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링' 능력 도마 위 롯데온 "시스템 강화해 관련 상품 차단"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욱일기를 형상화 한 제품 판매 논란으로 수 차례 홍역을 치렀던 롯데가 또다시 욱일기 디자인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계열사인 롯데온은 이날 오전 9시 경까지 욱일기 모양을 새겨 넣은 디자인 머그컵을 판매했다. 해당 머그컵은 해외직구 제품으로 '전함 야마토와 욱일기의 머그컵'이란 제품명으로 판매 목록에 올라 왔다. 머그컵 한 개당 판매가는 4만7600원이었다.
전함 야마토는 세계 2차대전 당시 일본 해군을 상징했던 세계 최대 규모의 전함이었다. 태양 빛이 천하로 뻗어 나가는 모습을 형상화 한 욱일기는 일본 군이 사용했던 군기였다. 따라서 전함 야머토와 욱일기 모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문제의 머그컵은 이날 오후 현재 판매 목록에서 사라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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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이 욱일기 관련 상품을 판매해 논란이 되고있다 |
롯데그룹은 지난 18일 사장단 회의(VCM)를 통해 김상현 롯데 유통군HQ 부회장이 인공지능(AI) 강화로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었다.
이런 가운데 발생한 이번 논란으로 AI 기반의 판매 상품을 선별하는 디지털 시스템 문제까지 불거지며 김 부회장의 공언이 빛을 바랬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가 욱일기 관련 상품을 판매하다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욱일기 문양의 뷰티 제품과 '가미카제' 머리띠 등을 판매해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한국홍보 전문가로 잘 알려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유명 쇼핑몰에서 이런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 충격"이라면서 "전범기와 관련한 상품 판매를 금지해야 함은 물론 우리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욱일기는 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이 상대국을 제압했다는 표시로 사용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가미카제는 2차 세계대전 때 폭탄을 장착한 비행기로 미 해군 함정을 향해 돌진했던 일본군 특공대를 지칭한다.
2016년에는 롯데껌 '자일리톨'의 태국 판매 광고 시안에 욱일기 문양을 사용한 것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이번 욱일기 머그컵과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롯데그룹이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더 신중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국민정서와 역사적 특징 등을 고려하면 더 조심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롯데의 이번 욱일기 제품의 재등장을 두고 고의성 여부보다 제품 필터링이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온은 가품과 위해상품 등을 걸러내는 TNS(Trust&Safety)팀을 운영 중이지만 이번 욱일기 관련 상품을 잡아내지 못했다.
한때 국내 주요 이커머스들은 욱일기 관련 디자인 제품이 판매되자 판매 차단에 애를 먹은 바 있다. 현재 대다수 이커머스는 욱일기 논란 이후 관련 제품의 필터링을 강화하면서 검색어 및 상품 등록이 차단되고 있다.
롯데온 관계자는 "해당상품이 롯데온 사이트에 올라왔던 것은 맞다"면서 "키워드 필더링 시스템을 강화해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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