함께 전자담배 첨가물 규제 강화 내용도 담았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21일 담배의 정의를 연초, 합성니코틴, 유사니코틴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화학물질까지 확대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은 “연초에서 유래하지 않은 신종 담배가 규제에서 제외되면서 청소년 흡연이 조장되고 있다”며 “소비자 보호와 공중보건을 위해 신종 담배까지 포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달 국회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합성 니코틴 전자담배 등이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해당하지 않아 관련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궐련 담배와 마찬가지로 건강에 해로운 만큼 동일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합성니코틴 외에 유사니코틴의 규제 여부도 해결 과제다. 

 

유사니코틴은 합성니코틴 유사체다. 사별로 제조기술 특허를 출원해 노닉, 메타닌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전자담배 업체들은 '무니코틴'이라는 제품으로 판매하지만, 유사니코틴의 중독성은 일반 니코틴보다 더 강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합성니코틴 규제에 반발이 컸던 전자담배 업체들이 최근에는 잠잠해진 이유도 지난 2월 개정안 불발 이후 유사니코틴으로 사업 영역을 많이 옮겨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니코틴 유사체가 천연 니코틴보다 심신에 미치는 영향이 강하고 중독성이 높을 수 있다고 보고 위해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16년 식약처는 ‘흡연습관개선제’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하면서 무니코틴 액상을 포함했다. 이후 무니코틴 제품은 한때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유사 니코틴 제품을 취급하는 일부 업체가 재차 문의하자 식약처는 “품목별로 성분, 함량, 형상, 표시된 사용 목적 등을 종합 검토한 뒤 판단할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박희승 의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유사니코틴 제품을 의약외품으로 분류해 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의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단순히 합성니코틴만을 규제할 경우, 유사니코틴을 활용한 제품이 새롭게 등장하는 ‘풍선효과’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개정안에는 니틴과 유사한 분자구조를 가진 물질을 활용해 흡입·섭취할 수 있도록 제조된 제품을 의약외품으로 지정하도록 명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정안 논의가 소위 문턱을 넘을것으로 기대했지만 다시 기약할 수 없게 됐다"며 "경제소위에서 관련 개정안에 대해 시급하다는 인식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달 평균 전국적으로 40여개의 무인 전자담배판매점이 문을 연다. 일부 프랜차이즈 기준이고 실제로는 더 많은 무인 전자담배판매점이 생겨 청소년들의 흡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심지어 폐업율은 0%"라고 토로했다.

 

유사 니코틴과 관련해서는 "담배법상 담배는 특정이 돼야 한다. 유사 니코틴의 종류가 20가지가 넘는다. 세부적으로 현행법상 구분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식약처의 대응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식약처에서 유사 코틴은 니코틴이 아니므로 무니코틴 액상으로 규제하면 된다"면서 "그런데 지난해 입장을 바꿔 현재 상황이 애매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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