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확률아이템 사건 역대급 철퇴..."의무 없던 시기" 법적 대응 시사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01-03 16:10:54
넥슨 “2016년 이전 법적의무 없던 시기, 자체 개선했는데"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사행성 논란에 불을 지폈던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확률아이템 논란에 대해 결국 시장감시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가 강력한 철퇴를 가했다. 이번 사건으로 넥슨은 종전 관련 분야 최고 과징금의 63배에 달하는 역대급 과징금을 부과 받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이에 대해 넥슨은 이용자들에게 사과를 표명하면서도 이번 사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에 대한 고지의무가 없었던 2016년 이전의 일로서 현재의 서비스와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향후 공정위로부터 의결서를 받아본 후 사법부에 판단을 맡겨보겠다는 등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공정위는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장비 옵션을 재설정·업그레이드하는 '큐브'의 확률을 소비자 몰래 내린 넥슨코리아에게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인 116억4200만원을 부과한다고 3일 밝혔다.

 

▲넥슨이 자사 대표 게임인 메이플스토리 확률아이템 사건으로 역대급 과징금 제제를 받았다. [사진=넥슨]

 

이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부과된 과징금 중 역대 가장 높은 액수다. 종전 최고액은 2019년 음원상품 허위 광고와 관련해 카카오에 부과된 1억8500만원이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넥슨은 2010년 5월 유료 판매 아이템인 '큐브'를 메이플스토리에 도입했다. 큐브는 게임 내 캐릭터가 착용하는 장비의 옵션을 재설정 할 수 있는 장비다. 장비의 큐브를 사용하면 '잠재 능력'으로 불리는 3개의 옵션이 임의로 장비에 부여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넥슨코리아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누락해 알리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린 행위에 대해 이처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사실 영업정지 6개월 제재를 부과해야 할 만큼 중대 사안이지만, 서비스 정지에 따른 소비자 피해 발생을 막기 위해 과징금으로 대체했다는 입장이다.

넥슨은 이용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는 한편 공정위가 문제 삼은 사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에 대한 고지의무가 없었던 2016년 이전의 일이라는 입장이다. 시기적으로 현재의 서비스와는 무관하다는 의미이다.

넥슨 관계자는 "당사는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인 2021년 3월에 확률정보를 공개해 자발적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을 완료했다"며 "공정위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지만 공정위 심사과정에서 당사의 소명이 충분히 받아 들여지지 않은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넥슨에 따르면 공정위는 2021년 4월, 2022년 6월 두 차례의 현장조사를 통해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들에 대하여 과거이력과 현황까지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공정위의 결정은 문제 제기 후 3년 여의 시간이 지나서 나온 결과이다.

넥슨은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인 2021년 3월 업계 최초로 큐브형(강화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공개했다. 공정위의 조사 이후 사후적으로 조치한 것이 아니라, 조사 이전인 2021년 3월 강화형 확률정보를 전면 공개하면서 자발적으로 개선에 나섰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넥슨코리아도 당시 유저들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2021년 12월 전 세계 최초로 게임 내 각종 확률형 콘텐츠의 실제 적용 결과를 쉽게 조회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를 도입했다. 추가로, 2022년 12월에는 이용자들이 직접 확률 데이터를 확인하고 스스로 확률 정보를 검증할 수 있는 오픈 API를 도입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했다.

공정위가 문제로 지적한 2010~2016년은 전 세계적으로 게임 확률을 공개하지 않던 시기이다.

이런 이유로 넥슨 측은 “공정위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법적 의무, 사례가 없었던 시기의 사안에 대해 위반으로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넥슨에 따르면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법적으로나 자율규제 상으로 확률 공개 의무가 없던 시기에 소비자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기업이 확률을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전의 과거 확률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위법행위로 처분을 내린 것은 행정적 제재를 위해 준수해야 하는 ‘과잉금지원칙 내지 비례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전했다.

넥슨은 공정위로부터 의결서를 최종 전달받게 되면 면밀한 점검 후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등 법적 대응을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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